공유

제53화

사람들의 말을 듣던 강동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재빨리 걸어갔다.

어린 소녀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것처럼 애절한 얼굴로 강동준을 바라보았다.

“제발 우리 할아버지 좀 살려주세요.”

강동준은 쭈그리고 앉아 노인의 눈꺼풀을 들어서 살펴보았다.

뇌출혈, 한의학에서는 귀경풍이라고도 불렸다.

노인은 이미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고 당장 구하지 않으면 이대로 죽는다.

어린 소녀에게 설명할 시간도 없이 강동준은 들고 있던 금침을 꺼냈다.

금침 도겁지술을 발동하자 눈 깜짝할 사이에 노인의 머리 주위에 있던 은혈 열다섯 군데가 강동준에 의해 뚫렸다.

강동준이 침 끝을 부드럽게 비틀며 노인의 몸에 미세한 현황 진기 한 가닥을 주입했다.

노인의 얼굴이 회색에서 흰색으로, 다시 붉은색으로 핏기가 도는 것을 보고 강동준은 노인이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금침을 빼낸 강동준은 안도의 긴 숨을 내쉬었다.

“지금은 괜찮지만 얼른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겠어요.”

소녀는 닭이 모이를 쪼아 먹듯 고개를 끄덕였다.

강동준이 돌아서서 가려고 하자 은도연이 다급히 붙잡았다.

“선생님, 잠깐만요.”

강동준은 뒤돌아보며 물었다.

“더 할 말이라도?”

은도연이 말했다.

“우리 할아버지를 구해주셨으니 제대로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오늘 급하게 나오느라 돈을 많이 못 챙겼어요. 주소만 알려주시면 내일 사람 보내서 갚을게요.”

말하는 은도연의 얼굴에서 오만함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천해 제일의 가문인 은씨 가문, 시장도 감히 이런 은씨 가문을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

오늘 할아버가 산책을 하고 싶다기에 따라 나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은씨 가문은 누구에게도 신세를 지지 않는다.

강동준이 할아버지를 구해줬으니 사례금으로 최소 20억 이상은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만한 돈이 없으니 일단 주소부터 물어볼 수밖에.

내일 강동준의 계좌에 20억이 입금되면 하늘에서 떨어진 떡이 어떤 건지 알게 될 것이다.

강동준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돈을 바라고 구한 건 아닙니다. 얼른 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