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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양청아는 자신의 무의식적인 반응이 백건을 자극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오늘 밤 계획의 성사 여부는 강동준이 취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백건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러자 이유림이 말렸다.

“두 사람이 돌아가며 상대하는 건 안 돼.”

양청아는 이유림을 향해 눈을 흘겼다.

“남자 생겼다고 친구는 뒷전이네.”

하지만 강동준은 술잔을 들어 올렸다.

“양청아 씨 주량 한번 볼까요?”

양청아는 비록 여자지만 주량은 절대 적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올라온 고량주 두 병이 다시 바닥을 드러냈고 양청아는 고량주 한 병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서서히 양청아도 취기가 오르며 문득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마시다가는 강동준보다 자신이 먼저 취해버릴지도 모른다.

양청아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걸어갔다.

“나 술 깨고 올 테니까 강동준 씨는 어디 도망가면 안 돼요. 오늘 당신 취하게 하지 못하면 내가 이름 바꾼다.”

강동준은 웃으며 잔에 든 술을 들이켰다.

이유림은 강동준에게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청아 취하게 하면 안 돼요. 술주정 부리면 아무도 못 말린다고요.”

강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이유림이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비명이 울려 퍼졌고 이어서 모두의 귀를 찢는 날카로운 따귀 소리가 들렸다.

그 비명이 양청아의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된 강동준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번개처럼 복도로 달려갔다.

복도에서 양청아는 엉덩이를 감싼 채 눈앞에서 비틀거리는 남자를 화가 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이 변태, 감히 날 만져...”

남자의 얼굴에는 다섯 손가락 자국이 찍혀 있었는데 입이 아주 험했다.

“아주 화끈한 여자네. 마음에 들어! 이따 방으로 데려가서 얼마나 화끈한지 한번 보자고!”

양청아는 남자가 현장에서 잡혔는데도 건방지게 구는 모습에 삿대질하며 말했다.

“내가 너 신고할 거야!”

남자는 양청아를 한심하게 쳐다보았다.

“천해 경찰청에서 감히 이 육원준을 잡아간다고?”

육원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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