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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이 여자가 또 물건 팔러 간 것 같았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강동준은 서둘러 노점상으로 달려갔다.

멀리서 강동준은 얼굴에 붕대를 감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림의 모습이 보였다.

가게 앞에 도착한 강동준을 보자 이유림의 두 눈이 살짝 반짝였다.

“물건을 안 팔면 수입이 없어요. 그리고 너무 무리하지 않게 조심할게요.”

이유림이 이렇게 말하자 강동준은 자연스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곧 강동준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 이유림을 도와 가게를 지켰다.

두 사람 사이에는 별다른 말이 오가지 않았고 공기 중엔 희미하게 침울함이 감돌았다.

두 여자가 다가와 가격을 물었고 이유림은 서둘러 그들을 맞이했다.

두 여자는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점점 눈에 띄게 불만을 드러냈다.

“이렇게 형편없는 물건을 하나에 4천원에 팔아요? 좀 싸게 줘요, 하나에 2천원씩. 우리 둘이 하나씩 살게요.”

이유림은 서둘러 해명했다.

“제일 싼 가격에 드리는 거예요. 더 낮추면 남는 게 없어요.”

키 큰 여자가 이유림을 흘겨보았다.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돈 못 벌어요!”

이유림이 반박하기도 전에 키가 큰 여자가 친구를 데리고 떠났다.

이유림은 씁쓸한 눈빛을 한 채 강동준의 곁으로 조용히 돌아왔다.

“내가 멍청한 거죠?”

강동준은 피식 웃었다.

“네가 멍청한 게 아니라 저 사람들이 물건 볼 줄 모르는 거지.”

이유림도 웃었다.

“당신도 사람 달랠 줄 아네요?”

“내가 달래는 것 같아? 아니야.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야.”

이유림은 강동준의 표정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유림의 웃는 모습을 본 강동준은 갑자기 설명할 수 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강동준은 기회를 틈타 물었다.

“무슨 계획이라도 있어?”

이유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매출이 400만원 정도였는데 원가 빼면 100만원 정도 남아요. 매대 하나를 빌려서 제대로 꾸며보고 싶어요. 그러면 남들도 내 물건이 싸구려라고 생각하지 않을 거고 나도 더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잖아요. 돈 많이 벌어서 가게도 늘이고, 우선 3개 정도...”

이유림이 미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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