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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강동준은 용우희의 말을 기다리지도 않고 방을 나갔다.

용우희는 한동안 숨을 헐떡이다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문밖으로 나갔다.

복도에 한병천과 용천우만 서 있는 것을 보고 용우희는 안도했다.

‘드디어 그 망할 놈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강동준이 서둘러 천해 호텔을 떠난 이유도 용우희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호텔을 나서자마자 강동준은 이명천의 전화를 받았다.

이명천은 강동준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면서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강동준은 이명천이 이유림에 관해 얘기할 거라 짐작하며 또한 이씨 집안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이 그였기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제법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이명천과 마주했다.

거듭된 충격 탓인지 망연자실한 듯 이명천은 초췌한 모습이었다.

강동준이 자리에 앉은 뒤 이명천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지난 며칠 동안 유림이를 만나러 가야 하나 계속 고민했어.”

이유림이야말로 이명천의 친딸이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밖에서 떠돌아다니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당연히 이명천은 이유림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차마 그녀를 만날지 말지 고민했다.

강동준도 그런 이명천의 심정을 이해했기에 한숨을 쉬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에 만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동안 억압된 삶에 이유림은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데다 얼굴까지 다쳐 후유증을 남기지 않으려면 감정 기복이 심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유림이 이명천을 만나게 되면 분명 슬퍼할 거고 이는 강동준이 가장 원치 않는 것이기도 했다.

이명천은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네.”

그러면서 이명천은 강동준의 손을 잡았다.

“동준아, 난 이씨 집안에서 지내는 동안 너한테 잘못한 것 없다. 그동안 우리 유림이 좀 잘 부탁하마.”

강동준이 웃으며 말했다.

“말씀 안 하셔도 유림이 잘 챙길 거예요.”

이명천은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었고 그의 눈에는 더욱 결연한 의지가 번뜩였다.

강동준은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고 그가 이유림을 돌봐주고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버지로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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