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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조명훈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강동준이 홱 뒤돌아 임연비를 노려보자 임연비는 충격에 눈이 뒤집히며 그대로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강동준의 시선은 임연비를 지나 곧바로 노태연에게 향했다.

“보름이 지나면 유림이 상처가 다 나을 거고 그때 내가 유림이를 데리고 와서 모든 걸 되찾을 테니 당신은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

노태연은 강동준에게 삿대질하며 입술을 움찔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할뿐더러 눈이 뒤집히더니 이내 기절하고 말았다.

강동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제야 용천우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배고픈데 음식 대접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약혼식이 시작되자마자 벌어진 난리 통에 강동준은 쌀 한 톨 삼키지 못했다.

용천우는 정중한 얼굴로 옆으로 비켜서며 안내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강동준이 앞장서 걸어가자 한병천과 용천우가 그 뒤를 따랐다.

평소 이 모습을 봤다면 모두가 강동준이 너무 거만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젠 아무도 그렇게 여기지 않았다.

용우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를 악물고 재빨리 그들을 쫓아갔다.

강동준과 용천우 일행이 떠난 뒤 손님들도 상당수 자리를 떠나고 조명훈은 빠르게 임연비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뺨을 내리쳤다.

“망할 년, 네가 날 망쳤어!”

임연비가 무릎을 꿇었다.

“명훈 씨,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무슨 짓을 해서든 당신 병 고쳐줄 의사 찾아올게요!”

조명훈은 임연비를 바닥으로 걷어차고 발로 몇 번 짓밟기까지 했다.

몸의 고통으로는 마음속의 절망과 후회가 조금도 감춰지지 않았다.

강동준이야말로 난놈인데 그것도 모르고 강동준과 이혼하겠다고 설쳐댔다.

‘내가 눈이 멀었지, 내가 눈이 멀었어!’

이씨 집안 사람들의 응급조치에 힘겹게 정신을 차리고 일어선 노태연은 매서운 표정을 지었다.

“강동준, 보름 후에 이유림을 데리고 와서 모든 걸 되찾겠다고? 절대 네 마음대로 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LS그룹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이씨 집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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