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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약혼 파티를 앞당겼으면 당당하게 강동준을 모욕하고 한 수 가르쳐줬을 텐데.

임연비는 조명훈의 말뜻을 알아듣고 콧방귀를 뀌었다.

“아직도 안 늦었어요. 저 자식 하루만 더 오만하게 굴게 놔두자고요.”

강동준은 잠깐 일어난 해프닝을 마음에 두지 않고 별장으로 들어갔고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본 이유림이 황급히 다가왔다.

“강... 강동준 씨, 저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강동준은 얼굴을 찡그렸다.

“왜?”

이유림은 눈을 깜빡였다.

“여기서 지내는 거 불편해요.”

이렇게 넓고 고급스러운 집을 거부할 여자가 어디 있겠나!

하지만 자신과 강동준은 잘 모르는 사이고 게다가 그녀는 10년 전 강동준을 구해준 기억조차 없었다.

더욱이 자신이 강동준과 같은 별장에 살면 강동준에게 재앙이 될 거라는 생각에 이유림은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

강동준도 이유림의 속내를 짐작했는지 굳이 캐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데려다줄게.”

이유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도 갖고 온 짐이 없었기에 두 사람은 함께 별장을 나와 택시를 탔다.

강동준은 얼굴에 붕대를 감은 이유림을 이따금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택시 기사를 보고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림은 당연히 빈민가에 살고 있었다.

길가에는 더러운 물이 흐르고 길은 진흙탕이었다.

초라한 단칸방에는 침대 두 개가 있었다.

복도에는 밥솥이 있었는데 아마 이유림이 밥을 해 먹는 곳인 것 같았다.

이처럼 초라한 곳에서 지내는 이유림을 보며 강동준은 가슴을 바늘로 쿡쿡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하지만 이유림은 오히려 무거운 짐을 덜어낸 듯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강동준 씨, 지난 이틀 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했어요. 하지만 난 재앙을 불러오니까 앞으로 별일 없으면 연락하지 말아요.”

하지만 강동준은 웃으며 말했다.

“아직 병이 다 낫지 않았고 얼굴에 난 상처도 이틀에 한 번씩 약 발라야 해. 나랑 연락 안 하면 얼굴에 흉터가 남을 텐데?”

이를 생각지 못한 이유림은 순간 말문이 막혔고 강동준도 이유림을 난처하게 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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