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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용씨 가문 저택에서 심각한 표정의 강동준을 바라보는 용천우는 감히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고 이마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오늘 조명훈과 다른 사람들을 부른 이유는 강동준이 이미 모습을 드러냈으니 그의 정체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강동준이 싫어할 줄이야.

게다가 강동준은 자신의 동의 없이 한병천을 부른 게 더 못마땅했다.

괜히 잘 보이려다 일만 그르치니 용천우는 자연스레 후회가 밀려왔다.

한병천은 가볍게 헛기침했다.

“제 탓입니다. 제가 용 대표님과 오랜 지인이라 용 대표님께 부탁하지 않았으면 이러시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면서 한병천이 소심하게 덧붙였다.

“선생님께서 제가 여기 있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시면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강동준은 눈을 흘겼다.

“여기까지 왔는데 밖에서 기다리게 하면 내가 매정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겠나?”

강동준이 더 이상 따지고 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용천우와 한병천은 모두 기뻐했다.

정중한 얼굴로 강동준을 상석에 앉히고 용천우는 시간을 확인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 계집애는 오늘 중요한 손님이 온다고 했는데 왜 아직도 오지 않았어!”

그러자 용우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왔잖아!”

식당에 들어서서 강동준을 본 용우희의 눈에는 역겨움이 번뜩였다.

“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

강동준이 말하기도 전에 용우희는 과장된 얼굴로 용천우를 바라봤다.

“오빠, 정말로 내가 병에 걸린 것도 모자라 중독까지 됐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용천우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선생님은 틀리지 않아!”

용우희도 덩달아 코웃음 쳤다.

“신의님, 제가 병에 걸리고 중독이 됐나요?”

한병천은 강동준을 바라보았고 강동준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대신 용우희의 맥박을 짚었다.

용우희는 저항하지 않고 도발적인 얼굴로 강동준을 바라봤다.

한병천은 S시에서 제일 유명한 의사다.

그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면 강동준의 거짓말은 들통난다.

대단한 거품이 빠지고 용천우도 그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병천은 점점 깊게 미간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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