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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그러나 유강대는 그들 셋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

“도... 도련님! 제가 제대로 관리를 못 해 애들이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너그럽게 봐주시고 용서해 주세요!”

세 용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반면에 밖에 있던 권강당 부하들은 벌 떼처럼 들끓고 있었다.

도련님?

너그럽게 봐줘?

용서를 해?

유강대가 강동준을 두려워한다고?

방 안에서 어리둥절한 얼굴의 세 용이 아직 무릎을 꿇지 않은 것을 본 유강대의 얼굴이 푸르게 변했다.

“날 죽일 생각이야?”

그제야 세 용은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고 가슴이 서늘해지면서 쿵 무릎을 꿇었다.

강동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날 알아?”

유강대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 이씨 가문에서 봤습니다.”

강동준은 앞뒤 맥락을 이해했는지 두 눈을 번뜩였다.

“날 안다면 얘기가 쉬워지겠군. 그렇다면 말해, 누가 유림이를 납치하라고 시켰지? 사실대로 말하면 너그럽게 봐줄게.”

유강대는 벌벌 떨면서도 눈빛에는 망설임이 역력했다.

시킨 사람은 당연히 오성산이지만 오성산은 뼈도 뱉지 않고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기도 했다.

오성산이 자신을 배신한 것을 안다면 자기 가죽을 벗길 것이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눈앞에 있는 재앙의 신도 살려주지 않을 것 같았다.

유강대는 속이 뒤틀리듯 괴로웠다.

이럴 줄 알았다면 왜 20억을 탐냈을까.

유강대가 머뭇거리자 강동준의 눈빛에 차가움이 더 짙어졌다.

“왜, 말하기 싫어?”

땀을 뻘뻘 흘리며 유강대는 서둘러 말했다.

“오성산이요!”

강동준은 그 이름을 머릿속에 단단히 새기고 유강대를 보면서 말했다.

“사람은 죽어도 죄는 용서할 수 없지. 손가락 하나 부러뜨려, 저 셋은 두 개씩!”

이렇게 말하며 강동준의 시선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던 김영민 일행에게 향했다.

“저 셋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

범인은 오성산이다.

권강당을 들쑤시는 건 아무 의미가 없으니 강동준은 이렇게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유강대가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쉬며 뭐라 말하기 용대산이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당주님!”

용대산은 유강대가 강동준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몰랐다.

강동준의 말 한마디에 자신의 손가락 두 개가 부러진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유강대는 용대산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얼른 도련님께 감사하다고 해!”

말하며 유강대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부러뜨렸다.

고통에 찬 공기를 훅 들이마시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유강대는 억지로 참으며 기쁜 얼굴로 강동준을 바라보았다.

용대산 일행의 가슴에 설명할 수 없는 오싹함이 밀려왔다.

권강당 당주로서 유강대는 결코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데 지금 고개를 숙인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손가락도 부러뜨렸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어쩌면 권강당을 무너뜨릴 만한 능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생각에 세 용도 이를 악물고 각각 손가락 두 개를 부러뜨렸다.

그제야 강동준은 유강대를 힐끗 보고는 이유림을 데리고 떠났다.

강동준의 모습이 허공으로 사라지자 유강대의 눈에는 원망의 빛이 번쩍였다.

강동준의 뒤에는 전보민과 한병천이 있지만 오씨 가문도 S시에서 하늘을 찌르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강동준이 이유림을 해친 원흉을 알게 되었으니 반드시 오성산을 노릴 것이다.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면 한 마리는 무조건 다친다.

다친 게 강동준이라면 오늘 있었던 일들을 열 배, 백 배로 갚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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