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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강동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내가 가라고 했나?”

말과 함께 그가 발을 뻗었다.

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용이산의 비참한 비명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용이산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에 쓰러졌다.

가까스로 방 안으로 들어온 세 ‘용’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윽고 용대산이 살벌한 기운을 뿜었다.

“개자식, 죽여 버릴 거야!”

용은산과 용성산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기운이 방 전체를 가득 채웠다.

이 장면을 본 다른 권강당 부하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강동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셋을 훑어보더니 얼어붙을 것 같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히 움직이는 놈은 죽는다!”

그 순간 그의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더니 셋은 며칠 동안 굶주린 늑대를 상대하는 느낌에 가슴이 흠칫 떨렸다.

불안한 감각이다.

용대산이 콧방귀를 뀌었다.

“여기 우리 권강당 형제들이 백 명이 넘는다. 감히 날 협박해?”

강동준의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번졌다.

“덤벼보면 협박인지 아닌지 알겠지!”

셋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고 서로의 눈빛에서 무자비한 기운이 느껴졌다.

백명이 한 명과 싸워서 이기지 못하면 권강당은 무너져야 했다.

이 자식의 으름장에 속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나!

그 생각에 셋은 만장일치로 냉소적인 웃음을 터뜨리며 강동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강동준의 눈에서 섬광이 번뜩였다.

“사람 죽이는 건 지겹지만 너희들이 자초한다면 말이 달라지지.”

죽음의 위기에 처한 강동준이 여전히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고 현장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바로 이때, 격앙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만해! 다들 그만해!”

그것이 유강대의 목소리라는 것을 아는 권강당 사람들은 정신을 차렸고 세 용은 강동준을 시체 보듯 바라보았다.

유강대가 왔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이 자식, 이제 유강대에게 처참하게 당할 준비나 하라고.

유강대가 건물 안으로 달려오자 권강당 사람들은 공손한 얼굴로 허리를 굽히며 길을 터주었다.

“당주님!”

그 목소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오만함으로 하늘을 뒤흔들었다. 강동준에 대한 으름장이었다.

유강대는 그들에게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비틀거리며 안으로 들어갔고 용대산이 호전적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당주님, 이런 벌레 같은 자식을 직접 상대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처리하죠!”

용은산도 용대산에게 공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며 나섰다.

“당주님, 이놈을 세 수만에 죽여버리겠습니다.”

용성산은 둘이 서로 빼앗는 것을 보며 속이 답답했다.

유강대는 자신의 휘하에 있는 세 명의 고수가 강동준을 약자 취급하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

조씨 가문의 대단한 유백도 강동준에게 한 수만에 패하고 후천 4품 고수인 한병천이 그에게 굽신거리는데 그들이 강동준을 상대하겠다니...

권강당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유강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 모두 무릎 꿇어!”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는 유강대를 바라보던 세 용은 어안이 벙벙했다.

유강대가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긴 해도 벌레 같은 상대를 직접 나서서 처리할 필요는 없을 텐데?

그런 생각이 세 용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쯤 유강대가 세 용의 다리를 각각 걷어찼다.

“무릎 꿇으라고 했잖아! 내 말 안 들려?”

그제야 세 용은 유강대가 자신들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말이라는 것을 깨닫고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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