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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두터운 기압이 퍼져나가자 장내의 사람들은 숨이 쉬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유강대는 땀을 뻘뻘 흘리기까지 했다.

안 그래도 무서운 강동준이 폭발하니 더 두려웠다.

이걸 제때 막지 못하면 권강당이 뿌리째 뽑힐 것 같았다.

그 생각에 유강대는 조용히 마당을 나와 부하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지 않는 상대 때문에 유강대는 불안한 마음에 발을 굴렀고 마침내 전화기 너머로 차갑고 무자비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강대는 너무 화가 나서 전화기를 던질 뻔했다.

이를 악물고 유강대는 차에 올라타 속도를 높였다.

마당에서 화를 뿜어낸 강동준의 차가운 시선이 노태연과 이유림 일행을 휩쓸더니 홱 고개를 돌리고 떠났다.

이유림이 위험하니 이들은 잠시 내버려두어야 했다.

막 밖으로 나왔는데 다시 전보민의 전화가 걸려 왔다.

“유림 씨 찾았어요, 지금...”

강동준은 알겠다며 답하고 택시를 잡고 서둘러 달려갔다.

어렴풋이 깨어난 이유림은 험상궂은 세 얼굴을 보고 몸을 움츠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의 눈에는 절망의 빛이 번쩍였다.

“당... 당신들 뭐 하는 거야?”

얼굴에 흉터가 있는 덩치 큰 남자가 험상궂게 말했다.

“뭐 할 것 같은데?”

나머지 두 놈도 사악한 얼굴로 웃자 이유림은 주체할 수 없이 몸을 떨었다.

이제 막 늑대의 입에서 나오니 호랑이 굴에 들어왔다.

‘내가 정말 재앙을 불러오는 걸까? 내가 뭘 잘못했길래 하느님은 날 이토록 괴롭히는 걸까? 강동준은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걸까? 날 지켜준다더니, 내 고통은 이제 다 끝났다더니!’

‘아니야 이유림, 순진하게 굴지 말자. 장동준은 너와 스쳐 지나간 사이일 뿐이고 널 구한 건 단지 우연이었어. 너 같은 불행 덩어리를 계속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아?’

김영민이 손을 뻗어 이유림의 얼굴에 감긴 붕대를 풀자 이유림은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안 돼... 하지 마!”

그토록 예뻤던 얼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얼굴이 노출되면 다른 사람들은 물론 자신도 무서울 것 같았다.

게다가 이 얼굴이 노출되면 자신의 외로움과 무력감이 사람들의 눈앞에 모두 드러날 것이다.

바로 그때 차갑게 비웃는 소리가 들리며 굳게 닫혀 있던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서늘한 표정의 잘생긴 얼굴을 한 청년이 문 앞에 나타났다.

강동준임을 확인한 이유림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곧 그녀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당신... 빨리 가요! 난 당신 몰라!”

김영민 일행은 세 명이고 강동준은 한 명뿐이다.

혼자서 어떻게 세 명을 상대하나.

그녀는 그 자체로 재앙이니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없었다.

모든 고통, 모든 고문은 혼자서 짊어지고 싶었다!

김영민이 조롱하듯 웃으며 다른 한 일행과 강동준을 향해 걸어갔고 한 명은 문을 막았다.

강동준의 눈에는 희미한 냉기가 감돌았다.

“말해, 누가 시켰어?”

김영민은 격앙된 표정을 지었다.

“이 자식, 죽기 직전인데 말이 많네.”

말과 동시에 김영민은 강동준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지만 강동준에게 발이 닿기도 전에 김영민은 강한 힘을 느끼며 멀리 구름처럼 날아갔다.

쾅-

벽에 세게 부딪히자 방 전체가 떨렸다.

바닥에 쓰러진 김영민은 고통에 숨이 멎을 뻔했고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강동준을 바라보았다.

김영민의 두 동료도 어안이 벙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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