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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왕진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배지수의 곁으로 가서 멈춰 섰다.

"향기롭네요..."

상대의 얼굴에 나타난 괴상한 웃음을 보고 배지수는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졌다.

‘오늘의 왕진석은 왜 조금 이상하지?’

왕진석은 손을 내밀어 배지수의 윤기나는 머리카락 한 가닥을 들어 코 옆으로 놓고 냄새를 맡았다.

"역시 머리카락마저 향기롭네요."

"하하하..."

배지수는 안색이 창백해졌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왕 도련님. 왜 그러세요?"

"내가 왜 그러냐니요."

"그건 지수 씨한테 물어봐야죠. 지수 씨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요."

왕진석이 입술을 핥았다.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배지수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그러나 왕진석이 손을 뻗어 따귀를 때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찰싹!

이 따귀로 인해 배지수의 머릿속은 어지러워졌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왕 도련님, 왜 사람을 때리는 거죠? 저는 고마움을 전하려 특별히 온 겁니다. 만약 저한테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면 되지, 이렇게 손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배지수는 뺨을 움켜쥐고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온화하고 우아해 보이는 왕진석이 이렇게 폭력적인 면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아직도 연기하는 거예요?"

왕진석이 소리를 치며 단번에 배지수의 목을 움켜쥐었다.

배지수는 산소 부족으로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힘겹게 말했다.

"왕... 왕 도련님, 대체 제가 뭘 잘못한 거죠?"

"미친년. 너 그 임 씨랑 같이 날 해치려고 짰잖아? 네가 아니었다면 내가 어떻게 이 꼴이 되었겠어? 죽여버릴 거야..."

왕진석은 이미 이성을 잃고 손바닥에 계속 힘을 주었다.

배지수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점차 의식을 잃기 시작했다.

곧 죽게 될 즈음에 문밖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

"석아, 그만해!"

왕진석은 왕상의를 한 번 보고 나서야 손을 풀었다.

배지수는 바닥으로 넘어져 쉴 새 없이 기침을 했고 눈물까지 나왔다.

방금 그 순간, 그녀는 정말 자신이 죽는 줄로 알았다.

"아빠, 왜 죽이지 못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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