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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말을 마치자마자 임지환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청월은 헬리콥터의 좌석에 먼저 앉았다.

“이봐...”

임지환은 당황해서 머리를 긁적였지만 이청월 앞에선 두 손 들어 투항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임 선생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 있군요.”

옆에서 허청열이 보기 드문 구경거리를 보며 임지환을 비꼬았다.

“네놈이 정보를 흘린 거지?”

임지환이 허청열을 흘긋 쳐다보며 담담하게 추측을 털어놨다.

“너 말고 내가 금릉에 가는 걸 아는 사람이 없잖아.”

“천만에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허청열은 상황이 심상치 않자 슬그머니 엉덩이를 들어 자리를 뜨려 했다.

“어딜 도망가려고? 가만히 앉아 있어!”

임지환은 허청열의 옷깃을 잡아 병아리를 집어 던지는 것처럼 좌석에 던졌다.

“허 교관, 죄송해요. 저 때문에 피해를 보네요.”

이청월은 혀를 내밀며 사과하는 듯했지만, 눈빛에는 전혀 사과의 기색이 없이 고소해하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

“섣불리 좋아하지 마, 이따가 너도 난처해질 거니까.”

임지환은 굳은 얼굴로 이청월을 노려보며 그녀를 겁주었다.

“얼씨구? 하나도 안 무섭거든?”

이청월은 가슴을 내밀며 말했다.

“어쨌든 이제 내가 올라탔으니 날 버리고 갈 수는 없잖아, 안 그래?”

“한번 해볼까?”

임지환은 천천히 이청월에게 다가갔다.

“앗,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

이청월은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좌석에 쓰러졌다.

“발 연기가 너무 심하잖아. 아직 널 다치지도 않았어.”

임지환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이청월은 창백한 얼굴을 들고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비행기 멀미 오래된 병인데, 아까 급히 오느라 약을 안 가져왔어.”

“그래? 그럼 침놓아 줄까?”

임지환은 그 말에 가방을 열려고 했다.

그러자 이청월은 이내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까진 없어. 네가 내 옆에 앉아주면 나아질 거야.”

“앉아 있는다고 무슨 효과가 있겠어?”

임지환은 반신반의하며 물었다.

옆에 있던 허청열은 임지환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저으며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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