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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나무는 껍질 없이 못 살고 사람은 자존심 없이 못 산다.

방금 일어난 치욕적인 일은 보통 사람이라고 해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텐데 하물며 임지환 같은 거물급 인물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화 장군의 생명이 걸린 일인데 내가 목숨을 걸지 않을 수 없지.”

허청열은 안전벨트를 풀고 일어나 두 발로 바닥을 강하게 차자 그의 몸이 마치 스프링이라도 달린 것처럼 공중으로 훌쩍 튀어 올랐다.

허청열은 허공에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수십 미터를 단번에 날아 임지환이 타고 있던 지프차 보닛 위에 가볍게 착지했다.

끼이익!

이청월은 허청열의 갑작스러운 거동에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지프차는 관성 때문에 스무 미터 이상을 미끄러지다 겨우 멈춰 섰다.

“허 교관, 제정신이세요? 죽지 못해 안달이 났어요?”

이청월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차 문을 열며 쏘아붙였다.

“임 선생님, 화 장군님께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아까 일은 제발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저와 함께 돌아가셔서 그분을 살려주세요.”

허청열은 몸이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깊이 숙이며 절박하게 부탁했고 그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내가 아까 이미 말했잖아. 너희가 내 말을 듣지 않았을 뿐이지. 이제 와서 나보고 돌아가라고? 웃기고 자빠졌다.”

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차갑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임 선생님만이 화 장군님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분의 생사는 오직 당신 손에 달려 있다고요. 우리 용수는 화 장군님 없이는 절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허청열은 주먹을 꽉 쥐며 말했고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남자는 절대 쉽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분이 죽든 살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화씨 가문 사람들이 날 믿지 않았으니 전적으로 그 사람들이 책임져야 할 일이야. 세상에 후회 약은 없는 법이야, 알겠어?”

하지만 허청열의 눈물에도 임지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무덤덤하게 대꾸했다.

“그건...”

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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