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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이청월은 임지환 뒤에 숨은 채,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광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두를 거 없어. 이 녀석이 외국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잖아.”

하지만 임지환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은 채 웃으며 말을 이었다.

“죽기 전에 남길 유언 같은 게 있을 테니, 좀 들어주자고.”

“임 대사, 네가 탐랑을 죽였다는 걸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네가 모르는 게 있어. 네가 죽인 건 탐랑의 그림자에 불과해. 진짜 탐랑은 지난번에 네 손에서 이미 도망쳤거든.”

광대는 평온한 표정으로 옷에 묻은 물방울을 털어내며 망토를 벗기 시작했다.

광대의 등에는 사람 키의 절반 정도 되는 기다란 칼 두 자루가 메어져 있었다.

임지환은 그 칼들에 숨어 있는 엄청난 살기를 선명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 과장된 무기를 떠나서라도 광대는 임지환이 지금까지 본 킬러 중에서 가장 우아한 킬러였다.

이 킬러는 사람을 죽이러 온 게 아니라 이웃집에 놀러 온 것처럼 여유로워 보였고 광대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여유와 세련미가 묻어났다.

“너희 거미줄 조직 사람들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것 같구나. 지난번에 국제 수사국 요원들만 날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그 탐랑은 이미 내 손에 죽었을 거야.”

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지난번 상황에 관해 해명했다.

광대는 미간을 찌푸리며 살기를 담아 쌀쌀한 말투로 차갑게 말했다.

“탐랑 녀석이 오만해서 눈에 뵈는 게 없는 건 맞아. 하지만 난 달라. 난 널 죽이기 위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왔거든.”

“그래?”

임지환은 테이블에 반쯤 기대어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네가 대사급 강자라는 걸 알아. 조성균과 천종한 같은 대사 두 명을 연이어 죽인 것도 알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지금 여기에 와 있지. 그만큼 널 죽일 확신이 크다는 말이지. 내가 이렇게 자신만만해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임지환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손짓했다.

“한번 들어나 보지.”

“그들이 패배한 원인은 단 하나, 바로 다들 단순한 무사였기 때문이야. 하지만 난 단순한 무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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