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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경성 그룹은 이씨 가문의 손을 거치며 이미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배지수의 신분도 자연히 덩달아 높아졌고 지금은 진성을 능가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지수는 진성이 이렇게까지 비굴해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수야, 진 가주도 호의 외엔 딴 의미 부여가 없을 거야. 듣자 하니 이 초대장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다고 하더구나. 강한시 지역에서 자산이 2000억을 넘는 갑부들만이 유람선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들었어.”

척척박사라 불리는 한수경은 진성이 유람선 초대장을 건넨다는 말을 듣자 두 눈이 번쩍였다.

그래서 서둘러 초대장의 가치를 바로 짚어냈다.

진화도 옆에서 한수경을 거들었다.

“지수야, 이제 네 경성 그룹도 2000억의 기준선을 넘었으니 이 초대장을 받는 건 전혀 이상할 게 없이 당연한 일이야.”

진화는 얼마 전에 배지수에게 손을 대려는 마음을 접었었다.

하지만 진운이 진씨 가문을 떠난 지금, 경성 그룹도 재도약하자 진화는 다시 배지수에게 마음을 품게 되었다.

“미안하지만 사양하겠어요.”

배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제 동생 병 때문에 너무 지쳤어요. 제가 가더라도 사람들과 교류할 마음의 여유가 없을 거예요.”

“지수야, 엄마가 요즘 기분도 꿀꿀한데 날 데리고 가서 기분 전환이라도 좀 해주렴. 어차피 오래 걸리지도 않을 거잖아.”

유옥진은 억지로 초대장을 배지수의 손에 쥐여주었다.

평소의 성격이라면 이미 한마디 했을 테지만 배준영 일로 배지수와 약간의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참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배지수가 사람들의 설득에도 계속 고집을 부리며 거절하자 유옥진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 받을 수 없어요. 옛말에 군자는 남의 소중한 것을 빼앗지 않는다고 했죠. 게다가 이 초대장은 분명 중요한 의미가 있을 거예요.”

배지수는 진심 어린 말투로 거절에 관해 해명했다.

“이 초대장은 지수 씨 말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긴 해요.”

진성은 웃으며 말을 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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