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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배지수의 눈에는 의심과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갑자기 나타난 이 여자의 말에 당혹스러워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아가씨, 사람 잘못 본 거 아닌가요?”

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냉정한 시선으로 배지수를 바라보았다.

“난 아가씨를 전혀 모르는데요?”

임지환의 시선은 결연했고 냉담함마저 살짝 담겨 있었다.

“이 여자는 누구야? 감히 임 대사님께 저런 식으로 말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

“경호원들은 뭐 하는 거야? 이런 정체불명의 여자도 감히 들여보내? 무슨 소동을 일으키려고 하는 거야?”

“거기 누구 없어? 얼른 이 여자를 끌어내! 임 대사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안 된다고!”

갑자기 나타난 여자가 임지환과 애매한 관계일 거라 예상했던 그룹 회장들은 임지환이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자 약속이라도 한 듯 이구동성으로 호통쳤다.

순식간에 배지수는 모든 사람의 화살을 받게 되었다.

“끌어낼 필요 없어. 이 아가씨가 사람을 잘못 본 걸 거야.”

임지환은 손을 내저으며 배지수를 끌어내려고 준비하던 경호원들을 제지했다.

“사람을 잘못 봤다고? 부부로 3년을 살았는데 내가 어떻게 사람을 잘못 보겠어?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너만큼은 절대 잘못 볼 리 없어!”

배지수는 고개를 꼿꼿이 세우며 완강함이 가득한 얼굴로 받아쳤다.

“헐...”

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

이 여자의 말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임 대사가 이미 결혼했단 말인가?

“부부로 3년 살았다고? 네가 다른 사람과 날 헷갈린 게 분명하네. 내가 언제 너 같은 속물근성을 가진 여자를 아내로 맞았다는 거야? 웃기지 마.”

임지환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지만 눈빛은 한층 더 차가워졌고 그 눈빛에는 조롱과 비난이 섞여 있었다.

“너 나 망신 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배지수는 눈을 부릅뜨고 임지환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임지환의 몸에서 풍기는 기운은 전에 없던 낯선 기운이었다.

“웃기고 자빠졌네. 임 대사님 같은 분이 너랑 결혼했을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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