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년의 고압적이고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손에 황제의 명령을 받은 고대 고관처럼 보였다.“아까 이 녀석이 날 죽이려고 했을 때는 왜 나타나지 않았어? 지금 내가 이 녀석을 죽이려고 하니깐 이때다 싶어 나타나는 거야?”임지환은 이 청년의 말투가 매우 불쾌하게 다가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홍진은 임지환의 무례한 태도에 깜짝 놀라 급히 청년을 임지환에게 소개했다. “임 대사, 이분은 도지사의 수석 비서 장정우입니다.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홍 시장, 저 사람과 길게 설명할 필요 없어요.”장정우는 길게 말을 늘리며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마 임 대사는 내가 몹시 눈에 거슬릴 거예요. 내가 나타나는 시간이 자기가 생각하는 시간과 맞지 않다고 생각할 겁니다.”“장 비서님, 오해가 심합니다. 임 대사는 절대 그런 뜻이 아닙니다.”홍진은 헤헤 웃으며 한편으론 임지환에게 끊임없이 눈치를 주었다.하지만 임지환은 홍진의 눈짓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그래도 주제 파악은 잘하는군. 알면 됐어. 어떻게 여기 왔으면 그대로 얼른 돌아가. 여기 일은 네가 신경 쓰거나 개입할 필요가 없으니까.”임지환의 말을 들은 홍진은 가슴이 순식간에 확 식었다.자기가 방금 진땀을 빼며 했던 모든 중재가 임 대사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헛소리처럼 들린 것이다.장정우는 도지사의 수석 비서로서 이렇게 대놓고 무시당한 적이 있을 수 없었다.장정우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 “소문대로 허풍 하나는 참 잘 치는군. 사람들이 널 대사라고 부른다고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거로 착각하는 거야? 오늘 네가 송진국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난 즉시 사람을 시켜 널 감옥에 처넣어버릴 거야.”도지사 비서 자리까지 오른 장정우는 결코 누구나 쉽게 건드릴 수 있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임지환은 눈을 실처럼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빙그레 웃었다. “난 너처럼 허세를 부리는 놈들이 가장 우습거
하지만 대소시의 도지사 앞에 서게 되면 임 대사의 신분도 별로 힘을 쓸 수 없었다.왜냐하면 도지사는 권력의 중심에 있는 최고급 간부라는 신분을 가졌기 때문이다.“하하, 모범생 같은 얼굴을 하고도 허풍을 떨 줄은 몰랐어. 전혀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구나. 창피하지도 않아?” 임지환은 그 말에 조금도 겁먹지 않았고 오히려 호탕하게 웃었다.장정우는 임지환의 태도에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내가 무슨 허풍을 떨었다고 그래?”“네가 봤던 사람 중에 나보다 대단한 사람이 많다고 했지? 근데 내가 알기로는 전 대소시 부술 대가를 합쳐도 열 명이 되지 않을 거야. 이게 허풍이 아니면 뭐가 허풍인데?”장정우는 그 말에 기가 차서 피를 토할 뻔했다.사실 임지환을 단지 협박하려고 한 말이었지만 임지환이 논리적으로 그중의 허점을 정확히 잡아내서 반격한 것이다.“방금 내가 잠시 말실수한 거야. 내가 말하자는 의미는 대체로 맞아. 무술 대가가 확실히 적긴 하더라도 너희가 법을 어기면 똑같이 법망을 피할 수 없어.”장정우는 여전히 쌀쌀한 표정을 유지한 채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도지사의 의도도 아주 간단해. 넌 송씨 가문의 도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고 도전을 피해 숨거나 뒤에서 뭔가 꿍꿍이를 꾸미며 더러운 수작을 부려도 안 돼.”“임 대사와 송씨 가문 사이의 원한은 단순한 개인적인 원한이 아닐 수도 있겠어. 그러니까 다른 측면의 복합적인 상황도 있을 가능성이 낮지 않아.” 홍진은 속으로 장정우의 말을 곱씹어 봤다.이청월은 임지환의 곁에서 이 말을 듣고는 썩 납득되어 하지 않았다.“왜 송씨 가문은 수없이 많은 비열한 일을 저질러도 되고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죠?”“예전에 너희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지는 상관 안 해.”장정우는 억지로 웃으며 마지막으로 한마디 보탰다.“어쨌든 지금부터 제멋대로 행동해 이번 정식 교전을 방해한다면 그게 누가 됐든 전부 반역죄로 처리할 것이다!”“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송씨 가문이 이번에 도대체 어떤
“감찰국? 그게 뭐 어쨌다고?”임지환은 여유로운 태도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넌 송씨 가문의 가주를 이렇게 때려눕히고 사람을 공개적으로 죽이기까지 했어! 이게 불법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불법이겠어?”장정우는 임지환의 태도에 화가 나 호통쳤다.임지환이 송진국을 폭행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양동운을 죽인 건 모두가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사실이기에 마땅한 변명을 찾을 수 없었다.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장정우의 연기를 태연하게 지켜보았다.“할 말이 없지? 조금이라도 상황 파악이 된다면 내 제안을 받아들여. 그러면 내가 모르는 척하고 널 도와줄 수도 있어. 그렇지 않으면... 넌 감옥에 갈 수밖에 없어.”임지환이 반박하지 않자 장정우는 임지환이 겁을 먹고 자기 제안을 받아들여 상황의 주도권이 자기 손에 완전히 들어갔다고 생각했다.그러고는 옆에 있던 홍진에게 거만하게 말했다. “홍 시장, 당신도 알다시피 도지사를 잘못 건드리면 우리가 모두 편안하게 다리를 뻗고 잘 수 없을 거야.”이 말은 사실상 은밀한 경고였다.홍진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애써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장 비서의 말씀이 맞습니다만, 임 대사는 보시다시피 일반인이 아니어서 제가 나서서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흥, 영감탱이가 내게 책임을 떠미는 거야? 이 임 대사라는 자는 정말 그렇게 든든한 배후가 있는 건가?”장정우는 홍진이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자 강한 불만이 치밀어 올랐다.그래서 임지환을 힐끗 쳐다보고는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어때? 잘 생각해 봤어?”“네 제안은 사양이야.”임지환은 간단명료하게 대답하고 한마디 더 보탰다.“단, 도지사가 직접 와서 나와 협상하면 내가 동의할지도 몰라.”“무례하기 짝이 없구나! 네가 무슨 자격으로 도지사처럼 고귀한 분을 오라고 명령할 수 있어?”장정우는 순간적으로 분노가 폭발해서 지금까지 점잖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임지환이 거만하다 못해 눈에 뵈는 게 없어 헛소리를 치는 것 같
“장 비서님,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이렇게 직접 전화를 주셔서 전 깜짝 놀랐습니다!”유진헌은 도착하자마자 쏜살같이 장정우 앞으로 달려갔다. 필경 도지사의 수석 비서인지라 도지사 앞에서 자기 이름을 거론하며 칭찬이라도 하면 출셋길이 환하게 열리는 절호의 기회였다. 누구도 이런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별일 아니야. 그냥 네게 공을 세울 기회를 주려고 부른 거야.”장정우는 거만한 태도로 웃음을 지었다.“네? 장 비서님,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유진헌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장정우는 임지환을 가리키며 냉정하게 말했다. “이 망나니가 송씨 가문의 가주를 때려눕혔을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어. 이런 흉악한 살인범을 체포한다면 대공을 세우는 게 아니겠어?”“내 관할구역에서 이런 극악무도한 폭도가 날뛰고 있다고요? 말도 안 돼!”유진헌은 눈을 한 번 깜박이고는 가슴을 치며 보증했다. “장 비서님, 안심하세요. 제가 책임지고 철저히 조사해서 반드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리겠습니다.”장정우는 유진헌의 보증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리를 꼬고 머리를 돌려 임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 이제 네가 무슨 수를 쓸지 두고 보자.”“이 짓거리들은 네놈이 한 거냐? 사람을 때린 것도 모자라서... 공개적으로 살인까지 저질렀다고? 너는 아예 법이 안중에도 없구나.”유진헌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말속에 담긴 차갑고 쌀쌀한 날카로움을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조사도 하지 않고 결론을 내리다니, 너희 감찰국은 이런 식으로 수사를 하나?” 임지환은 차분하게 응대했다.“증인과 물증이 다 있는데 뭘 더 조사하란 말이야?”유진헌은 말이 끝나자마자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유진헌의 부하들은 곧바로 달려와 임지환을 겹겹이 포위했고 유진헌의 명령만 떨어지면 임지환을 당장 끌고 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유 국장, 이렇게 일찍 결론을 내리는 건 너무 성급하지 않나요?”이때, 홍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막아섰다.“홍
유진헌은 눈살이 찌푸려지면서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네 친구가 오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 괜히 헛된 기대하지 말고 나랑 같이 가자. 지금의 널 아무도 구해줄 수 없어. 뭣들 하고 있어? 이 자식 당장 잡아가!”유진헌은 손짓으로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부하들은 무력을 사용해 임지환을 강제로 데려가려 했다.유진헌의 명령과 함께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임지환을 포위하려고 했다.임지환은 눈빛이 차가워지며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였다.펑!펑!유진헌의 부하들이 임지환의 공격을 맞고 허공을 날아 전부 바닥에 꼬꾸라졌다.“이 자식이 죽고 싶어 안달 났구나! 지금 당장 널 사살해 버릴까?”임지환이 자기 앞에서 사람을 두들겨 패는 것을 보고 유진헌은 펄펄 뛰며 총을 꺼내 그의 머리에 겨눴다.“유 국장, 그만둬요!” 홍진은 아찔한 장면을 보자 급히 외쳤다.아까는 임지환이 너무 빨리 움직여서 홍진이 미처 막을 새도 없었다.그러다가 유진헌이 총을 꺼내 들자 홍진은 비로소 머리가 반응하고 서둘러 제지했다.“홍 시장님, 문제를 더 키우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이 자식은 헛소리만 하는 게 아니라 내 부하들을 때려 다치기까지 했어요.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에요. 확실하게 처리해야 합니다.”유진헌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홍진의 표정을 슬그머니 살폈다.홍진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자 유진헌은 다시 말을 살짝 돌렸다. “하지만 홍 시장님께서 그만두라고 하니 저도 멋대로 행동할 순 없죠. 저 녀석이 내 부하들을 때린 일은 사과하고 배상금을 내면 더 이상 추궁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저 녀석은 여전히 나와 함께 감찰국으로 가야 합니다. 공개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결코 작은 범죄행위가 아닙니다. 제가 이런 중대한 사안을 그냥 넘어가면 모두에게 감찰국 국장으로 설 자격이 없을 겁니다.”유진헌은 총을 치우며 차가운 표정으로 몇 마디 더 했다.상급자 앞에서는 굽신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사실 임지환만 감찰국에 데려가면 그를 어떻게 처리할
유진헌은 참다 참다 끝내 인내심을 잃고 폭발했다.“내가 너한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헛소리하지 말고 지금 당장 그 친구한테 전화해서 불러 봐. 도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인지 한번 보자고!”장정우는 두 팔을 가슴에 모으고 비웃으며 위협했다. “내가 미리 말해두는데, 불러온 사람이 널 구해주지 못하면 감찰국에 들어가서 보름 정도는 갇혀 있어야 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임지환이 저지른 일들은 하나같이 중죄였고 더구나 감찰국의 사람들까지 때렸다.보름을 있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실 임지환을 반년 동안 가둬놔도 절차상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다 들었지? 어서 네 그 대단한 배후를 불러 와. 안 그러면 얌전히 나랑 같이 가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정말 자비를 베푸는 거야, 알겠어? 홍 시장님 체면을 봐서 그렇지 내가 총으로 널 백번 쏴 죽여도 아무런 문제도 없어.”유진헌은 으름장을 놓으면서 원래 자리에 들어간 총을 다시 한번 손으로 톡톡 두드렸다.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아이고, 이번엔 임 대사가 누구도 쉴드칠 수 없는 대형 사고를 터뜨렸네.”이성봉은 고개를 저으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강한시 시장 홍진도 이 순간은 침묵에 빠졌다.사실 홍진은 이미 임지환에게 이 곤경에서 탈출할 기회를 줬는데 임지환은 그 소중한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다.이제 홍진이 뭐라고 더 설득해도 유진헌은 쉽게 임지환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그럼 기다려 봐. 소원대로 내가 전화할 테니.”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임지환은 진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참 어이가 없네. 아직도 생쇼하는 거야?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인데 진짜로 자기가 대단한 인물인 줄 아나 보네. 오늘은 전화 한 통, 아니 열 통, 백 통을 해도 소용없어. 넌 끝장이야!”유진헌은 임지환이 전화를 거는 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평소에 웃음을 잘 보이지 않던 장정우도 이 모습에 빵 터져서 웃으며 말했다. “하하, 무슨 개수작을 부리는
유진헌은 휴대폰을 들고 자신만만한 태도로 말했다.“임지환, 네 손님도 너처럼 허세가 장난이 아니구나. 이 조그마한 강한시에 무슨 용수 특전대가 있어? 허세 부리기에도 정도가 있지. 정말 웃기는 놈일세. 됐어, 이 소동도 이제 끝낼 때가 됐어.”유진헌은 웃으면서 손을 휘저었다.“잠깐! 유 국장, 조금 전에 용수 특전대라고 했나?”한쪽에서 팔짱을 끼고 잠자코 구경하던 장정우가 갑자기 웃음을 거두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물었다.“장 비서님, 이런 헛소리를 믿는 겁니까? 이건 명백히 허세 부리는 거잖아요. 우리 강한시에는 상어 특전대밖에 없습니다. 다른 특전대는 존재하지도 않고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유진헌은 순간 멈칫하다가 이내 이실직고했다.“강한시에는 확실히 없지만 그렇다고 용수 특전대가 아예 없다는 건 아니야. 내가 알기로는 금릉 구역에 용수라는 코드명을 가진 특전 부대가 확실히 있어. 만약 그 손님이 진짜 용수 사람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질 거야.”장정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설령 용수 특전대가 있다고 해도 저 녀석 신분으로 대원들을 지휘할 수 없는 게 뻔하잖아요. 제 생각에는... 그 허청열이라는 사람이 허세를 부리는 게 분명합니다.”유진헌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말하며 장 비서가 겁쟁이라고 속으로 비웃었다.“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 봐. 그 사람 이름이 뭐라고 했어?”장정우는 마치 감전된 사람처럼 입가를 움찔하며 황급히 물었다.“그 사람이 자기 이름이 허청열이고 용수 특전대의 교관이라고 했습니다. 장 비서님,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이건 누가 봐도 명백한 거짓말이잖아요...”유진헌은 여전히 실실 웃으며 장정우를 위로했다.“용수 특전대의 교관 이름이 실제로 허청열이야! 만약 그 사람의 말이 진짜라면 이번엔 우리가 무시무시한 문제를 자초한 거야.”장정우는 깊은숨을 쉬며 말했고 눈에는 눈에 확 띄는 불안이 엿보였다.유진헌은 그 말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
“네 이중인격자 연기가 장난이 아니야. 뮤지컬이나 찍으렴? 어쩌면 표정 바꾸는 속도가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더 빠르냐?” 임지환은 장정우의 돌연 180도 변한 태도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하지만 장정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임 선생님, 대인배이신 당신께서 넓은 아량을 베풀어주세요.”몇 년간 비서직을 맡아온 장정우는 이미 관료 생활에서 노련한 인물이 되었다. 유연하게 행동할 줄 알아야 출세할 수 있고 더 환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도리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장 비서님, 설령 이 녀석이 진짜 용수 교관과 친분이 있다고 해도 굳이 이 녀석에게 그렇게까지 굽신거릴 필요는 없지 않나요?” 유진헌은 미간을 찌푸리며 못마땅해했다.“네가 뭘 알아? 용수는 정예 중의 정예야. 교관의 신분은 특히나 특별해서 우리 같은 비천한 사람이 쉽게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말이야.”장정우는 인상을 쓰면서 유진헌을 대놓고 훈계하기 시작했다.“그저 특전대 교관일 뿐인데 그 신분이 아무리 높아 봤자 얼마나 높겠습니까? 강한시는 내 구역입니다. 용수의 세력이 길어봤자 설마 여기까지 오겠습니까? 그 사람이 진짜 군대를 끌어올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니겠죠?”유진헌은 강한시의 감찰국장으로서 자기 신분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있었다.장정우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가 그토록 죽고 싶으면 내가 굳이 말리진 않겠어.”“임 선생님, 아까 제가 한 말을 절대 마음에 담지 마세요. 제가 순간적으로 정신이 나가 미쳤나 봅니다. 도지사께서 임 선생님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계십니다. 안 그러면 저를 굳이 여기까지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장정우는 점점 더 비굴한 태도를 보였고 자칫하면 무릎을 꿇을 기세인 것 같았다.유진헌은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전화 한 통으로 도지사 비서인 장정우의 임지환에 대한 태도가 놀랍게도 180도로 변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장정우는 특전대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