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경호원이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감히 나에게 손을 댈 수 있지?’“날 위협하기 전에 네가 오늘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임지환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죽기 싫으면 얌전히 서연을 풀어줘.”“홍서연을 풀어줘? 꿈 깨. 너 때문에 이런 망신을 당했는데 오늘 이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송진국은 말을 마치고 돌아서 홍진을 바라보며 독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홍 시장, 당장 이 녀석을 감옥에 보내! 내가 기분이 좋으면 네 딸을 풀어줄 수도 있으니까.”홍서연은 홍진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홍서연의 생사를 손에 쥐고 있는 이상, 송진국은 홍진이 협조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송 가주, 솔직히 네가 정말 존경스러워.”홍진은 갑자기 한숨을 쉬었다.“무슨 뜻이야?” 송진국이 무심코 물었다.“너처럼 멍청하고 미련한 사람도 정말 드물거든.”홍진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조롱이 가득한 눈빛을 감추지 않았다.“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너도 내가 네 딸을 해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전화 한 통만 걸면 바로 네 딸을 저세상에 보내버릴 수 있거든.”송진국은 말을 마치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부하에게 전화를 걸자마자 송진국은 냉랭한 말투로 지시했다. “협상이 순조롭지 않으니 당장 홍서연의 손가락 하나를 잘...”하지만 지시가 완전히 내려지기도 전에 손에서 휴대폰이 사라졌다.정신을 차리고 보니 임지환이 송진국의 휴대폰을 빼앗아 쌀쌀한 말투로 위협하고 있었다.“송진국의 목숨은 지금 내 손에 있어. 이놈이 죽는 꼴을 보기 싶지 않으면 반 시간 내에 홍서연을 안전하게 힐튼 호텔로 보내!”그러고는 송진국의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 발을 들어 힘껏 밟아 부쉈다.팍!수백만 가격에 이르는 비싼 맞춤형 휴대폰은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저 임지환이라는 경호원은 도대체 정체가 뭐지? 감히 인질을 잡은 상대를 인질로 만든다니.”“이씨 가문은 도대체 어디서 이런 괴짜를 구했나? 사고방식이 완전
“오늘 밤 이후, 임 대사의 이름이 강한시 전역에 빠른 속도로 퍼지겠군.”이청월은 살짝 쓸쓸함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솔직히 말해, 이청월은 자기만 간직한 이 소중한 비밀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지 않았다.“지환 씨의 실력으로 볼 때 유명해지는 건 시간문제였어. 하지만 지환 씨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송씨 가문과 정면으로 맞설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이성봉도 감탄의 목소리를 내며 혼잣말했다.“그건 아무래도 송씨 가문이 너무 거만해서 그런 겁니다. 납치 같은 비열한 수단까지 동원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임 대사가 이렇게 거칠게 나오니 정말 속이 다 시원하네요.”홍진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임지환을 연신 칭찬했다.“내가 진작에 알아챘어야 했는데... 한낱 경호원이 이렇게까지 까불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송진국은 임지환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하지만 네 가장 큰 실수는 너도 하늘을 뚫는 오만함이 눈을 가린 거야. 내 사람이 뭔가 낌새가 이상한 걸 알아챘으니까 이제 곧 여기로 올 거야.”“그래? 바로 내가 바라는 바야.” 임지환은 무심하게 말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반 시간 후, 넌 내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참회할 거야. 이번에 널 상대하려고 난 항성의 진 대사를 어렵게 초청했어. 진 대사가 오면 네가 계속 그 나불거리며 허세를 부릴 수 있을지 어디 두고 보자!”송진국은 차가운 목소리로 임지환을 위협했다.“대사를 청했다고요? 송 대표, 농담하는 거 아니죠?”이성봉은 송진국을 바라보며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다른 사람들의 얼굴에도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왜? 이제야 실감이 좀 나? 무서워 죽겠지? 미안하지만 이미 늦었어.”송진국은 고개를 들고 임지환 주변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이 녀석뿐만이 아니야. 이 녀석과 한편이 되어 나와 맞선 너희들도 이따가 하나하나 다 처리할 테니까 기다려 봐.”“이보게 송 대표, 예전에 날 후하게 대접한 그 옛정을 봐서 내가 임 진
진 대사는 송진국이 자기 안전을 위해 특별 초청한 사람이었다.초청 비용만 해도 무려 10자리 숫자에 달했다.진태양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송진국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조그만 강한시에서 감히 송 가주를 건드린 사람이 있다고요? 도대체 누가 그렇게 대담하기 짝이 없습니까?”송진국은 항성 송가의 가주로 사회적 신분을 따질 때 강한시 최고 갑부인 이성봉보다도 몇 단계나 높았다. 게다가 무술 대가인 진태양도 감히 송진국을 쉽게 건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하지만 지금 송진국은 본 적 없는 초라한 모습이었고 머리에는 구타의 흔적이 선명하게 있었다.“바로 저 임지환이란 녀석입니다.”송진국은 손가락으로 임지환을 가리키며 일러바쳤다. “저 자식은 날 두들겨 팬 것도 모자라 세상에 두려운 사람이 없다고 허세를 부리더라고요. 이건 진 대사를 명백히 무시하는 태도잖아요.”“대담하고 무지한 망나니구나. 내가 책임지고 반드시 이 녀석을 폐인이 될 때까지 두들겨 패지. 오늘 이 자리에 누가 와도 저 녀석을 구할 수 없을 거야.”진태양은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게 말했다. 무술 대가로서 이만한 자신감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와우! 역시 대사는 뭔가 달라. 등장부터 심상치 않더니 선전포고도 이렇게 당당하구나.”“진 대사는 항성에 거주하고 있어 우리 강한시 정부 관계자가 처벌할 권한도 없어.”“오늘 진짜 임 대사를 폐인으로 만들어도 진 대사는 아무런 처벌도 없이 그냥 쉬쉬하고 넘어갈 거야.”진태양이라는 무술 대가가 이렇게 당당하게 나오자 구경꾼들은 너도나도 웅성거리며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지켜봤다.“내가 전화로 분명히 말했지? 홍서연을 안전하게 여기로 데려오라고. 넌 귀가 먹었냐, 아니면 미련해서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거냐?”임지환은 진태양을 바라보며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거침없이 말했다.“애송이야, 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건방지구나. 내가 무술 대가인 건 알기나 하오? 무술 대가는 함부로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예.”진태양은 약
“어리석은 놈들, 임지환이 대사로 불리는 이유는 임지환도 무술 대가이기 때문이야.”“저 진 대사도 명성을 떨친 지 오래되긴 했지만 임지환을 상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야.”“머리가 텅텅 빈 바보들과 뭐 입만 아프게 설명하고 그래? 어차피 우리는 오늘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지.”“두 대사가 전력으로 싸운다면 흔히 볼 수 없는 대단한 광경이 될 거야! 이런 소중한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야.”임지환이 무술 대가라는 사실을 아는 구경꾼들은 전부 기대에 찬 표정을 지으며 집중해서 무대를 바라보았다.“그래도 힘들게 여기까지 온 손님이니 네가 먼저 공격해 봐.”임지환은 여유롭게 말하며 넓은 기량을 보여줬다.“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지.”진태양의 눈에서 냉기가 번쩍였고 이내 기린보를 밟으며 손을 들어 태극 채찍권으로 임지환의 얼굴에 들이댔다. 퍽!채찍권을 선보이자마자 허공을 가르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고 천근의 압력이 내려앉아 공기를 다 빨아들이는 듯한 극도의 공포감이 감돌았다.“저 일격을 정통으로 맞으면 임 대사는 바로 죽을 거야.” 송진국은 흥분에 찬 얼굴로 말했다.태극 채찍권은 고대 장군이 전장에서 사용하던 철퇴 무기를 기반으로 한 것이고 진씨 태극권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공격 방식이었다.진태양이라는 태극권 대사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이 맹렬한 권법을 임지환에게 퍼부었다.“임지환, 조심해!”진태양이 공격하는 것을 보고 이청월이 본능적으로 소리쳤다.유란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반짝였고 몸에서는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게 영기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폭풍의 중심에 서 있는 임지환은 발걸음을 살짝 움직이며 빠르게 무극권 자세를 취해 천분의 일초 만에 손을 휘둘러 태극 채찍권을 막아냈다.자세히 보면 임지환은 허리를 축으로 몸을 돌리며 길고 가는 손바닥을 살짝 휘둘렀다.진태양이라는 태극권 대사 앞에서 임지환은 태극 권법의 운수로 공격을 가볍게 막아낸 것이다.“임 대사는 너무 자만한 거 아니야?
팔극권이 발동되자 천지를 뒤흔드는 듯한 강력한 기운이 로비를 휩쓸었고 순식간에 맹렬한 기세로 바람이 몰아쳤다.태극권 대사인 진태양은 임지환의 공격에 전혀 반격할 수 없었고 태극권의 부드러운 힘으로 임지환의 공격을 무마하느라 여념이 없었다.두 사람 사이 잠깐의 교전 후 진태양은 거의 로비에서 빠져나갈 정도로 연신 뒷걸음질 쳤다.하지만 임지환은 멈출 기미가 전혀 없었다.이 순간, 임지환의 손, 팔꿈치, 무릎은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무기가 되어 번개같이 신속하게 움직이며 진태양을 압도하는 강력한 기세를 보였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이 광경을 바라봤다.구경꾼 중 임지환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았지만 눈앞에서 생생하게 벌어지는 장면을 보자 임지환이 교전 중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젠장, 이 녀석은 대체 어디서 이렇게 불쑥 나타난 거야? 처음엔 태극권을 사용하더니 이내 팔극권으로 변하고 지금은 자유 격투 기술까지 사용하다니, 이게 말이 돼? 이 녀석의 기술은 전혀 규칙이 없고 얼핏 보기엔 난잡해 보이지만 날 완전히 압도하고 있잖아.”임지환의 빗발치는 맹렬한 공격에 진태양은 반격할 기회조차 없어 후퇴하며 투덜댔다.“임 진인이 왜 영기를 사용하지 않지? 단순히 기술로 억누른다고 해도 진태양을 이길 뿐이지 죽일 수는 없을 텐데?” 오양산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임지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아마추어는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겠지만 전문가는 드러난 사실을 통해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다.오양산은 임지환이 일부러 힘을 줄이며 진태양을 양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수 사이의 싸움에서 심리전이 가장 중요하죠. 용주님은 일부러 이렇게 하는 거예요. 진정한 실력으로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거죠.”오양산과 달리 유란은 미소를 지으며 단번에 임지환의 의도를 정확히 짚어냈다.진태양이 태극권 대사라고 큰소리치며 자신감이 넘쳐났지? 그런 강력한 인물을 임지환이 다양한 비주류적인 기술
그 총신은 송진국의 마지막 비장의 카드였다.하지만 아직 그 카드를 꺼내지 않았으니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임지환은 송진국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문으로 걸어갔다.단지 한 눈짓만으로도 차를 지키던 경호원들이 본능적으로 길을 비켰다.진태양 같은 태극권 대사도 임지환의 상대가 되지 않았는데 한낱 경호원인 그들은 무턱대고 덤벼봤자 죽음을 자초할 뿐이었다.임지환이 손을 뻗어 차 문을 열자 홍서연이 차 안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임 대사님!”임지환을 보자마자 홍서연의 어두운 눈빛이 순간 밝아졌고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그리고 홍서연 옆에는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스포츠 머리의 청년이 앉아 있었다.스포츠머리의 청년이 눈을 천천히 뜨고 임지환을 쓱 훑어보았다.순간 서슬 퍼런 살기가 임지환의 온몸을 감쌌다.“네가 고수인 건 알겠어. 하지만 아쉽게도...”스포츠머리의 청년은 임지환을 힐끗 쳐다보더니 아쉬워하며 말끝을 흐렸다.임지환은 청년의 날카로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물었다. “뭐가 아쉽다는 거지?”“아쉽게도 지금 시대가 변했다는 거야.”스포츠머리의 청년은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아무리 무술이 뛰어나도 첨단 기술은 이길 수 없단 말이야.”“그래?”임지환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몸을 휙 움직여 차 안으로 순식간에 들어갔다.스포츠머리 청년의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그의 손이 홍서연의 어깨로 향했다.임지환은 그 모습을 보자 즉시 홍서연을 끌어당기며 놀랍고 능숙한 몸놀림으로 자기와 홍서연의 위치를 바꾸었다.임지환이 자기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스포츠머리의 청년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청년은 마술을 선보이는 것처럼 옷소매를 한 번 흔들자 원래 텅텅 비어 있던 오른손에 데저트 이글 권총이 나타났다.총을 손에 쥔 순간, 청년은 총구를 임지환에게 겨누었다.지금 임지환과 스포츠머리의 청년 사이의 거리는 겨우 한 자 정도로 가까웠다.이렇게 짧은 거리에서 총을 거머쥔 청년은 이미 무적이나
칠흑처럼 새까만 총구의 맞은편은 마치 지옥의 문이 열린 듯했다.“부탁이에요. 임 대사님을 죽이지 말아 주세요!”이때 죽음의 공포에서 겨우 벗어난 홍서연이 입을 열어 간절히 애원했다.“꼬마야, 내가 널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자비를 베푼 거야. 네 목숨을 아껴야지, 안 그래?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의 죽음은 아무 의미도 없게 될 거야.”양동운은 고개도 들지 않고 아무런 감정도 없는 말투로 차 문을 열고 홍서연을 밖으로 밀어냈다.“임 대사님...”홍서연은 임지환의 안전이 심히 걱정되어 몹시 불안했다.“서연아, 이리 와.”홍진은 딸이 차에서 탈출한 것을 보고 즉시 달려와 홍서연을 몸 뒤로 보호했다.그러고는 입을 열어 양동운과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난 강한시의 시장, 홍진입니다! 오늘 당신이 여기서 임 대사를 죽이면 절대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에요. 차라리 서로 한발 물러서도록 합시다. 난 당신의 잘못을 묻지 않고 당신을 강한시에서 떠나게 해줄 수 있어요.”홍진은 조금의 거짓도 보태지 않고 진심을 다해 협상했다.하지만 양동운은 이 말을 듣고 경멸에 찬 웃음을 피식 지었다.“내가 가겠다고 마음먹으면 너희 중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 하지만 이 녀석은...”양동운은 임지환을 바라보며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난 이 녀석을 꼭 죽이겠다고 이미 송 선생님에게 약속했어. 네가 시장이 아니라 대통령이라고 해도 내 마음을 바꿀 순 없어.”말을 마치고 양동운의 눈빛이 섬뜩해지더니 방아쇠를 힘껏 당겼다.탕!펑!서로 다른 둔탁한 소리가 거의 동시에 울렸다.“끝났어! 임 대사는 이번에 틀림없이 죽었어!”총소리가 울리자마자 홍진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처참한 장면을 차마 볼 수 없었다. 옆에 있던 홍서연도 맥이 풀려 힘없이 제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기 시작했다. “임 대사님, 미안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저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었어요.”“흥, 무술 대가가 뭐 어때서? 우리 송씨 가문과 정면으로 싸우는 놈은 결국엔 전부 저
임지환의 일련의 공격은 빠르고 정확하고 맹렬했고 그의 무시무시한 전투 능력을 완벽하게 입증했다.오양산은 냉정하게 자기에게 물었다.자기에게 20년을 더 준다 해도 과연 이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까? 확답이 나오기 어려웠다.“임 대사, 무사하셔서 천만다행입니다...”눈을 뜬 홍진은 임지환이 멀쩡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만약 임지환이 자기 딸을 구하려다 죽었다면 그 죄가 너무 클 것이고 책임지기 버거울 것이다.“임 대사님, 다치지 않으셨죠?”홍서연은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 뒤에서 임지환을 와락 껴안았다.임지환은 등 뒤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과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여자 향기에 잠시 정신을 놓고 황홀한 감정을 느꼈다.하지만 그것도 몇 초뿐, 임지환은 이내 제정신을 차렸다. 그러고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부드럽게 홍서연을 떼어내며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걱정 마. 이 정도 상대는 내 털끝도 다칠 수 없으니까.”홍서연은 연신 눈물을 닦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네, 전 임 대사님이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는 걸 알아요!”홍서연을 진정시킨 후, 임지환은 송진국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송 가주, 이제 마지막 정산을 해야겠네!”임지환은 일부러 말을 길게 늘이며 또박또박 말했다.“제발 날 죽이지 말아줘! 원하는 게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게. 2000억이라도 줄 수 있어. 그것도 모자란다면 내가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할 수도 있어!”송진국은 완전히 공포에 질려 임지환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돈은 나에게 그냥 숫자일 뿐이야. 그런 건 전혀 관심 없어. 그리고 뭐 사과? 네 사과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 지금은 네 숨통을 끊어야만 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임지환은 천문 숫자에 달하는 금액을 들어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얼굴에 광기 어린 살기가 가득했다.임지환은 작은 위협을 방치해 나중에 큰 위협이 되게 하는 습관이 없기에 송진국의 목숨을 이 자리에서 끝내기로 결심했다.“임 대사, 여기서 송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