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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매력적인 목소리, 유혹이 가득 담긴 말투, 늘씬한 몸매.

불이 꺼진 집안, 이청월의 모습은 어딘가 흐릿했지만 오히려 그 몽롱함과 신비로움이 분위기를 더 묘하게 달구었다.

차가운 달빛에 언뜻언뜻 비치는 하얀 어깨, 완벽한 쇄골라인.

달의 여신처럼 고고한 자태의 이청월이 천천히 임지환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름다운 여자네.’

모든 것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완벽 그 자체인 모습, 그림같이 생겼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만 같은 미인이었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임지환의 시선은 무덤덤하기만 했다.

“지환아, 너도 건강한 성인 남자잖아.”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이청월이 임지환의 귓가에 속삭였다.

은은한 향수 냄새와 체향이 섞여 임지환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가만히 있는 임지환의 모습에 이청월의 움직임은 점점 대담해지고... 긴 손가락이 천천히 임지환의 가슴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길이 아랫배를 향하려던 순간, 임지환이 그녀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누가 봐도 미인인 여자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는데 솔직히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살짝 거칠어진 호흡, 어느새 욕망이 깃든 눈동자.

임지환을 바라보는 이청월은 살짝 겁이 나긴 했지만 기대감이 더 앞섰다.

‘그래, 임지환. 날 가져.’

천천히 눈을 감은 이청월의 입술은 촉촉한 과즙을 머금은 딸기마냥 탐스러웠다.

하지만 한참을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왠지 이상하다는 생각에 이청월은 빼꼼 눈을 떠보았다.

방금 전 보았던 욕망이 마치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임지환은 다시 차분한 얼굴이었다.

“이만 가.”

임지환이 그녀의 손을 내쳤다.

“왜? 배지수 그 여자 때문에 그래? 두 사람 이미 이혼했잖아. 괜찮아. 이건 배신도 아니야.”

‘왜! 분명 날 원하면서 왜 참고만 있는 건데!’

“이혼, 배신. 그런 거 때문 아니야.”

임지환이 고개를 저었다.

“그 여자 어디가 그렇게 좋아? 솔직히 이혼하고 나서도 그 여자는 널 무시하고 네 자존심을 짓밟았어. 그 여자가 원하는 건 돈, 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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