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야. 인정해. 그런데 내 취향은 아니야.”임지환의 무덤덤한 목소리에 이청월이 이를 악물었다.“그, 그래. 알겠어.”말없이 옷을 주워입은 이청월이 얼굴을 감싸쥔 채 도망치 듯 저택을 나서고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임지환은 씁쓸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이틀 뒤 성운호텔.성운호텔은 5성급 호텔로서 위치,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소항시에서 손꼽히는 호텔이었다.호수 근처에 위치한 35층까지 건물은 소항의 랜드마크이기도 했다.“누나, 우리 앞으로 여기서 지내는 거야?”배준영이 잔뜩 흥분한 얼굴로 성운호텔 건물을 올려다보았다.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수많은 스포츠카 구경만 해도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당연하지. 외할아버지 80세 생신이잖아. 뭐든 최고급으로 해야지.”온갖 보석 액세서리로 몸을 휘감은 유옥진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한편, 옆에 가만히 서 있는 배지수는 전혀 다른 생각 중이었다.소항시에 온 뒤로 강한시에 묶여있었던 자신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던 것인지 깨달은 그녀였다.‘소항... 매력적인 도시야.’“일단 체크인부터 하죠.”잠시 후, 프런트.“네? 일반 스위트룸 숙박비가 하룻밤에 1000만원이라고요? 아니 무슨 강도도 아니고.”배준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웬만한 호텔에서 한달은 지낼 수 있는 가격에 겨우 하룻밤이라니.하지만 배지수는 태연하게 직원을 향해 카드를 내밀었다.“아니요. 괜찮아요. 그 방으로 해주세요.”바로 그 순간. 상자를 든 임지환이 호텔 로비로 들어서고...체크인을 마치고 방키를 챙긴 배지수는 고개를 돌리려다 바로 임지환과 눈이 마주쳤다.“너...”그를 발견한 배지수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임지환, 너 미쳤어? 우리 누나 스토킹 하는 거야? 소항시까지 따라와?”역시 임지환을 발견한 배준영이 바로 욕설을 내뱉고 유옥진은 저딴 자식과는 말을 섞을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한편, 배지수와 그 가족들을 여기서 볼 거라곤 생각지도
분노로 가득 찬 배지수의 얼굴을 바라보던 임지환이 멋쩍은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뭔지는 몰라도 오해가 꽤 깊은 모양이네...’“가자!”“아니. 왜 자꾸 따라와? 넌 수치심 뭐 이런 것도 없어?”임지환이 여전히 따라오는 걸 발견한 유옥진이 앙칼지게 소리쳤다.“우리 누나 귀찮게 굴지 마. 누나는 물론이고 우리 가족들 모두 너만 보면 열불이 나. 또 내 눈에 띄면 그땐 진짜 죽여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배준영은 정말 금방이라도 주먹을 날릴 듯 소매까지 걷어붙였다.“저도 여기 예약했는데요.”“하, 네가? 하하하하.”임지환의 대답에 배진영은 마치 굉장히 우스운 농담을 들은 듯 배까지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아, 웃겨. 오랜만에 이렇게 크게 웃어보네. 야. 너 여기 숙박비에 하룻밤에 얼마인 줄이나 알아?”역시 옆에서 비웃던 유옥진이 물었다.“모르는데요.”“우리가 예약한 일반 스위트룸도 하룻밤에 1000만 원이야. 너 같은 거지 새끼가 언감생신 묵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앞으로는 허세를 부리고 싶으면 제대로 좀 알아보고 부려. 괜히 창피당하지 말고.”전 장모님의 비아냥거림에 임지환은 더 이상 변명하지 않았다.“당신은 참... 하나도 안 변했네. 한때 부부로서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그냥 성실하게 살아. 되지도 않는 자존심 부리지 말고.”깊은 한숨을 내쉰 배지수가 실망스러운 얼굴로 먼저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뻔뻔한 자식.”혀를 끌끌 차던 유옥진이 배준영에게 말했다.“준영아. 저딴 쓰레기랑 괜히 말 섞지 말고 그냥 가.”“아니요, 엄마. 누나랑 먼저 올라가세요.”“왜. 뭐 하려고?”“저 자식 뭔가 수상해요. 행여나 우리 방 번호 몰래 알아내려는 거면 어떡해요. 제가 제대로 감시하려고요.”“알아서 해.”배지수와 유옥진을 태운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다시 임지환 앞으로 다가간 배준영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야, 임지환. 너 뭐야? 너 우리 누나랑 이미 이혼했잖아. 그런데 왜 자꾸 우리 누나 귀찮게 굴어. 우리 외할아버지 소항시 재벌
게다가 대나무로 엮은 것 같은 낡은 상자까지 들고 있는 모습은 잡상인 그 자체였다.잠깐 동안의 스캔을 통해 장수혁은 배준영의 말이 훨씬 더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물론 고객의 외모만으로 재력을 판단하는 건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는 일이긴 했지만...‘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아주 낮은 일이니까. 아무리 봐도 부자처럼 보이진 않아.’“고객님, 방 번호 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이미 대충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장수혁은 프로 의식을 발휘해 최대한 친절하게 질문했다.“펜트하우스 로열 스위트룸이요.”“로열 스위트룸? 하, 나 진짜 어이가 없어서. 왜? 아예 이 호텔이 네 거라고 하지?”배준영이 헛웃음을 터트렸다.전에는 무던하던 성격의 임지환이 왜 이렇게까지 허세를 부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한참을 웃던 배준영이 말을 이어갔다.“저기 팀장님. 얘가 지금 뭘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으니까 성운호텔 로열 스위트룸 하루 숙박비가 얼마인지 말씀 좀 해주세요.”“저희 호텔의 로열 스위트룸은 단 두 개. 가격은 1박에 3000만원입니다. 물론 가격에 맞게 최고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죠.”“들었어? 3000만원이라잖아. 너 같은 애가 3000만원을 무슨 수로. 뭘 잘못 먹고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망상증? 그런 건 것 같으니까 일단 정신과부터 좀 가봐.”‘가진 건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우리 누나 고생만 시켜놓고 이제 와서 뭐? 너 오늘 제대로 당해 봐라.’하지만 배준영의 비아냥거림에도 임지환은 침착하기만 했다.“다른 방도 내가 예약했는데?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라서.”“하. 뭐라고?”배준영이 장수혁을 돌아보았다.“저기 팀장님. 이 자식 진짜 미친 거 맞다니까요. 보는 눈도 많은데 이렇게 헛소리 계속 하게 두실 거예요?”역시 임지환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장수혁이 어느새 무전기를 꺼내들고 잠시 후 건장한 체격의 보디가드들이 임지환을 둘러쌌다.“그러게 왜 되지도 않는 뻥을 쳐선. 쌤통이
뭐?그가 바로 VIP 임지환이라고?!장수혁의 입가에는 경련이 일었고 안색이 순식간에 격하게 변했다. 정말 머피의 법칙처럼 이렇게 되다니!배준영은 장수혁의 표정 변화를 보고 정말 화가 난 줄로 알았다."장 매니저님, 저 이 녀석 알아요. 그냥 병신일 뿐이니까 더 이상 예의를 차릴 필요도 없이 바로 한 대 때려요! 때리고 나면 저 녀석은 얌전해질 거예요!"배준영은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고 그들이 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러나 장수혁은 단번에 그를 밀어내고 임지환의 곁으로 달려갔다."임 선생님, 정말 선생님이십니까?""전 소식을 받은 후 줄곧 여기서 선생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눈치가 없어 방금 선생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용서해 주세요. 만약 제가 예의를 차리지 못한 점이 있다면 양해해 주세요!"장수혁은 임지환의 손을 꼭 잡고 끊임없이 사과했다.임지환은 그의 지나친 열정에 조금 불편함을 느껴 재빨리 손을 뺐다."모르는 자는 잘못이 없죠!"임지환이 담담하게 말했다.장수혁은 바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마터면 위험할 뻔했다!이 귀한 손님이 탓을 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에 큰 사고를 쳤을 것이다.그는 즉시 고개를 돌려 큰 소리로 외쳤다."모두 멍해서 뭐해? 이 분은 우리 호텔의 귀한 손님이셔, 어서 와서 맞이해야지?"이 말을 듣고 호텔 직원들은 바로 하고 있던 일을 내버려두었다.종업원, 경비원, 프런트, 청소부까지... 단번에 정연하게 두 줄로 섰다."존경하는 VIP 손님, 성운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만족은 저희의 추구입니다! 마음에 드시는 입주 체험을 하시길 바랍니다!"아무래도 5성급 호텔 직원이다 보니 모두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것이 분명했다.그들은 허리를 모두 90도로 숙였고 가지런하고 일치하게 큰소리로 외쳤다.배준영은 이 장면을 보고 넋을 잃었다!아니... 임지환이 VIP 손님이라고?설마 저 녀석이 정말 펜트하우스 로열 스위트룸에 입주한 사람인가?빌어먹을
"만약 또 다음번이 있다면 그가 또 어떤 엉뚱한 일을 할지 몰라."유옥진은 눈을 흘기며 딸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배지수는 곰곰이 생각을 해보다 어머니의 말이 아주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만약 임지환이 일부러 염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자신이 이곳에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우연히 만난다는 핑계는 세 살짜리 아이나 속일 수 있다!"엄마, 임지환이랑 완전히 끝냈어요. 만약 다음에 또 온다면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할게요!"배지수가 진지하게 말했다.그녀도 수없이 엮이다 보니 임지환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이제 엄마의 마음을 알겠지? 그 해 그 녀석이 나타났을 때에도 동기가 불순하다고 의심했었어. 네 돈을 보고 왔다고 생각했지만 네가 줄곧 너희의 감정이 한없이 굳세다고 하니 어쩌겠어. 예전에는 어렸으니 일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없었기에 우리가 아무리 말을 해도 설득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혼하고 나니 그 녀석의 실체도 드러난 거야. 이제는 그의 인품과 본성이 똑똑히 보여.""그게 차라리 낫지... 그 결혼은 교훈을 사는 셈이야."유옥진은 한숨을 쉬며 배지수를 나무라기 시작했다."네. 알았어요."배지수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실패한 결혼은 시종 그녀의 마음속에 꽂힌 가시와도 같다.딸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유옥진은 웃으며 위로하기 시작했다."지수야, 이혼 후가 새로운 시작이야. 봐봐, 지금 진가 둘째 도련님이 얼마나 좋아. 집안도 좋고 인품도 좋고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우리가 지위 높은 진가와 엮인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거야."어머니의 말을 듣고 배지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위로 기어오르려면 강력한 뒷받침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리고 진가가 바로 이 강력한 뒷배경이다!진운이 그녀에게 그런 뜻이 있든 없든 배지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지금 그녀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이 뒷배경을 단단히 잡는 것이다!"지수야, 지금 가서 샤워하고 잘 좀 꾸며."유옥진이 말했다."이따가 누구
배지수 일가가 천향각 룸에 도착했을 때, 큰 외삼촌과 둘째 외삼촌 일가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큰 외삼촌 유옥성은 조금 뚱뚱하고 살이 쪘지만 눈썹 사이로 예전에 미남이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다.둘째 외삼촌 유옥수는 키가 크고 웃음기가 없어 위세를 부리지 않아도 위엄이 가득한 모습이었다."오빠! 동생!"유옥진은 감정이 격해져 그들을 불렀다.그녀는 자신의 큰오빠와 둘째 동생과 이미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 문에 들어서자부터 눈시울을 붉혔다.비록 머리를 감싸 안고 통곡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안타까웠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년이 지났고 모두들 나이가 들었다.특히 유옥성은 이미 양쪽 귀밑머리가 하얗게 변했다."옥진아, 몇 년 동안 고생했어."유옥성은 감개무량하여 긴 한숨을 내쉬었다.어렸을 때부터 그는 여동생을 예뻐했고 그녀와 가장 사이가 좋았다.그 당시 유옥진은 강한 시로 시집을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집안에서 소란을 피웠고, 그로 인해 아버지가 방에 가두어 놓았다.그때에도 유옥성이 그녀를 안타까워하며 몰래 문을 열어 그녀를 내보냈다.그 후 아버지는 노발대발하였고 완전히 그를 밉게 보기 시작했다.그래서 유옥성은 몇 년 동안 중요한 일들을 도맡지 못했다.유옥성의 아내 원숙화는 분위기가 단아하고 단정해 보였다.그들 부부의 슬하에는 딸 유아연이 있다.딸도 아주 능력이 있어 멋부림보다 군복을 좋아해 대학을 다닐 때 이미 입대했다.그녀는 지금 군대에서 잘 지내고 있으며 어린 나이에 엘리트 전장급으로 앞으로 더 큰 상승 공간이 있다.둘째 유옥수는 현재 유 씨 집안에서 아버지를 제외하고 실권이 가장 많은 사람이다.그는 집안 전체의 크고 작은 회사를 관리하고 있으며 둘도 없는 결정자이다.그의 아내 구영아는 소항 구씨 집안의 귀한 딸로 영락없는 재벌 아가씨이다.그들 두 사람은 외아들 하나뿐인데 이름은 유기린이다.머리를 금빛으로 염색한 유기린은 친척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도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다리를 꼬며 핸드폰을 놀고 있었다."기린아,
원숙화는 고풍스러운 화장품 세트를 받고 웃느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둘째 외삼촌 부부는 비록 칭찬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싫어하지 않고 선물을 받았다.배지수는 선물을 유기린 앞으로 건네고 웃으며 말했다."기린아, 나도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말이야. 이 최신형 게임기가 누나의 마음이니까 받아줘."이것은 방금 출시된 최신형 게임기로 VR 일체형 안경도 한 세트로 구성되어 많은 게임 유저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품절 대란으로 인해 하나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배지수는 두 배의 판매 가격을 들여 어렵게 구했다.이것을 젊은 남자아이에게 주는 것도 취향에 맞는 셈이다.그러나 유기린은 게임기를 보고 그저 입을 삐죽거리며 냉소를 지었다."나를 세 살짜리 애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진작에 이렇게 유치한 것을 가지고 놀지 않았어요. 이렇게 저렴한 물건도 내놓을 엄두가 나다니."말을 마치고 그는 게임기를 단번에 식탁 위로 던졌다.배지수는 얼굴이 굳어졌고, 제자리에 서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기린아, 사촌 누나가 선물한 물건은 누나의 성의야. 싫다고 해도 선물을 바닥에 버리면 안 돼. 너무 예의가 없는 거 아니야?"유옥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화를 냈다."이런 쓰레기도 선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집이 가난뱅이도 아니고. 미안합니다만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유기린은 어깨를 으쓱거렸다."너..."유옥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그를 때리려 했다."괜찮아 동생... 화내지 마. 아이가 어려서 말을 가려서 할 줄 몰라서 그런 건데 뭘."유옥진은 얼른 앞으로 나가 막아섰다.그녀는 두꺼운 봉투 하나를 꺼내 유기린의 앞으로 놓았고 웃으며 말했다."기린아, 이건 고모가 너에게 주는 것이니 싫어하지 마."유기린은 봉투를 들어 올렸고 얼핏 안에 1000만 원 정도가 있다고 확인했다.그제야 그는 느긋하게 말했다."진작에 이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아요? 이 돈으로 저녁에 클럽 가기 딱 좋겠네요, 고마워요!"말이 끝나자 그는 봉투를 주머니에
유옥성은 궁금해서 바로 입을 열어 물었다.몇 년 동안 그는 몰래 여동생과 간혹 연락을 하고 있었다.그는 3년 전에 조카딸의 결혼 청첩장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아버지가 눈치를 챌까 봐 참석을 하지 못하고 그저 축의금으로 돈을 송금했다.그러나 배지수가 정말 결혼을 했다면 진가 둘째 도련님과 어떻게 함께 있을 수 있을까?이건 도덕에 어긋난다!"음..."유옥진의 웃음이 얼굴에 굳어졌다.임지환은 마치 가시처럼 시종 그녀의 목구멍에 걸려있다.삼켜도 넘기지 못하고 뱉어도 나오지 않아 얼마나 괴로운지 이루 말할 수도 없다."큰삼촌, 저는 확실히 전에 결혼을 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한 결혼이었어요. 그래서 얼마 전에 이 결혼을 끝냈고 앞으로 제 중심은 일에 둘 것입니다. 경성 그룹을 전국적으로 유명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배지수는 당당하게 인정했다.그녀의 얼굴에는 의연한 빛이 있어 여사업가 기질이 다분해 보였다."맞아요. 저희 누나는 이미 이혼했어요. 전에 그 남자는 인품이 별로인데다 진취적이지 않아 우리 누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어요. 우리 누나는... 뭐랄까, 제때에 손절한 거죠!"배준영이 옆에서 끼어들었다.이 말을 듣고 유 씨 가족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배지수의 미모만 보아도 영락없는 미녀이다.심지어 소항같이 환경도 좋고 미남미녀가 많은 곳에서도 배지수처럼 완벽한 미모를 가진 여인은 거의 없었다.얼굴도 예쁘고 사업도 잘 되는 여자는 어디를 가나 앞다투어 빼앗는 대상이다."지수야, 네 선택은 아주 정확해. 절대적인 이익 앞에서 스스로 선택과 고려가 있어야 한다. 남녀 사이의 감정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고, 가족의 이익만이 가장 중요하다. 자, 둘째 외삼촌이 한 잔 올리마!"유옥수는 주동적으로 술잔을 들어 올렸다.배지수는 그의 칭찬을 받고 놀라서 술잔을 들어 올렸다.둘째 외삼촌의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둘째 삼촌, 경영 쪽에서는 제가 삼촌한테 잘 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