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화

작가: 박성호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3-12 21:35:34
게다가 대나무로 엮은 것 같은 낡은 상자까지 들고 있는 모습은 잡상인 그 자체였다.

잠깐 동안의 스캔을 통해 장수혁은 배준영의 말이 훨씬 더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물론 고객의 외모만으로 재력을 판단하는 건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는 일이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아주 낮은 일이니까. 아무리 봐도 부자처럼 보이진 않아.’

“고객님, 방 번호 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이미 대충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장수혁은 프로 의식을 발휘해 최대한 친절하게 질문했다.

“펜트하우스 로열 스위트룸이요.”

“로열 스위트룸? 하, 나 진짜 어이가 없어서. 왜? 아예 이 호텔이 네 거라고 하지?”

배준영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전에는 무던하던 성격의 임지환이 왜 이렇게까지 허세를 부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참을 웃던 배준영이 말을 이어갔다.

“저기 팀장님. 얘가 지금 뭘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으니까 성운호텔 로열 스위트룸 하루 숙박비가 얼마인지 말씀 좀 해주세요.”

“저희 호텔의 로열 스위트룸은 단 두 개. 가격은 1박에 3000만원입니다. 물론 가격에 맞게 최고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죠.”

“들었어? 3000만원이라잖아. 너 같은 애가 3000만원을 무슨 수로. 뭘 잘못 먹고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망상증? 그런 건 것 같으니까 일단 정신과부터 좀 가봐.”

‘가진 건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우리 누나 고생만 시켜놓고 이제 와서 뭐? 너 오늘 제대로 당해 봐라.’

하지만 배준영의 비아냥거림에도 임지환은 침착하기만 했다.

“다른 방도 내가 예약했는데?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라서.”

“하. 뭐라고?”

배준영이 장수혁을 돌아보았다.

“저기 팀장님. 이 자식 진짜 미친 거 맞다니까요. 보는 눈도 많은데 이렇게 헛소리 계속 하게 두실 거예요?”

역시 임지환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장수혁이 어느새 무전기를 꺼내들고 잠시 후 건장한 체격의 보디가드들이 임지환을 둘러쌌다.

“그러게 왜 되지도 않는 뻥을 쳐선. 쌤통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1화

    뭐?그가 바로 VIP 임지환이라고?!장수혁의 입가에는 경련이 일었고 안색이 순식간에 격하게 변했다. 정말 머피의 법칙처럼 이렇게 되다니!배준영은 장수혁의 표정 변화를 보고 정말 화가 난 줄로 알았다."장 매니저님, 저 이 녀석 알아요. 그냥 병신일 뿐이니까 더 이상 예의를 차릴 필요도 없이 바로 한 대 때려요! 때리고 나면 저 녀석은 얌전해질 거예요!"배준영은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고 그들이 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러나 장수혁은 단번에 그를 밀어내고 임지환의 곁으로 달려갔다."임 선생님, 정말 선생님이십니까?""전 소식을 받은 후 줄곧 여기서 선생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눈치가 없어 방금 선생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용서해 주세요. 만약 제가 예의를 차리지 못한 점이 있다면 양해해 주세요!"장수혁은 임지환의 손을 꼭 잡고 끊임없이 사과했다.임지환은 그의 지나친 열정에 조금 불편함을 느껴 재빨리 손을 뺐다."모르는 자는 잘못이 없죠!"임지환이 담담하게 말했다.장수혁은 바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마터면 위험할 뻔했다!이 귀한 손님이 탓을 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에 큰 사고를 쳤을 것이다.그는 즉시 고개를 돌려 큰 소리로 외쳤다."모두 멍해서 뭐해? 이 분은 우리 호텔의 귀한 손님이셔, 어서 와서 맞이해야지?"이 말을 듣고 호텔 직원들은 바로 하고 있던 일을 내버려두었다.종업원, 경비원, 프런트, 청소부까지... 단번에 정연하게 두 줄로 섰다."존경하는 VIP 손님, 성운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만족은 저희의 추구입니다! 마음에 드시는 입주 체험을 하시길 바랍니다!"아무래도 5성급 호텔 직원이다 보니 모두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것이 분명했다.그들은 허리를 모두 90도로 숙였고 가지런하고 일치하게 큰소리로 외쳤다.배준영은 이 장면을 보고 넋을 잃었다!아니... 임지환이 VIP 손님이라고?설마 저 녀석이 정말 펜트하우스 로열 스위트룸에 입주한 사람인가?빌어먹을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2화

    "만약 또 다음번이 있다면 그가 또 어떤 엉뚱한 일을 할지 몰라."유옥진은 눈을 흘기며 딸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배지수는 곰곰이 생각을 해보다 어머니의 말이 아주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만약 임지환이 일부러 염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자신이 이곳에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우연히 만난다는 핑계는 세 살짜리 아이나 속일 수 있다!"엄마, 임지환이랑 완전히 끝냈어요. 만약 다음에 또 온다면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할게요!"배지수가 진지하게 말했다.그녀도 수없이 엮이다 보니 임지환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이제 엄마의 마음을 알겠지? 그 해 그 녀석이 나타났을 때에도 동기가 불순하다고 의심했었어. 네 돈을 보고 왔다고 생각했지만 네가 줄곧 너희의 감정이 한없이 굳세다고 하니 어쩌겠어. 예전에는 어렸으니 일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없었기에 우리가 아무리 말을 해도 설득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혼하고 나니 그 녀석의 실체도 드러난 거야. 이제는 그의 인품과 본성이 똑똑히 보여.""그게 차라리 낫지... 그 결혼은 교훈을 사는 셈이야."유옥진은 한숨을 쉬며 배지수를 나무라기 시작했다."네. 알았어요."배지수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실패한 결혼은 시종 그녀의 마음속에 꽂힌 가시와도 같다.딸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유옥진은 웃으며 위로하기 시작했다."지수야, 이혼 후가 새로운 시작이야. 봐봐, 지금 진가 둘째 도련님이 얼마나 좋아. 집안도 좋고 인품도 좋고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우리가 지위 높은 진가와 엮인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거야."어머니의 말을 듣고 배지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위로 기어오르려면 강력한 뒷받침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리고 진가가 바로 이 강력한 뒷배경이다!진운이 그녀에게 그런 뜻이 있든 없든 배지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지금 그녀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이 뒷배경을 단단히 잡는 것이다!"지수야, 지금 가서 샤워하고 잘 좀 꾸며."유옥진이 말했다."이따가 누구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3화

    배지수 일가가 천향각 룸에 도착했을 때, 큰 외삼촌과 둘째 외삼촌 일가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큰 외삼촌 유옥성은 조금 뚱뚱하고 살이 쪘지만 눈썹 사이로 예전에 미남이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다.둘째 외삼촌 유옥수는 키가 크고 웃음기가 없어 위세를 부리지 않아도 위엄이 가득한 모습이었다."오빠! 동생!"유옥진은 감정이 격해져 그들을 불렀다.그녀는 자신의 큰오빠와 둘째 동생과 이미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 문에 들어서자부터 눈시울을 붉혔다.비록 머리를 감싸 안고 통곡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안타까웠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년이 지났고 모두들 나이가 들었다.특히 유옥성은 이미 양쪽 귀밑머리가 하얗게 변했다."옥진아, 몇 년 동안 고생했어."유옥성은 감개무량하여 긴 한숨을 내쉬었다.어렸을 때부터 그는 여동생을 예뻐했고 그녀와 가장 사이가 좋았다.그 당시 유옥진은 강한 시로 시집을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집안에서 소란을 피웠고, 그로 인해 아버지가 방에 가두어 놓았다.그때에도 유옥성이 그녀를 안타까워하며 몰래 문을 열어 그녀를 내보냈다.그 후 아버지는 노발대발하였고 완전히 그를 밉게 보기 시작했다.그래서 유옥성은 몇 년 동안 중요한 일들을 도맡지 못했다.유옥성의 아내 원숙화는 분위기가 단아하고 단정해 보였다.그들 부부의 슬하에는 딸 유아연이 있다.딸도 아주 능력이 있어 멋부림보다 군복을 좋아해 대학을 다닐 때 이미 입대했다.그녀는 지금 군대에서 잘 지내고 있으며 어린 나이에 엘리트 전장급으로 앞으로 더 큰 상승 공간이 있다.둘째 유옥수는 현재 유 씨 집안에서 아버지를 제외하고 실권이 가장 많은 사람이다.그는 집안 전체의 크고 작은 회사를 관리하고 있으며 둘도 없는 결정자이다.그의 아내 구영아는 소항 구씨 집안의 귀한 딸로 영락없는 재벌 아가씨이다.그들 두 사람은 외아들 하나뿐인데 이름은 유기린이다.머리를 금빛으로 염색한 유기린은 친척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도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다리를 꼬며 핸드폰을 놀고 있었다."기린아,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4화

    원숙화는 고풍스러운 화장품 세트를 받고 웃느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둘째 외삼촌 부부는 비록 칭찬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싫어하지 않고 선물을 받았다.배지수는 선물을 유기린 앞으로 건네고 웃으며 말했다."기린아, 나도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말이야. 이 최신형 게임기가 누나의 마음이니까 받아줘."이것은 방금 출시된 최신형 게임기로 VR 일체형 안경도 한 세트로 구성되어 많은 게임 유저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품절 대란으로 인해 하나를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배지수는 두 배의 판매 가격을 들여 어렵게 구했다.이것을 젊은 남자아이에게 주는 것도 취향에 맞는 셈이다.그러나 유기린은 게임기를 보고 그저 입을 삐죽거리며 냉소를 지었다."나를 세 살짜리 애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진작에 이렇게 유치한 것을 가지고 놀지 않았어요. 이렇게 저렴한 물건도 내놓을 엄두가 나다니."말을 마치고 그는 게임기를 단번에 식탁 위로 던졌다.배지수는 얼굴이 굳어졌고, 제자리에 서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기린아, 사촌 누나가 선물한 물건은 누나의 성의야. 싫다고 해도 선물을 바닥에 버리면 안 돼. 너무 예의가 없는 거 아니야?"유옥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화를 냈다."이런 쓰레기도 선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집이 가난뱅이도 아니고. 미안합니다만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유기린은 어깨를 으쓱거렸다."너..."유옥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그를 때리려 했다."괜찮아 동생... 화내지 마. 아이가 어려서 말을 가려서 할 줄 몰라서 그런 건데 뭘."유옥진은 얼른 앞으로 나가 막아섰다.그녀는 두꺼운 봉투 하나를 꺼내 유기린의 앞으로 놓았고 웃으며 말했다."기린아, 이건 고모가 너에게 주는 것이니 싫어하지 마."유기린은 봉투를 들어 올렸고 얼핏 안에 1000만 원 정도가 있다고 확인했다.그제야 그는 느긋하게 말했다."진작에 이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아요? 이 돈으로 저녁에 클럽 가기 딱 좋겠네요, 고마워요!"말이 끝나자 그는 봉투를 주머니에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5화

    유옥성은 궁금해서 바로 입을 열어 물었다.몇 년 동안 그는 몰래 여동생과 간혹 연락을 하고 있었다.그는 3년 전에 조카딸의 결혼 청첩장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아버지가 눈치를 챌까 봐 참석을 하지 못하고 그저 축의금으로 돈을 송금했다.그러나 배지수가 정말 결혼을 했다면 진가 둘째 도련님과 어떻게 함께 있을 수 있을까?이건 도덕에 어긋난다!"음..."유옥진의 웃음이 얼굴에 굳어졌다.임지환은 마치 가시처럼 시종 그녀의 목구멍에 걸려있다.삼켜도 넘기지 못하고 뱉어도 나오지 않아 얼마나 괴로운지 이루 말할 수도 없다."큰삼촌, 저는 확실히 전에 결혼을 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한 결혼이었어요. 그래서 얼마 전에 이 결혼을 끝냈고 앞으로 제 중심은 일에 둘 것입니다. 경성 그룹을 전국적으로 유명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배지수는 당당하게 인정했다.그녀의 얼굴에는 의연한 빛이 있어 여사업가 기질이 다분해 보였다."맞아요. 저희 누나는 이미 이혼했어요. 전에 그 남자는 인품이 별로인데다 진취적이지 않아 우리 누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어요. 우리 누나는... 뭐랄까, 제때에 손절한 거죠!"배준영이 옆에서 끼어들었다.이 말을 듣고 유 씨 가족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배지수의 미모만 보아도 영락없는 미녀이다.심지어 소항같이 환경도 좋고 미남미녀가 많은 곳에서도 배지수처럼 완벽한 미모를 가진 여인은 거의 없었다.얼굴도 예쁘고 사업도 잘 되는 여자는 어디를 가나 앞다투어 빼앗는 대상이다."지수야, 네 선택은 아주 정확해. 절대적인 이익 앞에서 스스로 선택과 고려가 있어야 한다. 남녀 사이의 감정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고, 가족의 이익만이 가장 중요하다. 자, 둘째 외삼촌이 한 잔 올리마!"유옥수는 주동적으로 술잔을 들어 올렸다.배지수는 그의 칭찬을 받고 놀라서 술잔을 들어 올렸다.둘째 외삼촌의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둘째 삼촌, 경영 쪽에서는 제가 삼촌한테 잘 배워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6화

    이것은 연경 진 씨 집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요청장으로, 다른 사람들은 전혀 가짜를 만들어 낼 수 없고 감히 위조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임지환은 문을 열고 들어가 곧장 888번 룸으로 들어갔다.원래 안에서는 아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임지환이 들어온 후 뚝 멈추면서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수많은 눈빛이 잇달아 입구로 향했고 임지환의 몸을 끊임없이 훑어보았다.이 사람들의 눈빛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웠다.그들의 시선은 앞에 있는 사람이 옷을 입지 않고 알몸으로 있는 것처럼 꿰뚫어 볼듯했다.보통 사람이었다면 이미 부담스러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긴장으로 떨고 있었을 것이다.이것은 상위자의 위압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게 만든다.그러나 임지환은 평온하게 서서 이런 눈빛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의 눈빛은 간단하게 한 바퀴 훑어 지났고, 마지막에는 정중앙 좌석 옆에 앉은 진운에게 멈추었다."임 선생님, 드디어 오셨네요."진운은 즉시 웃으며 앞으로 나가 빠른 걸음으로 임지환의 곁으로 다가갔다."임 선생님, 이쪽으로 오세요."진운의 인솔하에 임지환은 상석 위치로 왔다.그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털썩 자리에 앉았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상석에 앉은 사람이 이렇게 젊은 것을 보고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끼리 눈빛을 주고받았다."임 선생님, 제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진운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열정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이분은 심 씨 가문 회장님 심천명입니다."진운이 머리가 짧고 개량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를 가리켰다."심 회장님은 소항에서 물류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소항 전체의 물류를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손에 쥐고 있는 돈은 나라와도 대적할 수 있습니다.""둘째 도련님이 과찬을 하시네요."심천명의 말은 겸손했지만 얼굴에는 억누를 수 없는 득의양양함이 드러났다.아무래도 지금 물류는 나날이 발전하는 신흥 업종이다."이분은 양씨 가문 회장님 양성입니다. 양 회장님은 영락없는 부동산 계의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7화

    이 소리는 매우 귀에 거슬렸고 의혹으로 가득 차 있었다.임지환은 고개를 돌려 시선을 집중해 바라보았다.말을 꺼낸 사람은 식탁 가장자리에 앉아 있던 중년 남자였다.그는 꽃무늬 셔츠를 입고 머리를 반질반질하게 빗었으며 얼굴에는 거의 온 얼굴을 덮을 듯한 음산한 칼자국이 있었다.입가에는 차가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얼굴에는 거만함이 가득 찼다. 두 눈은 매의 눈빛처럼 섬뜩했고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방금 진운이 소개했듯이 이 사람은 거용파의 회장 소원용으로 ‘악용’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소원용이 소항에서의 세력은 아주 컸고 거의 조폭계를 독점하여 만 명이 넘는 부하들이 있다.이 사람은 마음이 모질고 수단이 악랄하여 일 처리에 여지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모두들 그를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소원용이 먼저 태클을 걸자 자리에 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속으로 못내 기뻐 잇따라 임지환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들도 이 젊은이가 어떻게 대처하고 풀어낼 것인지 보고 싶었다.진운이 눈살을 찌푸렸다.이 녀석은 당시 아주 비참하게 지내고 있었고, 진 씨 가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과는 전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소원용이 이때 태클을 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바로 진운이 따지려고 하는 순간, 임지환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나는 그저 일반인일 뿐이라 딱히 소개할 것이 없습니다.""일반인?"소원용은 엄청난 농담을 들은 것처럼 바로 웃기 시작했다."그럼 상석에 앉을 자격이 되나요?"이 말을 꺼내자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냉기를 한 모금 들이켰다.이것은 분명 맞서서 해보려는 것이다!소원용은 진운의 직계가 아닌가?"당신이 앉고 싶다면, 당신에게 앉으라고 할 수 있어요."임지환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위치를 가리켰다."임 선생님..."진운은 깜짝 놀랐다.임지환은 그를 한 번 본 후 눈짓을 했다.진운도 바로 알아차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소원용은 그 자리를 한 번 보고 탐욕스러운 눈빛을 드러냈다.저 자리는 권력의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28화

    아무리 그래도 그는 거용파의 회장으로 신분이 남다르고 만여 명의 수하를 거느리고 있다.진가 둘째 도련님은 조금의 체면도 봐주지 않았다!"둘째 도련님, 말을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소원용이 억지로 말했다."이 외부인이 이렇게 뜬금없이 왔으니 우리가 적어도 이 사람의 배경을 알아야 하지 않나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모두를 인정하게 하겠어요?"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조금 변했고 잇달아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소원용, 네가 나서고 싶으면 혼자 나설 것이지 왜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는 걸까?너무 눈치 없다."소원용, 지금 정말 능력이 대단한가 봐? 설마 그때 우리 진가가 어떻게 도왔는지 잊은 건 아니지? 지금 회장이 되었다고 해서 뭐라도 되는 것처럼 진가를 안중에도 두지 않나 본데?"진운은 주먹을 꽉 쥐고 화를 간신히 참고 있다.원래 그는 그저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하여 임 선생님을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소개를 시켜주려 했다. 그렇게 되면 소항에서의 여러 일들을 쉽게 진행할 수 있다.그러나 자기가 기르던 개에게 물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얼마나 속이 답답한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둘째 도련님, 저는 비록 거친 사람이지만 결코 배은망덕한 사람은 아닙니다. 진가가 저에 대한 은혜는 평생 잊을 수 없어요. 만약 진가에 무슨 필요가 있다면 내가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해도 절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을 겁니다.""그러나 신분도 알 수 없는 사람을 이곳에 오게 하고 상석까지 앉게 하다니 아랫사람들의 마음을 서운하게 하는 것 아닙니까? 다들 입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결국 의심이 있을 겁니다. 그러니 먼저 말을 꺼낸 나쁜 사람은 제가 할게요!"소원용은 의리가 가득해 보였고 마치 자신이 죽음을 무릅쓰고 말을 올린 충신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너..."진운은 소원용을 가리키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둘째 도련님, 화를 내는 것은 몸에 좋지 않으니 흥분을 가라앉혀요.""모두들 잘 의논해요, 괜히 화

    최신 업데이트 : 2024-03-12

최신 챕터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7화

    자리에 앉은 후, 양쪽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마쳤다.“민수 씨, 보아하니 이 지역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임지환은 아무렇지 않은 척 슬쩍 물었다.육민수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목을 적시고 말했다.“저는 백운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이번에 내려온 건 여행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기 위해서입니다.”“여행이라고요?”임지환은 순박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육민수를 보며 살짝 놀란 듯 물었다.“맞습니다, 이번이 산에서 처음 내려오는 겁니다.”육민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스승님께서 배울 건 거의 다 배웠으니 나머지는 여행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그래요? 그렇다면 민수 씨는 은둔한 검수란 말이군요. 근데 민수 씨 등에 멘 그 상자 속에는 대체 어떤 절세 명검이 숨겨져 있는 겁니까?”임지환은 차를 든 채로 무심하게 말했다.윙!임지환의 말이 끝나는 순간, 맞은편에 앉아 있던 육민수의 표정이 돌연 엄숙해졌다.육민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임지환을 노려보며 물었다.“당신은 대체 누구입니까?”“왜 그러죠?”임지환이 담담하게 되물었다.“어떻게 내 상자 속에 검이 들어 있는 걸 알았습니까? 설마 날 계속 미행해 온 겁니까?”육민수는 칼집에서 칼날이 뽑혀 나온 듯한 기세를 뿜어내며 사람을 압도하는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발산했다.“진정해요, 난 당신에게 악의는 없어요.”임지환은 아무렇지 않은 듯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느긋하게 말했다.“왜 내가 상자 속에 있는 게 명검이란 걸 아는지 궁금한가요? 내가 그냥 추측한 거라면 믿을 수 있나요?”“믿습니다.”몇 초 동안 고민하던 육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민수 씨,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군요.”육민수는 임지환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도 생각보다 훨씬 더 속이 깊은 사람이군요.”“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군요.”임지환은 육민수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세속의 일반인들은 그렇게 쉽게 검수의 존재를 알아채지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6화

    “넌 누구야? 이 녀석을 감싸려는 거야? 내 신발은 200만 원짜리 신발이야. 네 몸에 걸친 그 싼 구제 옷이랑은 비교도 안 된다고.”장해수는 임지환을 힐끔 보며 코웃음을 쳤다.비록 임지환은 육민수보다 훨씬 더 정상적인 사람 같아 보였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 걸 다 합쳐도 10만 원이 넘지 않을 것 같았다.장해수는 이런 사람은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여긴 것이다.“겨우 200만 원 갖고 이렇게 화내? 큰돈도 아니잖아.”이때 이청월이 뒤따라와 말했다.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샤넬 가방에서 돈뭉치를 꺼내어 바로 옆 빈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이청월의 행동은 아주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다.“헉...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었나?”장해수는 임지환이 가리고 있던 시야에서 벗어난 이청월을 보자마자 시선을 이청월 몸에서 뗄 수 없었다.식당 안에 있던 다른 남자 손님들도 이청월의 뛰어난 외모를 보며 잠시 넋을 잃었다.이렇게 아무런 성형 수술 흔적도 없이도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여성은 요즘 시대에 참 보기 드물었다.사람들의 시선은 곧 임지환의 저렴한 옷차림으로 옮겨졌고 속으로는 질투가 활활 타올라 임지환을 모욕하기 시작했다.“또 여자 등쳐먹는 기생오라비야? 저렇게 예쁜 여자가 왜 저런 녀석이랑...”“아가씨 체면을 봐서 이 돈은 받아둘게. 근데 이건 만 원이 안 되잖아.”장해수는 순식간에 돈을 세어보곤 다시 빈정거렸다.그 돈뭉치는 60만이었고 장해수가 요구한 금액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네가 신은 신발이 진품이라 해도 최대 40만 원 정도일 거야. 더군다나 너 그거 짝퉁이잖아.”이청월은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60만 원이면 충분하고도 남아.”“밥은 아무렇게나 먹어도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 무슨 증거라도 있어? 내가 신은 신발이 짝퉁이라는 걸 입증할 증거 말이야.”장해수는 이청월의 정곡을 찌르는 말을 듣고 내심 당황했다.사실 이 신발은 장해수가 8만 원 주고 산 고퀄리티 짝퉁이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절대 그걸 인정할 수 없었다.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5화

    “손대지 마!”남자가 황급히 소리쳤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하얀 머리 청년은 손으로 검은 천을 살짝 벗겨냈다.윙!임지환은 갑자기 오싹한 냉기가 식당을 감도는 기묘한 기운을 느꼈다.다시 집중해서 감지하자 그건 다름 아닌 예리한 검기였다.남자는 하얀 머리 청년의 손목을 꽉 잡았고 아까와 달리 부드럽던 눈빛이 확 차갑고 날카로워졌다.“내 물건에 손대지 마. 안 그러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남자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고 하얀 머리 청년의 손을 밀어내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검은 천을 덮으며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정성스럽게 접었다.그 과정을 마친 후, 남자의 차가웠던 눈빛은 다시 온화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조그마한 살기도 없는 사람처럼 무난해 보였다.“겨우 너덜너덜한 상자 하나 가지고 뭘 그렇게 유난이야?”하얀 머리 청년은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날 이렇게 툭 쳐놓았으면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하는 거 아니야?”“어떻게 사과하면 되겠어?”남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내 이 신발은 한정판이야. 200만 원이 넘는다고. 근데 네가 이렇게 더럽게 만들었으니 내가 어떻게 신고 다니겠냐고?”하얀 머리 청년은 뻔뻔하게 말했다.“그럼...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해?”남자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자기가 잘못한 게 맞다고 인정하는 듯했다.하얀 머리 청년 장해수는 흡족한 표정으로 웃으며 남자를 내려다봤다. 이 남자가 마을에서 처음으로 시내로 올라온 촌스럽고 순진한 사람이라 살짝 겁주기만 하면 쩔쩔맨다는 걸 알아차렸다.“간단하지. 신발값 물어내.”장해수는 의자를 하나 끌어다 앉아 다리를 꼬았다.“난... 돈 없어.”남자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이제야 남자는 돈이 없으면 영웅도 꼼짝 못 한다는 말이 실감 나는 것 같았다.“돈 없다고? 돈도 없으면서 음식점에 들어와? 난 네가 진짜 돈이 있든, 없든 하나도 상관없어. 오늘 신발값 물어내지 않으면 경찰 불러서 널 잡아넣을 거야.”장해수는 계속 몰아붙였다.“이 사람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4화

    “안 돼, 꼭 한 입 먹어봐. 안 그러면 내가 직접 먹여줄 거야.”이청월은 고귀한 신분을 자랑하는 여왕처럼 임지환에게 명령하듯 말했다.“그럼... 알았어.”이청월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보며 임지환은 마지못해 한 입 떼어먹었다.“어때? 너무 맛있지?”이청월은 기대에 가득 차서 물었다.“괜찮네...”임지환은 대충 웃어넘기고는 이내 물었다.“얼마나 더 걸을 거야?”“왜? 벌써 지친 거야?”이청월은 앞을 내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저 앞에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있는데 저기서 저녁 먹고 호텔로 가는 게 어때?”“그러자!”임지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세 번 절하고 아홉 번 꿇는 것까지 견뎠는데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다.두 사람은 함께 운우 골목에 위치한 “천향 식당”에 들어갔다.식당 내부는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었고 값비싼 홍목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심지어 최고급 백단향이 타오르고 있었다.아마도 이 과시적인 분위기에 관광객들이 약간 눌린 것인지 레스토랑 내부는 손님이 많지 않아 비교적 조용했다.임지환과 이청월은 2층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했다.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한 이청월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었다.임지환은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시선을 한 사람에게 고정했다.임지환의 시선을 잡은 사람은 식당 입구에 서 있던 한 남자였다.임지환이 특별한 취향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 남자가 너무 독특했기 때문이었다.남자는 우람진 체형에 날카로운 눈매와 눈동자를 가졌고 온몸에서 강렬한 고수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하지만 그 남자는 딱 봐도 특이한 헝겊으로 된 긴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있었고 발에는 헝겊신을 신고 있었다.남자의 등에는 길쭉한 상자를 검은 천으로 싸서 메고 있었는데,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 기묘한 차림 덕분에 임지환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당연히 한 몸에 받았다.하지만 남자는 부끄러운 듯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식당 안쪽을 향해 바라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3화

    “나더러 제자를 받으라고?”임지환의 표정이 묘해졌다.전에 소태진이 제자 타령하더니 이번엔 이민재가 이러네...임지환은 이 노인들이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 건지 궁금해졌다.“안 받아!”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이민재는 임지환이 이렇게 단칼에 거절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해 잠시 멍해졌다.이래 봬도 명의라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한 자기가 어디를 가든 분명 환영받고 존중받을 정도인데 임지환에게 이토록 매정하게 거절당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거절하는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이민재는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다.“넌 너무 늙었고 못생겼잖아. 내가 원하는 건 미인이란 말이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한테 관심이 생기겠어?”임지환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네?”이민재는 입이 떡 벌어져 말을 잇지 못했다.설마 자기가 단호하게 거절당한 이유가 늙고 못생긴 데다 미인이 아니기 때문일 줄이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이청월이 옆에서 웃으며 입을 열었다.“영감, 내가 좋은 방법 하나 알려줄까?”“무슨 방법인데요?”이민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외국에 가서 성전환 수술하고 얼굴 리프팅까지 하고 오면 돼. 그러면 내가 임지환에게 널 제자 삼으라고 말해볼게.”이청월은 말을 마치자마자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렸다.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허청열과 화도윤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체면을 생각해서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당신들... 이건 너무하잖아요! 제자를 안 받는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사람을 모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이민재는 눈을 부라리며 씩씩댔고 분노가 가득 찬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평생 힘들게 쌓아온 명성이 오늘 하루 만에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널 제자로 안 받는 이유는 네가 미인이 아니거나 늙어서도 아니야.”임지환은 조금 모자란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을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그럼 도대체 왜 안 받는 겁니까?”이민재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2화

    “알겠습니다, 임 대사, 정말 고맙습니다. 도윤아, 날 대신해서 임 대사를 정성껏 대접해라!”화연평은 그제야 임지환의 말을 따라 침대에 편안하게 누우며 화도윤에게 조용히 당부했다.임지환과 이청월도 더 이상 화연평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고 방을 나섰다.“임 선생님, 제가 자인 호텔에 방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화도윤이 싱글벙글 웃으며 얼른 쫓아 나와 임지환에게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가 직접 거기로 갈 테니 넌 여기서 화 장군님을 잘 돌봐.”임지환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임지환, 우리가 간만에 금릉에 왔잖아. 제대로 한 번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 먹자.”이청월은 지금 상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그래, 네 말대로 하자.”임지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잠깐! 두 분, 멈춰주세요!”두 사람이 막 떠나려 할 때 이민재가 허겁지겁 뒤쫓아왔다.“이 침왕, 아직도 볼 일이 남았나요?”화도윤의 이마에 주름이 잡히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까 이민재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아버지가 자칫 죽을 뻔했으니 화도윤의 마음속엔 여전히 이민재에 대한 불만이 남아 있었다.이민재가 의술로 유명하지 않았다면 이미 저택에서 쫓아냈을 것이다.“임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이민재는 아까와는 다르게 공손한 태도로 존댓말까지 써가며 말했다.“부디 가르침을 부탁드리겠습니다.”“뭘 묻고 싶은 거야?”임지환은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화 장군님 체내의 사악한 기운을 도대체 어떻게 제거하셨는지 궁금합니다.”이민재는 진심으로 지식에 굶주린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제가 침을 놓을 때 장군님 체내의 생기를 운용해 분명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는데 왜 결국엔...”“내가 왜 너에게 말해줘야 하지?”임지환이 이민재의 말을 끊었다.“그건...”이민재는 그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임지환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굳이 자기에게 말해줄 필요가 없다는 걸 이민재는 알고 있었다.“저는 의사로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1화

    “아악!”비명이 또 방에서 들려왔고 이번엔 더 고통스럽고 무시무시했다.“날 들여보내 주세요!”화도윤은 방 안에서 들려오는 처절한 비명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화 회장님, 죄송합니다만, 그럴 순 없습니다.”허청열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화도윤을 막아섰다.“허 교관! 넌 정말 이대로 우리 아버지를 죽게 내버려두겠다는 건가?”화도윤의 눈은 핏발이 서서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물어뜯을 것 같은 야수 같았다.“저도 물론 장군님이 돌아가시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임 선생님 외에는 누구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임 선생님이 허락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들어가게 놔둘 순 없습니다.”허청열은 이를 악물고 단호하게 말했다.옆에 있던 이청월의 얼굴도 창백해졌다. 방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이 너무나도 끔찍했기 때문이었다.“이대로 가다간 나조차도 장군님의 생명을 지탱하기 어려울 겁니다.”이민재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내 생각엔 먼저...”“끄악!”다시 한번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방 안은 곧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더 이상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화도윤과 허청열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할 말을 잃었다.“어휴... 이젠 무슨 말을 해도 늦었습니다.. 당신들, 사람을 잘못 믿은 겁니다.” 이민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끼익...”바로 그때, 임지환이 문을 열고 나와 태연한 표정으로 물었다.“방금 뭐가 늦었다고 했어?”“넌 실력도 부족하면서 괜히 잘난 척하다가 화 장군님을 네 손으로 죽인 거야. 이제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보겠어.”이민재는 냉랭하게 비웃으며 재밌는 구경이라도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임 선생님...”허청열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다가와 조급한 얼굴로 물었다.“걱정 마, 장군님 체내의 사악한 기운은 내가 이미 완전히 제거했어. 이제 장군님 생명에는 더 이상 지장이 없을 거야.”임지환은 표정 변화도 없이 차분하게 대답했다.“정말입니까?”“임 선생님, 그 말씀, 정말입니까?”화도윤과 허청열은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0화

    “만약은 절대 없습니다!”화도윤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지며 은은하게 살기가 서렸다.“이 영감탱이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네. 말을 왜 이 따위로 해? 네가 실력이 바닥을 친다고 해서 임지환 실력도 바닥을 친다는 도리는 없잖아!”이청월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임지환을 깎아내리는 말이라 곧바로 받아쳤다.“이 버릇없는 계집, 닥치지 못해? 난 아직 네 죗값도 묻지 않았어!”이민재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손을 들었다.“이 침왕, 자중하십시오.”둘을 지켜보던 허청열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이청월 앞을 막아섰다.허청열의 몸에서 칼날이 칼집에서 막 빠져나오기 직전인 듯 날카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좋아요, 저 녀석이 진짜 화 장군님을 살려낸다면 이 부러진 손은 그냥 넘어가 주겠습니다. 하지만 살려내지 못한다면 화 선생은 더 이상 이 일에 관여하지 않길 바랍니다.”이민재는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이민재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허청열과 싸워봤자 손쉽게 당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콜록콜록...”방 안에서 갑자기 거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그 기침 속에는 피를 토하는 소리까지 섞여 있는 듯했다.화도윤의 얼굴이 굳어지며 안으로 뛰어들 듯이 몸을 움찔했다.그러나 허청열이 화도윤을 막아섰고 고개를 저으며 냉정하게 말했다.“화 회장님, 임 선생님의 허락 없이는 우리가 밖에서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알겠네.”화도윤은 어쩔 수 없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화도윤은 임지환에게 모든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한편, 방 안에서 오랜 시간 거친 숨을 몰아쉬던 화연평이 마침내 힘겹게 피곤이 가득한 눈을 떴다.화연평은 희미하게 보이는 임지환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 임 대사, 고... 고맙습니다.”“화 장군님, 아직 고마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치료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고통스러울 수도 있으니 꾹 참고 견뎌주시길

  • 은침 날리는 용왕   제599화

    “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의사로서 수십 년간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의학계에서 꾸준히 명성을 쌓아왔어. 오늘 너 같은 풋내기에게 내 명예를 더럽히게 둘 수는 없어!”이민재는 수염을 부들부들 떨며 분노로 눈이 뒤집혀 거의 쌍욕이라도 할 듯한 기세였다.“이 영감탱이가 어쩜 이렇게 말이 안 통하지? 환자가 너 때문에 병이 더 악화했는데도 뭐라 하지 말라는 거야?”이청월은 눈을 부릅뜨고 이민재에게 쏘아붙였다.이민재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오랜 명성을 자랑하는 침술의 대가일지 몰라도 이청월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중요한 건 단 하나, 임지환을 건드리는 건 절대 안 된다는 것뿐이었다.“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이민재는 이청월을 가리키며 화가 치밀어 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화 장군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인데 넌 환자를 살릴 방법을 찾기보다 네 명성 걱정부터 앞서는구나. 내 생각엔 넌 그냥 명예에만 집착하는 돌팔이야!”이청월의 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민재의 급소를 정확히 찔렀다.“어디서 나타난 계집이 감히 어르신에게 말대꾸를 해? 오늘 내가 네 부모를 대신해 제대로 교육해 주마!”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민재는 더 이상 체면 따위는 개의치 않고 손을 뻗어 이청월을 때리려 했다.하지만 이민재의 손이 이청월에게 닿기도 전에 임지환이 그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고 가볍게 힘을 주었다.딱!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민재의 팔이 임지환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부러지는 소리였다.“아악!”이민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팔을 부여잡았고 그의 얼굴은 분노와 고통으로 붉게 달아올랐다.허청열과 화도윤은 이 광경에 놀라서 숨을 들이쉬며 얼굴이 창백해졌다.임지환의 행동은 너무나 대담했다. 침술의 왕이라 불리는 이민재의 팔을 부러뜨리다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이 일이 의학계에 널리 퍼지기라도 하면 임지환은 의학계 전체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허 교관, 지금부터 난 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