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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조유진은 웃으며 말했다.

“아빠 말 듣지 마. 아빠가 너 놀리는 거야. 그 봉투는 네 금고에 넣고 있어. 함부로 쓰지만 않으면 돼.”

선유는 돈을 다시 넣은 봉투를 주머니에 넣으며 아주 소중하게 다뤘다.

“네! 제가 보관하고 있을래요! 저도 이제 커서 엄마처럼 예쁜 아내와 결혼할 거예요!”

선유는 예쁜 아내와 결혼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고 여겼다. 조유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선유는 아내를 맞을 필요 없어. 물론 선유는 데릴사위를 데리고 올 수 있지. 아빠처럼 말이야.”

선유는 배현수를 보면서 미간을 찌푸리더니 황급히 작은 손으로 손사래를 치면서 온몸으로 거부했다.

“싫어요! 아빠는 너무 무서워요! 숙제만 시키고 공부하라고만 하잖아요! 엄마, 저는 제 아기가 저처럼 힘들게 지내게 하지 않을 거예요!”

“...”

아이가 좋은 대로 하는 말이지만 말이 되는 부분도 있는 게 신기했다. 배현수가 말했다.

“지금 고르기까지 하는 거야?”

선유는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

“내 아내인데 당연히 골라야죠.”

...

산성 별장에 도착해서 루루가 예삐를 쫓아다니자 예삐는 겁에 질렸다. 선유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고 루루와 예삐의 중간에 서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대전을 말렸다.

“그만해!”

잠깐 휴전하더니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와 어린이는 함께 뒹굴었다. 거실에서는 강아지, 고양이와 아이의 소리가 뒤섞여서 들려왔다. 생활의 정취가 부족하던 별장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고 아늑해졌다.

배현수는 선유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조유진을 안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큰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에 입을 맞추며 가벼운 웃음을 짓고 물었다.

“200만 명 가운데서 고르고 골라야 만날 수 있는 아내인데 언제 혼인신고를 하러 갈까?”

그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고 시선은 불타올랐다. 조유진은 얼굴과 목이 다 빨개졌고 시선은 배현수의 목젖을 보고 있었다.

“아직 혼인신고도 안 했는데 벌써 아내라고 부르는 거예요?”

배현수는 시선을 내려 그녀를 보면서 유혹적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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