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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남재원은 구석에 숨어 전부 사진으로 남기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 죽일 놈! 어쩐지 장인어른 전화는 안 받더라니, 여기서 바람을 피우고 있었구나!”

‘우리 딸과 이혼하려고? 게다가 내 딸을 빈손으로 내쫓으려고 해?’

‘이게 다 네 불륜 증거야!’

한편, 육지율은 유설영의 말을 듣고 무심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기억력이 별로 안 좋아서, 아무리 깊은 과거도 나한테는 전혀 가치 없어.”

아이슬란드가 뭐가 특별한가?

예전에 연애할 때는 계획하기도 싫어서 그냥 아이스란드에 데려가곤 했다.

오로라도 수도 없이 봤으니, 사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기억이다.

굳이 탓하자면 충분히 넓지 않은 세상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전 세계를 다 돌아보게 된다. 그중에서 다시 갈 가치가 있는 곳을 찾았을 뿐이다.

그는 스카이다이빙이나 번지점프 같은 극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하지만 여자들이 낭만적인 데이트를 원할 때는 대부분 극한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으니 여자 친구를 데리고 두바이로 스카이다이빙하러 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면 여자한테 뺨 맞지 않겠나?

그의 말에 유설영은 얼굴이 약간 굳어졌으나 이내 풀리며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지금 넌 결혼에 묶여 있잖아. 육지율, 예전의 넌 그렇게 자유로웠는데, 지금은 답답하지 않아?”

육지율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레 말했다.

“사람은 늘 모순적이지. 자유에 익숙해지다 보면 무덤에 들어가 눕고 싶어지거든.”

“…”

육지율은 드디어 유설영을 돌려보냈다.

카운터 쪽에서 육지율의 모습을 본 직원이 그를 불러 세웠다.

“육 변호사님! 아까 어떤 중년 남자가 변호사님을 뵙겠다고 억지로 들어가려고 했어요. 변호사님 장인어른이라고 하더군요.”

육지율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람은 어디 있죠?”

카운터 직원이 사방을 둘러보며 의아한 듯 말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

육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대리석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앞으로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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