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73화

흰색 미니밴의 문이 ‘스르륵' 소리를 내며 열렸다. 남재원은 하마터면 손을 낄 뻔했다.

승합차가 먼지를 날리며 가버리자 남재원은 자리에 서서 욕했다.

“죽으러 가는 거야. 뭐가 그렇게 급해!”

이때 육지율과 남초윤도 경찰서에서 나왔다.

남초윤이 말했다.

“아까 아빠 뒷수습해 주셔서 고마워요.”

유설영과 매니저가 책임을 묻는다면 그 엄청난 광고 위약금을 남재원이 물어줄 수 없다.

육지율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예의를 차려요?”

남초윤이 또 소란을 피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덤덤하니 좀 의아했다.

남초윤이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나중에 아빠가 돈 달라고 하면 그냥 무시하세요.”

남재원이 육지율한테서 너무 많이 가져갔다. 남재원도 그녀도 갚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육지율도 남재원을 더 이상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남재원의 핸드폰 번호를 차단했으니 앞으로 나도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

이 사람은 봐주면 봐줄수록 문제를 일으킨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그는 사실 남초윤더러 마음을 독하게 먹고 남재원과 인연을 끊어버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다시 삼켰다.

부녀 관계를 끊을 자격이 없는 것 같았다.

남초윤도 짐작하고 있었다. 육지율은 남재원에게 3년 동안 뒷수습을 해줬고 진작 짜증이 난 상태였다.

남재원을 돕는 것은 정 때문이었지 의무가 아니었다. 하지만 흡혈귀는 멀리하는 것이 좋다. 남재원은 거머리처럼 그의 몸에 붙어 3년 동안 피를 빨아 먹었다. 남초윤도 이 점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 이렇게 덤덤한 육지율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 아팠다.

남초윤이 말했다.

“그동안 남재원이 진 빚은 다 갚을게요.”

육지율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깟 돈 필요 없어요. 당신에게 백 사줬다고 생각하면 돼요.”

가벼운 말투는 별로 큰일이 아닌 듯했지만 남초윤의 가슴은 사실 피가 흘렀다.

힘들이지 않고 청산할 수 있는 빚을 그녀는 힘껏 갚아야 하는 이 사실...

예전에 망상에 빠져 그의 세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