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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주명은, 네가 속았어. 그날 밤 당신과 함께 있었던 사람은 배현수가 아니야.”

하지만 그 말을 들을 주명은이 아니었다.

“조유진, 또 거짓말하네! 알아. 배 대표님이 너와 결혼한 게 아니라는 것을. 내가 혹시라도 너의 사모님 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려운 거잖아! 항상 고상하고 우아한 척했잖아. 그럼 나와 공정하게 배현수를 놓고 경쟁할 수 있어?”

조유진은 피식 웃었다.

“내 대답보다 배현수 본인이 그럴 의향이 있는지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야?”

주명은은 조롱하듯 말했다.

“내 몸속에서 죽어도 된다고 했어. 그런데 어떻게 원하지 않을 수 있어? 조유진, 믿기 싫으시면 내가 동영상을 보내줄게.”

그날 밤, 그녀는 배현수가 술을 마셔 취한 상태에 인정하지 않을까 봐 몰래 촬영했다.

이것들은 모두 중대한 증거이다.

조유진이 정말 강요한다면 그 증거들을 차곡차곡 내놓을 것이다.

조유진은 그녀가 집착하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타이르려 하지 않고 의자 등 뒤로 기대어 차분하게 주명은을 바라보았다.

“그런 것들은 눈 따가워서 보고 싶지 않아. 만약 온라인 전체에 너를 보여주고 싶다면 공개해, 말리지 않을게. 너는 배 속의 아이는 진짜 친아버지를 찾아가야지 배현수에게 매달릴 게 아니야.”

배현수를 그렇게 오랫동안 사모해온 주명은은 이제 겨우 관계를 맺게 되었기에 진작 이성을 잃었다.

그는 조유진의 이런 말이 전혀 들리지 않은 듯 손가락만 쥐어짜며 말했다.

“조유진, 배현수가 아직도 너를 사랑하는 줄 알아? 열여덟 살부터 같이 있으면서 몇 년이나 지났는데 진작 너에게 열정과 흥미를 잃었어! 남자들은 다 새로움을 찾는 거야...”

가방을 들고 나가려던 조유진은 주명은의 말에 걸음을 멈췄다.

“너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네. 너는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했어. 너무 충분해. 그런데 굳이 스스로 천한 여자가 되고 싶다면 똑똑히 말할게. 그날 밤 진짜 배현수는 내 옆에서 자고 있었어. 배현수와 몇 번을 잤는데 그 사람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내가 너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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