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7화

주명은의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배현수는 대리운전이 오자마자 남자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가버렸다.

주명은은 서러워하며 눈물을 흘리자 육지율은 우스운 얼굴로 물었다.

“배현수가 어떻게 했는데 이렇게 서러워하는 거야?”

한참을 울던 주명은은 누군가 와서 ‘관심’을 보이자 눈물을 왈칵 쏟았다.

“내, 내 처음을 모두 준 사람이에요. 설날 요 며칠 동안 줄곧 나를 무시했어요. 오늘 어렵게 만났는데 이제는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아요? 조유진과 대학 때부터 같이 있었고 두 사람 갈라놓을 생각이 없었어요. 나도 처음이니까...”

육지율은 멍해진 얼굴로 다시 한번 물었다.

“너의 말은 배현수가... 배현수가 너와 잤다고?”

주명은은 눈물을 훔치며 울먹였다.

“네, 못 믿는 거 알지만 진짜예요...”

“증거가 있어?”

주명은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자 육지율은 멍해졌다.

‘배현수 이 자식! 대체 어쩌자는 거야?’

...

산성 별장.

조유진은 밤새도록 선유와 보드게임을 한 뒤 녀석을 씻긴 후 핑크색 가운을 두르고 껴안고 자기 방으로 갔다.

시간을 보니 11시인데 배현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막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고 할 때 휴대전화에서 메시지가 하나 왔다.

주명은이 보낸 것이다.

[유진아, 나 임신했어.]

밑도 끝도 없는 한마디에 조유진은 어리둥절했다.

[?]

주명은은 무관심한 조유진의 태도에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만나서 얘기할 수 있을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네가 감당하지 못할까 봐 걱정돼.]

주명은이 임신했는데 그녀 감당 못 할 게 뭐가 있겠는가?

조유진이 답장했다.

[아이가 내 아이도 아닌데 내가 감당 못 할 게 뭐가 있어.]

만약 조유진이 주명은을 임신시켰다면 조유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한바탕 놀랄 일이다.

주명은이 답장했다.

[나 원망하지 마, 나도,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유진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조유진은 워낙 수다스러운 사람이 아니었기에 주명은에 대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조유진이 답장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