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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나 조유진, 배현수만큼 강하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왜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려요? 만약 방해된다고 생각하면 직접 얘기해 주면 되잖아요. 내가 협조해서 한국을 떠날게요. 현수 씨가 없는 6년 동안 나 혼자서 선유와 양어머니를 모시고 잘 버텼어요! 배현수 씨, 조유진은 그렇게 강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약하지도 않아요.”

조유진은 하이톤으로 말했다.

텅 빈 황폐한 공장 안에서 배현수의 고막을 찌르는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는 마음속의 불쾌함을 한꺼번에 모두 소리쳤다.

며칠 동안 가슴에 묵직하게 쌓여 있던 분노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마음 깊이 드리워졌던 그늘이 강풍에 휘날려 간 듯 마음속이 순간적으로 후련해졌다.

화가 나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조유진은 마치 작은 짐승처럼 배현수를 노려보고 있다.

배현수는 화를 내는 대신 피식 웃었다.

“말 다 했어?”

조유진의 강한 펀치가 그에게는 솜사탕처럼 가벼운 듯한 공격 같았다.

배현수가 그녀의 가는 손목을 잡고 살짝 잡아당겼다. 그의 얇은 입술과 그녀의 입술이 닿을 듯 말 듯했다.

조유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거야?”

“몇 번 더 물라고요?”

조유진은 더 이상 화를 낼 수도 없었다. 입을 벌렸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배현수는 피식 웃었다.

“새끼 강아지, 왜 아직 안 물어?”

“누가 강아지예요!”

배현수는 큰 손으로 그녀의 귀밑에 있는 머리를 뒤로 넘겼다.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사람을 이렇게 무는데 강아지가 아니라고?”

조유진은 그를 힐끗 쳐다봤다. 손을 뿌리치고 하이힐을 또각또각 밟으며 자리를 뜨려 했다.

‘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하이힐이 바닥에 던져진 안경을 밟아 부쉈다.

조유진은 깜짝 놀라 천천히 발을 떴다. 안경알은 이미 그녀의 하이힐에 깔려 산산조각이 났다...

배현수는 눈을 살짝 치켜들며 물었다.

“어떻게 배상할 거야?”

조유진은 다급히 설명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칠흑같이 어두운 바람에 진짜로 앞을 똑똑히 보지 못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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