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75화

두 사람은 서로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배현수가 고개를 숙이자 조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얼굴을 피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거절할 틈을 주지 않고 뒷덜미를 잡더니 강제로 키스했다.

포악하고 용맹스러웠다.

조유진은 피할 수도 밀어낼 수도 없었다. 가슴이 막힌 듯 답답했지만 풀 곳도 없었다. 입을 벌려 그를 한 번 물었다.

배현수는 살짝 신음소리를 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성남에 오더니 사람을 무는 법을 배운 거야? 엄명월과 같이 바가지를 씌운 것도 모자라 무는 것까지 배웠어?”

조유진만 보면 배현수는 늘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렇게 물어뜯을 줄 몰랐다.

게다라 이렇게 세게 물어버릴 거라고는...

입안에서 은은한 피비린내가 퍼졌다.

조유진의 빛나는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험상궂게 그를 노려보기만 했다. 눈시울은 살짝 붉어져 있었다.

그러더니 또박또박 말했다.

“바가지 씌우는 것도 현수 씨가 가르쳐준 거예요. 사업하려면 머리를 써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 말에 배현수는 입꼬리를 올렸다.

“무는 것은 나에게서 배운 게 아니니?”

“나 물지 않은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한 번쯤 무는 게 뭐 어때서요?”

배현수는 조유진과 이마를 맞대고 씩 웃었다.

“그래서 나에게서 배운 것을 가지고 나와 맞서려는 거야?”

“현수 씨가 나를 먼저 속였어요. 중독되면 어때서요? 중독되면 선유를 납치해서 스위스로 보낼 수 있는 거예요? 중독되면 나를 따돌리고 나에게 숨기고 나 혼자 내버려 둘 수 있는 거예요?”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가볍게 대답했다.

“그건 내가 잘못했어.”

조유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목구멍이 메어 시큰거렸다.

“현수 씨가 곧 죽을 것 같으니까 창민 오빠에게 나를 떠넘기고 스위스로 가라고 강요한 거죠? 배현수 씨, 당신 대체 뭐냐고요. 무슨 근거로 나를 속이고 나 대신 창민 오빠를 선택하냐고요?”

배현수는 한마디 내뱉었다.

“나야말로 너에게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반문 같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 같기도 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