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뒤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걸려지고 그녀의 얼굴에는 보기드문 화색이 거렸다."하 도련님, 여기 하늘인데 한번 와주실수 있으세요? ……네, 바로 그 하늘술집이요."하 도련님이라 불리우는 상대는 그 말에 적극적으로 부응했다."나 지금 딱 하늘인데, 그래 그 룸메이트는 있는거지?""네. 그런데 남자친구라고 한명 데리고 왔는데 하 도련님이 좀 매운맛을 보여줘야 할듯 하네요.""음? 그래? 알겠어, 도대체 누가 감히 내 여자를 빼앗으려고 해?!"하 도려님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나 금방 그쪽으로 갈거니 기다려.""네, 도련님, 엘레베이터 앞에서 기다릴게요."담예설은 통화를 마치고 그대로 엘레베이터로 뛰여 갔다.……양인국은 방경현이 오는걸 보자 물었다."담예설은? 왜 혼자 오고있지?"반면 방경현은 낯색이 하얗게 질려서 두 눈을 부릅뜨고 진시우 일행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양인국은 얼굴을 찌프렸다."담예설 씨는요? 왜 혼자에요?"방경현은 그런 양인국한테 일말의 관심을 주지 않고 곧장 진시우앞까지 걸어왔다. 그리고 진시우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당신! 우리 담예설이 엄청 기분 나쁘답니다. 어쩔 거에요?""뭘 어째…… 지금 뭐하는 겁니까?"방경현은 근본 얘기하려 온 것이 아니였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술병이 들려 있었고 진시우가 채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진시우를 향해 휘둘렀다."……"진시우는 순간 얼이 나가버렸다.방경현과 처음 보는 사이인데 벌써부터 싸움이 일어났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말도 제대로 섞어보지 못한 사이인데 말이다!'이런……! 저 당이설이라는 여자 도대체 뭐야?! 이 방경현은 또 뭐고?!!'이시연도 놀라서 두손을 벌여 진시우앞으로 막아나섰다."방경현 씨,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꺼져……! 난 진시우만 패! 다 비켜!"그러나 방경현은 이미 두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진시우를 향해 마구 부르짖었다.이시연은 당최 이해를 할수 없었다. 얌전하게 앉아만 있던 방경현이 왜 이
"쓸모없는 인간!"진시우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뒤에서 차갑고 거만한 말소리가 들렸다.일행이 고개들어 목소리가 울리는 쪽으로 내다 보았을때 마침 담예설이 사람 한무리를 이끌고 걸어오고 있었다. 담예설을 따라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험상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결코 예감이 좋지 못했다.양인국은 저도몰래 긴장하며 하청을 자신의 몸뒤로 숨기며 진시우쪽으로 한보 다가섰다."아…… 아설……?"방경현은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담예설을 보았다.그러나 담예설은 팔짱을 끼며 그런 방경현을 쓰레기보듯 보았다. 마치도 하늘높이 받들려져 있는 여왕님마냥."내 이름 더이상 부르지마. 우리 더이상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깐. 너 같은 페물이랑 놀아주는 것도 정도껏이야. 이제는 꺼져."방경현은 순간 눈물 콧물 죄다 흘리며 담예설한테 달라붙었다."않돼! 아설아, 않돼! 나를 버리지 마! 나더러 뭘 하라고 해도 다 할게. 제발……!""나……"양인국은 더이상 이 관경을 볼 수 없었는지 절반 실신하여 담예설한테 싹싹 빌고 있는 방경현을 발로 차놓았다."제발 입 좀 다물어요!"방경현은 보기보다 몸이 많이 쇠약하였다. 단순 양인국의 가벼운 발차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방경현은 곧장 다시 정신을 잃고 철저하게 쓰러지고 말았다.진시우는 그런 방경현을 한신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보아하니 정신도 말짱한 거 같은데 왜 이리 여자에 미쳐있지?'이시연은 쌀쌀맞게 말했다."아설아, 너 뭐하다 이제 오는 거니? 아까는 또 어떻게 된 거고? 왜 경현 씨한테 우리 시우 오빠를 폭행하라고 부탁한 거지?""시연아, 그 이유가 간단해. 왜냐하면 너 그 시우 오빠는 너를 만날 자격이 되지 못하니깐.""그리고 나 지금 너한테 딱 맞는 사람 한분 모셔왔어. 금방 보여줄게."이시연은 반쯤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반쯤 아이러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너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시우 오빠가 바로 내가 원하는 남자친구라니깐!"담예설은 이미 이 모든 것이 예상된다는 듯 대꾸했다."왜?
현지에서 하씨 가문의 명성은 가히 하늘을 찌른다 할 수 있었다. 그만큼 하씨 가문의 위력은 대단했고 현지인들이라면 모두 피해다닐 정도로 기세가 드높았다. 운강시의 최고급 가문이였다.담예설은 냉정하게 말했다."시연아, 내가 하는 모든 건 너를 위해서야, 넌 왜 내 맘을 그리도 몰라?""담예설! 너…… 이제보니 나한테 접근한 목적이 따로 있었구나?!""그렇게 말하면 못써, 난 그래도 너랑 이설이를 내 진정한 친구로 바라보고 있었는데."그러면서 담예설은 하청을 내리 깔아보고 다시 얘기했다."하청은…… 우리랑 같이 다닐 수 있는 격이 못돼. 오로지 너랑 이설이야 말로 자격이 되지.""난 진정으로 너 생각해서 이러는 건데, 그런 너는 지금 내 진심을 오해하고 있네?"그러나 이미 정이 떨어져 버린 이시연은 고개를 저었다. 담예설은 이미 틀려먹었다고 생각한 거다.한편 이시연의 미모에 이미 맛이 가버린 하천양은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이시연을 등에 업고 가버리고 싶은 심정인 거다."그만 지껄이고 어서 시작해!""시연 아가씨, 순순히 나랑 같이 가면 돼요. 아니면 내가 좀 추한 꼴을 보여줘야 하잖아요."이시연은 묵묵부답이였다. 그리고 옆에서 그런 하천양을 바라보는 진시우는 잠시 상황을 지켜보다 입을 열었다."혹시 아버지가 하경용?"하천양은 하경용이라는 말에 눈길을 진시우한테 홱 돌렸다."내 아버지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지? 그리고 누가 당신더러 함부로 입에 담으라 했어요? 죽고 싶어요?""하경홍부터 하경양, 그리고 하경해까지 정말 하나같이 삐뚤어진 사람들 뿐이네요. 하씨 가문에 좀 정상적인 사람은 없나보죠?""보자 보자 하니깐 이 사람이…… 입 찢어버리기 전에 조용히 해요, 네?"하천양은 거의 협박하는 말투로 말했다.양인국도 더이상 보기 힘들었는지 나서서 진시우의 팔을 슬쩍 잡아당겼다."시우 씨…… 그만 하는게……"그러나 진시우는 자신의 팔을 잡는 양인국의 손을 가볍게 뿌리치면서 말했다."지금 내 여자친구를 데려가려고 저 염
하천양은 두 눈이 휘둥그래져서 마치 미친놈을 보듯 진시우를 보았다.진시우와 같이 자고자대한 말을 하는 사람은 처음이였다. 일반 사람 같았으면 하씨 가문이란 말에 이미 고개를 숙였을 터인데 진시우는 되려 맞서 싸우려는 것이였다. 심지어 천인대고수까지 들먹이면서 말이다.'저 개새끼가…… 자신이 뭐 신이라도 되는줄 아나보네?'담예설도 벌겋게 달아 오른 하천양의 두 볼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빨리 그 손 놔요! 어서 하 도련님한테서 떨어지란 말이에요! 지금 하는 행위는 이시연까지 구렁텅이로 집어넣는 행위인 거 몰라요?!""남이사?!"진시우는 불쾌한 표정을 담예설한테 들이밀면서 눈썹을 구겼다. 그리고 속으로 '역시 허위스런 여자이군.'하고 생각했다.이시연한테 단 한번도 진심인 적이 없는 담예설이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다시 선심을 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마 그녀는 자신빼고 그 누구한테도 진심이 아닐거라 생각했다.하천양은 사방에 널부러져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부하들을 보며 한 가문의 도련님으로서 품위를 싹 잃어버렸다는 걸 감지했다. 워낙에 유명한 가문의 도련님이다 보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긴 터였다.사람들은 너나할 거 없이 휴대폰을 꺼내 덩그러니 서있는 하천양을 보며 어디론가 연락을 보냈다. 진시우도 이런 사람들의 행위를 감지하고는 있었으나 결코 저지하지는 않았다.원래는 하응천을 죽이면 모든 일이 다 순조롭게 해결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마 하씨 가문과의 악연은 좀 더 될 거 같았다. 그러나 하천양이 저절로 총구멍에 머리를 들이미는데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결코 진시우의 잘못은 아닌 거다.심지어 지시우는 하씨 가문을 운양시 세력구도에서 아예 삭제해 버릴 고민까지 하고 있었다.한편 담예설은 표정이 굳어져서 말하였다."시연아, 너 지금이라도 빨리 하 도련님한테 사죄드리고 잘 얘기드려, 그러면 하 도련님의 기질에 아마 너를 봐줄게야.""담예설, 난 아까부터 누누히 얘기하고 있어. 싫다고. 난 너의 행위
어느새 주위는 구경군들로 득실거렸다. 구경군은 어디가나 있는 사람들이였다.그들은 비록 진시우가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나명국은 알았다. 나명국까지 출동할 수준이라면 결코 일이 크게 번졌다는걸 예감하고 있기에 서로들 모여들어 구경하는 거다.하씨 가문의 도련님이 나명국이 관리하는 장소에서 누군가한테 맞았는데 나명국도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었다. 만약 하씨 가문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명국도 골치거리가 생길 거다.진시우는 끄떡도 없었다. 그리고 차분하게 물어보았다."누구?"나명국은 그런 진시우를 위아래로 보더니 말했다."난 이 술집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용 형님의 지시하에 이렇게 장사하고 있죠.""내 이름을 모르다니 놀라운걸요? 그러고도 여기서 이 사단을 벌인 겁니까?!"이미 주위에서는 야유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양인국와 하청은 이미 구석에서 서로를 붙들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하청은 비록 나명국 말속의 '용 형님'이 누구인지 몰랐지만 양인국은 알고 있었다.그 자는 운강의 지하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사람이란 걸. 그 누구도 막대할 수 없고 얕볼 수 없는 그런 인물이였다. 예전에 학교에서 소위 용 현님을 함부로 들먹였다가 이튿날 바로 잡혀가서 다리가 절단된 학생이 있었다. 그후 자진퇴학 하였고 지금 잘 살고 있는지도 몰랐다……이시연은 더더욱 표정이 어두워져서 점점 진시우가 걱정되였다.이후 여기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실수로 용 형님인가 하는 자를 건드렸다가는 진짜 험한 꼴을 당하면 어쩔가 하는 걱정도 섞여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어디까지나 이씨 가문의 아가씨로 크게 걱정할 바는 되지 못했다. 진짜로 걱정이 되는건 다름아닌 하청와 양인국였다."그러니깐 지금 하청양을 위해 나서주겠다는 얘기군요?""……"진시우는 이윽고 얘기를 계속했다. 순간 현장은 쥐죽은 듯 조용해 졌다.모두들 진시우가 나명국한테 멍청하게 도발한다고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나명국은 무표정으로 말했다."하 도련님은 우리 술집의 고귀한 고객들중 한명이죠. 그
"용 형님을 부르라고?! 이 새끼가 우리 용 형님의 이름을 함부로 거들먹 거려?!""너 따위가 함부로 부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야!"꽤 충성스런 부하들이였다. 분명 나명국이 저지경이 되였는데도 끝까지 나명국편에 서주다니, 진시우는 은은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진시우는 그만 웃음이 나왔다. 그냥 한낱 누군가의 개일 뿐인데, 충성이라니, 그건 참 우스운 거였다."병신들……!"진시우는 가볍게 웃어보이고는 손을 들어 그한테 접근한 한 부하의 턱을 산산조각 내버렸다.그리고 정신을 잃은 틈을 타 힘차게 차버렸다.그렇게 바글바글 몰려왔덨 부하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미노마냥 진시우앞에서 맥도 못 추리고 죄다 바닥에 쓰러져버렸다.나명국도 무릎에서 피가 줄줄 흘러나오는 꼴을 봐서 일어나 진시우를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였다. 어쩌면 평생 일어날 수 없을듯해 보였다."용 형님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알을 거야! 반드시 복수해 줄거야!!"쨕쨕-진시우는 그런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고 얼굴을 가볍게 두번 쳤다."그렇게 진이용을 찾는다면 내가 직접 도와줄게요. 여기 휴대폰으로 전화해 봐요."진시우는 나명국의 옷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찾아서 나명국의 손에 놓아주었다. 이내 전화가 통하고 나명국은 진이용앞에서 세살난 어린애가 된듯 읍소하며 울분을 토로하였다."형님, 지금 술집에서 누군가가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부하들도 다 다쳤고 나도 무릎이 아작났다고요!!"그러자 전화 저쪽의 진이용이 이를 바득바득 가는 소리가 들렸다."도대체 누구인데?! 금방 갈테니깐 그쪽에서 기다려!"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나명국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점잖은 얼굴로 말했다."형님이 금방 오게 될 거고 그때가서 보죠, 과연 지금처럼 득이양양해 할수 있을지!"진시우는 병신을 보는 눈빛으로 나명국을 보고는 옆으로 휘릭 집어던졌다.그리고 앞에 있는 쏘파에 편하게 앉아서 이시연을 보고 말했다."너도 와서 앉아. 그쪽에서 뭐해?"이시연은 그런 진시우를 보며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허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양인국은 다급하게 여자친구를 품에 안았다.“무서워하지 마!, 내가 옆에 있잖아. 내가 꼭 지켜줄게.”진시우는 이 광경을 보고 어이가 없어졌다.‘이 상황에서도 이렇게 알콩달콩하다니…….’담예설은 잔뜩 놀란 눈치였다. 그녀는 진시우를 뚫어져라 쳐다볼 뿐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아마도 진시우의 등장에 겁을 먹은듯싶었다.이어 하천욱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고 하씨 가문에 도움 요청을 했다.전화를 끊고 하천욱은 진시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술집은 드디어 침묵이 찾아왔다.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모두가 그들을 에워쌌다.20분이 지나고 밖에는 오토바이며, 자동차의 엔진소리가 무섭게 들려왔다.그러자 모두가 고개를 들어 술집 입구를 바라보았다.바로 그때, 목에는 금목걸이, 호랑이가 그려져 있는 흰 티와 군밤색 바지를 받쳐입은 중년 남자가 굳은 얼굴로 술집에 들어섰다.손에는 큰 방망이가 들려 있었고 그의 뒤로는 수십 명의 깡패들이 따랐다.“감히 누가 내 구역에서 난동을 부려? 내가 누군지 오늘 똑똑히 보여주마!”진이용의 살기 어린 목소리가 술집을 울렸다.“형님, 이쪽이요!”나명국이 큰 소리로 진이용을 불렀다. 진이용은 그의 상처를 확인하고 불같이 화를 냈다.“감히 어느 놈이 너를 이렇게 만들었느냐!”“저 사람이요.”나명국이 진시우를 가리켰다.담예설은 본능적으로 진이용을 두려워했으나 나명국이 당당하게 진시우를 가리키자 갑자기 움츠렸던 어깨를 폈다.‘진이용, 명성이 자자한 큰형님까지 등장했으니, 아무리 진시우라고 해도 뭘 할 수 있겠는가? 넌 오늘 죽었어!’진이용이 나명국이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려 사람을 확인하자 진이용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나명국은 상황판단을 못 하고 계속 쫑알댔다.“형님, 이 자식입니다. 도련님도 때렸고 제 다리도 부셨어요. 꼭 복수해 주세요, 형님. 아주 가루로 만들어 주세요.”“뭐 이 새끼야?”진이용은 너무 화가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는 다리를 들어 나명국의 머리를 내리쳤다
댕그랑-진이용 부하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큰형님의 명령이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형님이 이렇게 두려워하시는 분이시니, 아마 큰 가문의 자손인가 보지?’‘형님이 저런 분에게 굽실거릴 분이 아닌데?’진이용은 진시우에게 무릎을 꿇고, 나명국은 바닥에 쓰러져있자 모두가 벌벌 떨었다.‘진이용 형님이 무릎을 꿇는데 나명국 따위가 다 뭐야!’‘전설의 진이용 형님이 저렇게 새파랗게 어린 놈을 두려워하다니!’진시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경외심과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했다.담예설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방금까지 득의양양해하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어지고 다시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았다.이시연은 드디어 한숨을 돌리며 부드러운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이 사람, 어디를 가든 평범하지 않아.’진이용은 몸 둘 바를 모르며 말했다.“진시우님, 전부 오해세요. 저를 오늘 못 본 거로 해해주시면 안 될까요?”진이용은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다 하고, 사는 사람이었다.그러나 진시우는 정말 그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고, 오늘을 살려면 그는 진시우에게 굽신거려야 했다.진시우는 조금 나른하게 하품을 하며 하천욱을 바라보았다.“이 사람 알아?”진이용이 고개를 돌려 사람을 확인하고 벌벌 떨었다.“네…… 하씨 가문 작은 도련님, 하천욱입니다.”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가서 때려.”“네?”진이용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못 알아들었어?”진이용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저, 저 사람은 하씨 가문 사람이라, 제가…….”진시우가 덤덤하게 말했다.“못 때리겠음 말해. 오늘 너도 걸어서 나가진 못할 테니까.”진이용은 자신을 감싼 살기를 느꼈다.이 바닥에 발을 오래 담근 진이용마저도 살기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식은땀만 흘렸다.그는 바로 몸을 일으켜 하천욱을 향해 발길질했다.“너, 진이용! 감히 날 때려!”하천욱은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다. 이 세상에 감히 하씨 가문 도련님을 때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의 아버지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