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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아래층에서는 지금 막 난리법석이 되여있는 와중 이를 지켜보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그 둘은 다름아닌 오청광이랑 조미연이였다.

조미연의 애처로운 눈빛은 진시우를 향하고 있었다.

"오빠, 우리 내려가서 진 선생님을 위해 뭐라도 해야하는거 아니야?"

반면 오청광은 한손에 들려있는 포도주를 조금씩 흔들거리며 답했다.

"겨우 대종사를 위해 나택흠과 대항하는건 이성적이지 못해."

"아니, 그래도 저 나이에 대종사까지 되는 사람은 흔치 못하잖아. 만약 저런 인재를 아래에 두면 언젠간 큰 도움이 될거 같다고."

"지금 이런 긴요한 때에 도움을 줘야 그만큼 감사하게 생각할거 아니야?"

오청광은 그말에 씨익 웃더니 포도주 한모금 음미하고 계속 답했다.

"사실 난 이미 저 자한테 잘 얘기해보았었어."

"하지만 상황파악을 잘 못하더군."

"우리 오씨 가문아래로 들어오고 싶은 사람은 세상천지에 널리고 널렸어. 저 진시우 한명쯤은 그리 탐나지는 않다고."

그는 계속 쌀쌀맞은 어조로 얘기해 나갔다.

"만약 그 실력이 우리 동년배의 대종사에서 최고를 찍는다면 내 가히 한번 더 고려해 주지."

아까 진시우의 거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던 태도를 생각하니 오청광은 은근 언짢았는지 더 빈정거렸다.

"이참에 나택흠한테 혼쭐 한번 크게 나는게 오히려 도 좋은 선택일수도 있어. 동해가 절대 함부로 노닥거리며 거닐수 있는데가 아니라는걸 일깨워 줘야해."

오청광의 입가에는 벌써 음흉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잘 두고보라고...!"

...

진시우는 무표정으로 나씨 가문의 도련님인 나택흠을 보았다.

"동해에서 온 사람들은 정말 하나같이 법도를 모르는 사람들 뿐이네요."

나택흠의 눈에는 은은히 살기가 돋아나고 있었다. 옆의 나자월은 아까부터 읍소하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오빠, 어서 이자식을 죽여줘!"

나택흠은 그런 나자월을 측은하게 바라보더니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그리고 이내 눈길을 진시우한테로 돌렸다.

"어서 내 동생한테 무릅꿇고 싹싹 빌어요, 그리고 절로 여기서 꺼져요. 그러면 없던 일로 쳐줄게."

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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