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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나자월은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담유를 보며 사과했다.

그런 담유는 무안해서 몸둘바를 몰랐다. 그녀의 눈빛은 갈곳을 잃어 이리저리 떠돌다 진시우한테 집중되였다.

그러나 진시우는 또박또박 얘기했다.

"담 아가씨라고 존칭까지 써가며 사과해야죠? 진정성이 없네?"

"이런 씨..."

나자월은 여태까지 살면서 사과 한번 해본적이 없었고 또한 사과를 정중히 해본적은 더 없었다. 허나 진시우의 살기돋힌 눈빛에 다시 한번 쏘인후로 더 고분고분해질수 밖에 없었다. 아니면 나택흠까지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는데 기를 써봤자 더 추해질 따름이였다.

"담 아가씨, 미안합니다."

나자월은 똑바로 목청높게 사과했다.

진시우는 그제서야 담유옆에 가서 담담히 얘기했다.

"됐어요, 저 쪽에서 사과를 했으니 그만 갑시다."

담유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진시우를 따라 나섰다.

그리고 진시우는 송중군 부부와 함께 자리를 떴다. 네명은 곧장 연회의 인파를 뚫고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서로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보면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는 양.

이윽고 오청광은 나택흠의 경호원한테 말했다.

"어서 도련님을 모시고 병원에 가요. 내기억으로는 북양에 석종당이라 있을 거에요. 그쪽으로 찾아가면 됩니다."

몇몇은 부상당한 몸을 겨우겨우 가누면서 나택흠을 옮겼다. 나택흠은 들것에 실려나가면서 오청광을 보며 말했다.

"오늘 일은 잊지 않을게요. 그리고... 그냥 없던 일로 어디가서든 언급을 자제해 줘요."

오청광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마요, 뒷일은 내가 잘 처리할테니."

나청광은 누구보다도 나택흠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다. 이런일이 널리 전해져봤자 누구 웃음거리로 전락될게 뻔하니 체면만큼은 지켜달라는 얘기였던 거다.

나자월은 겨우 몸을 추켜세우면서 오청광을 보았다.

"고마워요, 청광 오빠."

진시우한테 하도 얻어 맞았는지라 이미 얼굴에 손자국이 여러개 겹쳐서 나있었다. 아까 바득바득 대꾸하던거만 아니라면 충분히 불쌍해 보였다.

당영 오청광은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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