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광은 마치 사람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표정이었다.그 어떤 남자도 아내가 바람을 피운 사실을 견딜 수 없을 터였다.하물며 북부 5개 성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라면 체면이 더욱 중요했다.“여보, 내가 잘못했어요!”곽정희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무릎을 꿇으며 빌었다.“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우리 10년 넘게 함께 살았잖아요. 아들 생각해서라도 기회를 줘요!”하지만 남원광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자 곽정희는 곧바로 유명진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다 이 남자가 날 유혹한 탓이에요! 강제로 나한테 그런 짓을 했다고요! 난 창피해서 말을 못 했을 뿐이에요...”그러자 유명진은 즉각 반박했다.“곽정희, 너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분명 네가 날 먼저 유혹한 거잖아. 나랑 같이 오래 있기 위해서 헬스장에서 나를 데려가 개인 비서를 시킨 거고.”“네가 나한테 옷도 사주고 차도 사주고 각종 보약까지 챙겨줬잖아. 내 핸드폰에 다 기록이 있거든? 필요하면 다 보여줄까? 게다가 한 번이라고? 정말 뻔뻔하네. 최소한 하루에 한 번씩은 했잖아!”곽정희가 뻔뻔하게 남편에게 사람을 죽이라고까지 했던 모습을 보고 유명진은 더 참을 수 없었다.자신은 병까지 얻긴 했지만 그래도 살아 있는 게 나으니 살아남기 위해서 반박했다.잠시라도 늦게 해명했으면 곽정희는 유명진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네가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하는 수 없다고!’“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네가 날 유혹하고 일부러 병을 옮긴 거잖아. 죽여 버릴 거야!”곽정희는 이렇게 소리치며 유명진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유명진도 만만치 않았는지라 한 발로 그녀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네가 나한테 조치 취하지 말라며. 뭔가 끼는 느낌이 불편하다고!”“그러면 미리 에이즈에 걸렸다고 말하지 그랬어? 내가 바보냐? 병에 걸렸다고 하면 내가 분명 끼라고 하지?”“왜 말해야 하지? 말하면 네가 날 차버릴 텐데? 그럼 난 돈도 못 받게 될 거 아냐!” 그들은 마치 두 마리 미친개처럼 서
남원광은 갖은 풍파를 이겨내온 사람답게 금세 분노를 억누르고 차츰 자연스러운 표정을 되찾았다.“정말 죄송합니다.”남원광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아까 두 분의 선의를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유시인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대표님의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일이 생기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죠.”“맞다. 소개할 분이 계세요. 이분은 바로 명의로 유명한 염 선생님이십니다.”“이번에 제가 특별히 모시고 온 건 대표님의 병을 진찰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예전 같았으면 남원광은 비웃었을 것이다.어린 청년이 무슨 대단한 의술을 갖고 있겠는가 하고 말이다.그동안 만난 명의들이 다들 70~80세는 된 나이가 있는 분들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의학이라는 건 오랜 시간 학습하고 경험을 쌓아야 일정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그러나 지금의 남원광은 염무현을 조금도 경시할 수 없었다.“정말 대단하시군요!”남원광은 진심으로 말했다.곽정희와 유명진의 숨겨진 병을 단지 눈으로만 보고 알아낸 것만으로도 이미 보통 명의들을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저도 그 여자가 에이즈에 걸린 걸 몰랐을 거예요.”이 말을 하면서 남원광은 이를 악물었다.“자칫하면 저도 그 여자에게 당할 뻔했죠!”“아까 일은 없던 일로 하죠.”유시인은 웃으며 말했고 남원광도 그 말을 반갑게 받아들였다.“두 분의 넓은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죠.”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북국의 재벌인 남원광으로서는 계속 머물러 있으면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좋습니다.”이해를 표하는 염무현에 남원광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의 인격은 아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고상했다.사람으로서 기본은 은혜를 알고 보답하는 것이다.염무현과 유시인이 앞서 걸어 나가자 남원광은 옆에 있던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한 식당부 매니저에게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매니저는 즉시
남원광의 병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그는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고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하지만 많은 이들의 사업을 가로챘기 때문에 적들도 많이 생겼다.한 번은 해외에서 비즈니스 행사를 참가하던 중, 적들이 보낸 암살자들에게 습격을 당했다.경호원들이 목숨을 걸고 남원광을 구출했으나 그가 거의 탈출할 즈음 갑자기 공중으로 던져진 수류탄이 폭발했다.그렇게 남원광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다.비록 경호원들의 필사적인 구조로 병원에 실려 가 목숨은 구했지만 머리에는 세 조각의 파편이 남았다.그중 두 조각은 이후 치료 과정에서 무사히 제거되었으나 마지막 한 조각은 너무나도 까다로운 위치에 박혀 있어서 아무리 뛰어난 외과 의사도 손을 쓸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남원광은 보존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나이가 들수록 파편이 미치는 영향은 점점 커졌다.예전에는 몇 달에 한 번씩 찾아오던 두통이 이제는 며칠에 한 번씩 찾아왔고 그 고통은 점점 더 심해졌다.발작이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남원광은 외부에는 치료하기 어려운 편두통에 걸렸다고 말하며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진료를 받을 때만이 그가 실제 병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유일한 순간이었다.그 외에는 이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이런 상황에서 염무현이 단번에 그의 병을 알아챘으니 남원광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더 중요한 것은 염무현이 맥을 짚지 않고도 그의 상태를 단번에 알아차렸다는 점이었다.최신 의료 장비보다도 더 정확하게 병의 근원을 알아낸 것이다.“염 선생님, 정말 대단하시군요!”곽정희의 에이즈도 염무현이 눈으로만 보고 진단해낸 것이 떠오르자 남원광은 그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다.염무현은 차분하게 설명했다.“많은 병증은 관찰을 통해 세세한 단서에서 알아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걸음걸이의 자세나 사람을 볼 때의 눈빛만으로도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염무현이 그때 전태웅의 요청을 거절한 이유는 단지
남원광에게 중년에 아들을 낳아준 아내는 분명 큰 공을 세운 셈이었다. 염무현은 다시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그럴 리 없습니다. 사람이 운명을 거슬러 바꿀 기회가 있긴 하지만 이미 정해진 사실은 바꾸기 어렵습니다.”“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대표님은 이번 생에 아들을 가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대표님에게 세 살 된 아들이 있죠. 그렇다면 단 하나의 가능성만 남습니다.”남원광은 급하게 물었다.“무슨 가능성입니까?”“아드님이 대표님의 친자가 아닐 가능성이요.”염무현은 단호하게 말했다.이 말에 남원광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얼굴도 점점 어두워졌다.예전 같았으면 이런 말을 한 사람에게는 농담으로라도 절대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반드시 그 대가로 상대방에게 큰 벌을 내렸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남원광은 그 아이가 자신과 닮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아내가 임신해서 출산할 때까지 그는 곁에서 세심하게 보살폈기 때문에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모든 아이가 부모를 똑 닮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특히 그 아이는 남원광 본인과는 닮지 않았지만 곽정희와는 이목구비가 비슷하여 큰 문제라 여기지도 않았다.“선생님, 농담이 참 지나치시네요.”남원광은 염무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마음이 크게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이미 그는 아내의 불륜으로 충분히 불운한 상황이었다.그런데 만약 그 아이까지 남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북국의 재벌인 남원광의 체면은 완전히 바닥을 칠 것이다.곽정희의 배신은 용서할 수 있지만 남의 자식을 자신의 아들로 키운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아무튼 저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믿거나 말거나는 대표님의 선택이에요.”염무현은 더 이상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그 아이가 남원광의 친자인지 여부는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대표님의 심정을 이해합니다.”유시인도 믿기지 않았지만 염무현의 편을 들며 제안했다.“이렇게 하시죠. 즉시 친자 확인 검사를 하시면 되지 않
“계속 확인해 보았는데 틀리진 않을 겁니다.”그러자 소림 비서가 정색했다.“그리고 다시 병원에 연락했는데 도련님을 진료하는 담당 의사가 부인님의 돈을 받고 매번 리포트의 혈액형을 B형에서 A형으로 바꿨다고 인정했습니다.”남원광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갈았다.“이 빌어먹을 년 같으니라고.” 그의 마음속 마지막 한 줄기 희망마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아내는 바람피우고 아들은 자기 자식이 아니라니.오랜 세월 동안 진심으로 대한 것들이 수포가 되는 것 같았다.남원권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고 직접 명령을 내려 개같은 모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그렇다면 나는 한평생 자식이 없겠네.”남원광은 한순간에 열 살이나 먹은 듯 퇴폐적으로 변했다.더군다나 백 년 후면 억만 재산들을 상속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 어디 그저 마음만 아프겠는가.염무현은 눈살을 약간 찌푸리며 말했다.“방금 내가 한 말이 문제가 생긴 건가? 아니면 네가 잘못 이해한 것인가?”“무슨 말씀이십니까?”남원광은 다급히 물었다.염무현은 설명해 주었다.“제 말은 그저 당신이 운명에는 아들이 없다는 말이었지 대가 끊긴다는 얘기는 아니었는데.”남원광은 갑자기 얼굴빛이 환해지더니 흥분되어 횡설수설했다.“당신의 뜻은... 저에게도 아직 희망이 있단 소리입니까?”“딸도 후대 아닌가요?”염무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딸을 낳을 수 있다고요?”남원광은 두 눈이 번쩍 뜨였다.잘 가르친다면 딸도 아들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다.남원광은 원래 남존여비 사상이 없는 데다가 현재 유시인을 대표적인 예제로 들 수 있다.딸을 한번 잘 키우면 자기 사업을 물려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아직도 낳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관상을 보아하니 따님은 이미 성인이 되셨을 겁니다.”염무현의 한 말은 그를 놀라게 하였다.남원광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럼 당신 말씀은 제가 일찍 딸을 뒀다는 건데...”그는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급히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급히 외쳤다.
이 일들을 교대한 후 남원광은 심호흡을 했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염무현 씨, 유시인 씨 본의 아니게 당신들에게 웃음거리를 보였군요.”이어 그는 바로 감지덕지하였다. “감사합니다. 염무현 씨가 아니었으면 저는 아직도 어둠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아이를 대신 키워주는 노릇을 하고 친혈육을 밖으로 내보내다니. 정말로 혈육인 가족을 힘들게 하고 원수에게 좋은 기회를 줬어요.”“그리고 유시인 씨, 저를 염무현 씨에게로 데려와 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제가 나중에 무조건 갚겠습니다.”유시인은 손사래를 치며 웃으며 입을 열었다.“저와는 상관없습니다. 감사 인사를 하려면 염무현 씨 한 명에게만 하면 됩니다.”그동안의 은혜로 남원광은 이미 염무현의 편에 섰다고 그녀는 전적으로 믿었다.“다른 건 다 알아냈으니 빨리 치료합시다.”유시인은 남원광이 치료를 마치면 그의 염무현에 대한 마음은 변함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때가 되면 북국의 재력가만으로도 마씨 가문, 조씨 가문과 장씨 가문을 골탕 먹이기엔 충분했다.그들이 염무현을 건드리려고 한다면 자신이 자격이 충분한지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그럼 염무현 씨 잘 부탁드립니다.”남원광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염무현은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당신과 저도 참 인연이 있는 거죠.”“제가 침으로 위험 지역에서 파편을 제거할 테니 아무 병원이나 찾아가서 뇌외과 수술을 하고 파편을 빼내면 됩니다.”남원광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물었다.“이렇게 의술이 뛰어난데 왜 파편을 직접 꺼내주지 않나요?”염무현은 그의 의문에 답을 주었다.“아까 당신과 저는 인연이 있다고 했잖아요. 저는 그저 조금만 치료만 했기에 진료비는 받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제가 다 치료하면 진료비는 한 푼도 깎을 수 없어요.”그래서 그가 이렇게 한 이유는 남원광이 돈을 절약하길 바랐다.“어떻게 그러겠어요. 당연히 진료비는 다 줘야죠.”남원광은 황급히 자기 의사를 표했다.“치료를 다 끝내지 않아도 진료비는 다 드려야 되
남원광의 성실한 태도와 재물을 소중히 대하지 않는 행동에 유시인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자기 작은 입을 가린 채 불가사의한 표정으로 남원광을 보고 있었다.비록 북국의 재력가가 인간관계가 좋아 자선 사업을 즐기는 모범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말이다.그리고 그의 개인 자산은 이미 천억 수준에 도달했다.치료를 할 뿐인데 재산의 반을 내놔야 한다고?누구라도 이 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그런데 남원광은 그걸 받아들였다니.게다가 규칙에 따라 진료비를 지급하겠다고 스스로 제안했다.마치 이렇게 하는 것이 그에게는 큰 영광인 것 같았다.유시인은 자신이 본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믿으려 할 것이다.몇 마디 말로 존경받는 북국의 재력가가 스스로 무릎을 꿇을 정도로 염무현이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그녀는 납득할 수 없었다.말이 나온 김에 염무현도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제가 직접 나서서 당신의 병을 모두 낫게 하겠습니다.”염라대왕으로서 염무현도 관대하니 당연히 그가 환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리 없다.“이렇게 합시다. 평생 아들이 없는 당신의 운명은 바꿀 수 없지만 다른 것은 움직여 볼 수 있습니다.”염무현은 말을 이었다.“당신이 평생 화려하게 살아가게 할 것이고 남씨 가문의 핏줄도 끊어지지 않게 할 것입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남원광은 다시 한번 기뻐했다.염무현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전 여기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천기를 누설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기 쉽죠.”“알겠습니다.”남원광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염라대왕의 말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사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금릉에 있는 남원광의 딸이 그를 알게 되면 나중에 반드시 시집을 보내서 아이를 낳으면 된다.그때 가서 외손자 중에서 품행이 단정하고 총명하고 영리한 사람을 골라 남씨 성을 따서 친손자로 만들면 된다.그리고 가업을 물려받으면 일이 순리롭게 풀린다.염무현은 침낭을 꺼내 남원광에게 침을 놓기 시작했다.침을 몇 대 놓자 남원광은 순식간에
“감사합니다. 염무현 씨.”남원광은 황급히 일어나 염무현을 향해 공손히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최대한 이른 시일 내로 개인 자산을 청산하고 진료비를 정산하겠습니다. 목숨을 구해준 이 은혜는 제가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염무현 씨에게 감사드리고자 오늘 밤 북국 호텔에서 연회를 여니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염무현의 성격대로라면 병을 고치면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끝난 셈이다.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게 될 테니.하지만 유시인이 있는 만큼 그녀의 생각을 먼저 들어볼 수밖에 없었다.“좋아요...저는 마침 저녁에 시간이 비어요”유시인은 바로 승낙했다.그녀는 지금 매우 흥분한 상태이다.염무현이 남원광을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에이즈 감염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의 아들이 친자가 아님을 일깨워 주었다.이렇게 많은 은혜를 받았으니 남원광은 분명히 염무현의 편에 설 것이다.그러므로 유시인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남원광이 연회에 초대하려고 하니 유시인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좋습니다.”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남원광은 무척 기뻤다. 이것은 틀림없이 그의 영광스러운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염라대왕이 연회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이게 얼마나 체면이 서는 일인가.“두 분 좀 쉬세요. 저는 곧 사람을 보내 준비하겠습니다.”남원광은 신이 나서 문밖으로 나갔다.한편, 제원 장씨 가문에서.화려한 건물, 정자, 누각 등 곳곳에서 호화롭고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지금 장씨 가문의 등불은 매우 밝다.“주인님, 큰일 났습니다.”비단 외투를 입은 한 중년이 빠른 걸음으로 주원 거실로 뛰어 들어가 큰소리로 아뢰었다.“방금 안성 쪽에서 소식을 들었는데 운희 씨가 붙잡혔다고 합니다.”“뭐?”의젓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벌떡 일어나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운희가 누구한테 잡혔느냐?”“누가 겁도 없이 호랑이 굴에 뛰어 들어오느냐? 작은 안성에서 감히 우리 제원 장씨 가문의 딸을 잡는다니 살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정장 차림인 남자의 눈에서는 불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