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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외손녀의 얼굴은 온통 피투성이였고 표정은 흉악했다. 거기다가 손에 비수를 들고 있고 혼비백산인 모습을 본 소천학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아직도 자신이 기억하는 그 얌전하고 영리한 소녀인가?

냉혈하고 무자비했으며 악랄하게 손을 쓰는 아이가 무엇보다 마음씨가 더 악독했다.

짧은 시간 안에 박가인은 두 가지 대안을 생각해 냈는데 모두 빈틈이 없이 완벽했다.

이제 고작 몇 살인가?

도대체 누가 그녀를 가르쳤길래.

소천학은 급격히 마음이 흔들렸다. 바로 전에까지 염무현에게 무조건 박가인을 잘 가르치겠다는 보장을 내렸는데 말이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었다.

‘이런 사람을 정말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염무현 씨. 이렇게 하면 괜찮을까요?”

박가인은 미소를 지으며 더욱 환심을 사는 말투로 말했다.

안타깝게도 지금 그녀의 모습은 웃는 게 웃지 않는 것보다 더 보기 흉했다.

염무현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휴대전화를 꺼내 들여다보고는 발길을 돌렸다.

박가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소천학은 그제야 정신이 들어 나무라는 말투로 말했다.

“박가인. 너는 어찌 이리도 모질게 굴 수 있느냐? 너의 죄가 죽을죄도 아닌데 저 사람은 죽었어야 하는 거야?”

박가인은 미안한 기색도 없이 손을 꼭 잡고 큰소리로 반박했다.

“저 사람이 죽지 않으면 어떻게 거짓말을 해요? 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외할아버지께서도 모르시겠습니까. 설마 그 나이 먹고 모르시겠나요. 제가 그를 죽인 것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죠. 소씨 가문과 박씨 가문의 체면을 모두 지켰으니 밖에 나가서 함부로 입을 놀려 양가의 체면이 깎이지 않도록 말입니다.”

소천학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도 당사자인데 나가서 함부로 말하지 않을 거냐? 그리고 네 말대로라면 우린 모두 죽어야 했어.”

박가인도 화를 냈다.

“방금 염무현이 한 그 말이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나를 쉽게 놓아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일부러 휴대전화를 꺼냈다는 게 무슨 뜻이라고 생각해요? 방금의 일을 틀림없이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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