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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할아버지... 말씀 좀 해보세요. 제가 할아버지보다도 더 늦게 알았잖아요. 제가 무슨 죄가 있겠어요. 절 죽이게 놔두면 안 되죠. 저는 할아버지의 친 외손녀이고 아직 젊잖아요... 제가 죽는 걸 그저 지켜볼 건가요?”

소천학은 허탈한 한숨을 내쉬며 염무현을 향해 말했다.

“염무현 씨. 박가인이 잘못을 한 건 맞지만 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목숨을 살려주실 수 없겠습니까?”

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저 자는 당신이 죽길 원했는데 당신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 있다고요?”

소천학은 다시 한번 숨을 내쉬었다.

“아이고. 박가인은 아직 어려서 철이 들지 않았어요. 물론 저도 아이를 잘 가르치지 못한 책임이 있습니다. 박천호가 죽었으니 누구도 나쁜 본보기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저 아이가 잘못을 고쳐 꼭 새사람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박가인은 다급하게 말했다.

“맞아요. 잘못을 고칠 것을 맹세해요! 앞으로 외할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소정아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에요. 정아가 저를 괴롭히는 건 상관없어요.”

소천학도 신경 안 쓰는데 염무현은 당연히 더 무슨 말을 하기 귀찮았다.

염무현은 고개를 까딱까딱 끄덕였다.

소천학은 은혜에 감사하며 말했다.

“염무현 씨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르신은 앞으로 나서서 박가인의 밧줄을 풀어줬다.

박가인의 눈빛에서는 득의양양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결코 외할아버지의 은혜 덕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염무현은 얼굴이 싸늘해지더니 입을 열었다.

“제가 언제 용서하겠다고 했나요. 죽을죄는 면했지만 다른 죄는 없단 말은 하지 않았을 텐데.”

박가인은 곧 다시 긴장해서 소천학의 뒤에 숨었다.

“염무현 씨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소천학도 덩달아 긴장했다.

염무현은 바닥에 있던 시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어떻게 외부인과 설명하겠습니까?”

소천학은 당황하더니 당연히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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