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때 전태웅의 휴대폰이 울렸고,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중요한 회의를 할 땐 무음으로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전태웅은 황급히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환한 얼굴로 말했다.“신의님 전화야. 드디어 나한테 연락이 왔네!”사실 그의 휴대폰은 무음으로 설정해서 가족들 전화에도 울리지 않았지만, 단 한 명, 염무현의 번호만은 예외였다!“다들 조용,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전태웅은 이 한마디를 하고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누른 다음 조심스럽게 말했다.“여보세요, 신의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빨리 연락주시다니 영광입니다...”사람들은 경악했고, 현장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했다.맙소사,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거대 화하 상업 그룹의 우두머리이자,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비즈니스계의 거물 전태웅이 아니던가! 어디를 가도 존경받는 최고의 인물이 대체 누구 전화길래 이렇듯 조심스러운 태도로 받는 걸까? 대통령의 연락에도 거침없는 태도로 일관하던 전태웅은 상대의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었고, 감히 상대가 무리한 요구를 들이밀면 당장에 자리를 뜰 정도로 대쪽 같은 인간이었다.무엇보다 그런 그의 태도에도 항상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상대였다.“임기욱이라는 사람 압니까?”염무현이 덤덤한 어투로 말하자 전태웅은 서둘러 대답했다.“네! 이사직을 맡고 있는 제 부하 직원인데,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특별히 서해로 보냈습니다.”왜 하필 내세울 것 하나 없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서해였냐 하면, 그건 바로 염무현 때문이었다.현지 경제가 발전하고, 각종 지수가 나날이 올라가면서 간접적으로 신의님 일상의 행복지수를 올리려는 게 전태웅의 취지였으니 그야말로 충신이 따로 없었다.염무현이 말했다.“처리하세요.”“혹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전태웅은 흠칫하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설마 임기욱이 서해에서 사고라도 쳐서 신의님에게 밉보인 건가?’만약 정말 그렇다면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찍
안절부절못한 전태웅은 사무실에서 왔다 갔다 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맸다.넋을 잃은 사람처럼 가끔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는데 비서는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화하 상업그룹 사람들도 그의 그런 모습이 처음이었다.문 두드리는 것마저 잊어버린 비서가 부랴부랴 달려 들어왔다.그는 가슴이 철렁했고 이런 작은 실수를 한다고 전태웅이 노발대발할 거라고 생각했다.“대표님, 조사해냈습니다!”비서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전태웅은 비서의 실수를 관심할 겨를도 없었다.“얼른 말해!”비서는 조사해낸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에게 알려줬다.펑!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전태웅은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임기욱 이 멍청한 자식! 어리석기 짝이 없는 자식! 아버지랑 오랜 친구이고 또 계속 자기 아들이 우수하다고 어필하는 바람에 믿고 서해시로 보냈는데! 좋은 인상을 남기라고 보냈는데 누가 신의님의 심기를 이 정도로 건드릴 줄 알았냐고!”임기욱과 여정연이 납치당했을 때, 염무현은 두 사람이 자신을 모욕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기욱을 저승사자의 손에서 구해줬다. 이 얼마나 큰 은혜인가!절반이 아닌 전부의 재산을 주어도 목숨을 살려준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것이다.‘임기욱, 이 멍청한 놈! 진료비에 손을 댄 것도 모자라 감히 면전에서 신의님을 질의하고 신의님과 대들다니, 죽지 못해서 안달이 났군!’다른 사람은 염무현에 대해 잘 모르고 있겠지만 전태웅은 모든 걸 알고 있었다.염무현은 천지를 놀라게 하는 의술뿐만 아니라 무술, 경제, 관상술 등 여러 최상급 재능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었다.이 년 전, 화하 상업그룹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십여 개의 재단의 토벌을 받았었다.화하 상업그룹이 계속해서 손해를 보면서 뒤처지게 되었는데 상대방에게 곧 매입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관건적인 시각에 염무현이 나서서 화하 상업그룹을 도와준 덕분에 상황이 호전되었고 화하 상업그룹도 모든 적수들을 제치고 세계 1위 재단으로 등극했다.일 년 전, 8대 열강이 용국을 상대로 대
펑!누군가가 병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깜짝 놀란 임기욱은 부주의로 과도에 손가락이 베였다.그가 화를 내려고 할 때 들어온 사람이 전태웅인 걸 확인하고는 순간 기분 좋아하며 말했다.“삼촌, 저를 보러 오신 거예요?”그는 전태웅이 자신이 걱정된 마음에 다급해져 문을 박찬 것이라고 생각했다.“괜찮다고 했잖아요. 이미 다 나았는데 병원에서 자꾸 관찰해야 한다고 입원해 있으래요. 그렇지만 않았으면 진작에 삼촌 뵈러 갔을 거예요.”전태웅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그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며 분부했다.“문 닫고 누구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임기욱은 기뻐 죽는 듯했다.‘다들 봤지? 화하 상업그룹을 통틀어 태웅 삼촌이 누군가를 관심해준 적이 없는데 오직 나 임기욱만 특별하게 대해주는 거라고! 너희들은 질투하는 것밖에 할 수 없어.’“삼촌, 직접 보러 오실 필요 없다니까요.”임기욱은 입이 귀에 걸리듯이 활짝 웃었다.반면 전태웅은 기분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너처럼 잘 난 애가 날 삼촌이라고 부르다니. 내가 송구스럽구나.”‘염무현 씨도 감히 안중에 두지 않는 네가 나 같은 작은 상인을 안중에 둘까?’임기욱은 약간 어색해하며 말했다.“삼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아버지랑 친구시잖아요. 그럼 제 웃어른이 되는 셈이죠. 가족이 아닌데 가족처럼 친한 사이...”“그만해! 네 아버지 얘기 꺼내지도 마. 네 아버지 체면을 보아서 널 지금까지 가만둔 거야.”전태웅은 그의 말을 끊으며 성가시다는 듯 말했다.“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니? 어떻게 감히 염무현 씨를 건드릴 수가 있어?”임기욱은 순간 멍해졌다.“삼촌이 염무현을 어떻게 알아요?”“염무현 씨, 내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야!”전태웅은 자신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병을 치료하기 위해 감옥에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어. 병이 다 나은 후에는 또 감옥 안에 남아 염무현을 한 달 넘게 모셨단 말이다!”“네?”임기욱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어쩐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태웅
임기욱의 인상 속 전태웅은 항상 인자한 어른의 모습이었다.임기욱의 아버지는 전태웅의 사업 파트너였고 심지어 찐친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몸이 안 좋은 탓에 십여 년 전에 이미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스무여살밖에 되지 않은 그를 전태웅에게 보살펴달라고 맡겼던 것이다.임기욱이 화하 상업그룹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개인적인 능력으로 보았을 때, 절대 화하 상업그룹 멤버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전태웅의 보살핌이 있다고 해도 수많은 인재가 모여있는 화하 상업그룹에서 임기욱은 점차 옆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여전히 평범한 이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전태웅도 공을 들여 그를 배양하려고 애를 썼었지만 임기욱은 부축해 세울 수 없는 무골충과 같은 존재였다.그도 자신의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자리만 할 뿐이었다.그렇다고 해서 그가 소리 없이 부자가 되는 데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었다.전태웅 같은 거물 곁에서 돈을 벌어들인다는 건 아주 평범한 일상이다.전태웅은 돌아간 친구의 아들이 평생을 평범하게 보내게 두고 싶지 않았는지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물리치면서 서해 프로젝트를 임기욱에게 맡겼던 것이다.사실 별로 힘든 일도 아니었다. 아주 쉽게 완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그러나 완성만 한다면 공로가 적잖게 쌓일 것이다.전태웅은 자신이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기 전에 최선을 다해 임기욱을 돕기 위해 이번 기회를 그에게 주었다.그의 앞날에도 큰 도움이 될 소중한 기회였는데 그가 일을 이 정도로 망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전에는 그가 실수를 저질러도 그저 모르는 척 눈 감아 주었었다. 다른 사람들의 입을 막기 위해 벌을 내리더라도 거의 벌하지 않은 셈과 같았다.전태웅은 임기욱을 보호하는 방패로서 그에게 항상 관대했다.그러나 지금 임기욱은 살기로 가득한 전태웅의 표정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늦... 늦었다고요?”당황한
공규석 외에 고서은도 있었다.비록 진경태의 아내로서 수억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재산은 진경태가 평생을 분투해서 모은 거고 그녀와 아무런 연관도 없었다.그녀의 절반 재산을 받든 안 받든 별다른 바가 없었다.그렇다 하더라도 진경태는 염무현에게 최고급 별장 한 채를 선물했다.살면서 이렇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하는 법.“너도 성인인데 네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은 져야지. 남길 유언이라도 있으면 말해. 네 아버지를 보아서라도 될수록 만족시켜 줄게. 네가 죽은 후 네 재산은 절반으로 나누어질 거야. 그중 한 부분은 진료비를 지불하는 데 쓸 것이고 나머지는 자선사업에 쓸 것이다. 저승에 있는 널 위해 덕을 쌓는다 생각하거라.”다리에 힘이 풀린 임기욱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는 전태웅에게로 기어가 그의 다리를 붙잡고 말했다.“삼촌! 제가 어릴 적부터 곁에서 봐왔잖아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제가 죽으면 임씨 집안 대가 끊기는 것과 같다니까요!”전태웅은 여전히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다른 사람이었더라면 이렇게 오래 대화하지도 않았어. 심지어 만나지도 않고 죽이라고 명령만 내렸을 거야. 네가 죽더라도 임씨 집안 대는 끊기지 않아! 너랑 네 전처가 낳은 아들이 있잖니. 그 아이가 가정을 이루고 자립할 때까지 내가 잘 보살펴줄 거야. 네 전처도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도울 거고.”“난 너희 임씨 집안에 미안한 일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저승에서 네 아버지를 만나거든 너의 영웅 사적을 빠짐없이 알리도록 하거라.”전태웅은 임기욱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그의 목에 있는 목걸이가 눈에 거슬렸는지 말했다.“이따위 물건을 아직도 걸고 있는 거야? 경매 회사에서 전에 있던 사리가 다 가짜라고 이미 공고를 냈어. 가짜를 만든 사람은 이미 잡혔고, 또 평범한 사람 뼈로 불골사리를 사칭한 사실을 자백했어.”임기욱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마지막으로 잘 배웅해줘.”두 명의 우람진 몸을 갖춘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병실로 들어
주말 오전, 찬란한 햇빛이 리버타운을 비추고 있었다.1호 별장.“예원아, 이른 아침부터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어디 가는 거야?”정은선이 위층에서 내려오는 우예원에게 물었다.우예원이 답했다.“도 매니저님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혹시 도와줄 게 없나 하고 동료들이랑 함께 가보려고요.”“전에 너랑 사귀려고 했던 매니저를 말하는 거니? 전에 사직했다고 하지 않았니?”정은선이 물었다.“사직한 건 맞지만 그래도 과거에는 제 직장 상사였는데 모르는 척하기에는 너무 매정해 보이잖아요. 저랑 사귀자고 집착한 것 빼고 여러 방면으로 괜찮은 사람이에요. 도 매니저님이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저도 정규직으로 되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 집 안에 일이 생겼다는데 모르는 척할 수는 없잖아요.”정은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확실히 살면서 감사할 줄도 알아야 하지. 그럼 아침이라도 먹고 가.”“괜찮아요. 동료가 같이 가려고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가는 길에 알아서 챙겨 먹을게요.”우예원은 급히 집 문을 나섰다.발코니.염무현은 진경태와 통화하고 있었다.“네, 오셔도 돼요.”진경태는 공규석, 공혜리 두 부녀와 자신의 처남인 고진성을 데리고 염무현의 집들이를 가려고 했다.염무현은 진경태가 고진성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그런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번 만남의 기회를 빌려 고진성의 존재감을 높여주고 염무현으로 하여금 그를 치료해주게끔 하기 위해서다.그러나 이런 일을 직접 말로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염무현은 전화를 끊은 후 이내 이은서에게 연락했다.“조금 있다 친구 몇 명이 올 테니 미리 경비원에게 말해주세요.”“알겠습니다, 염 선생님.”이은서는 양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 어깨로 전화를 받치고 말하면서 버스에서 내려왔다.버스 정류장으로부터 리버타운까지 거리가 꽤 되었다.그녀는 하이힐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잔걸음으로 달려왔다.반 시간 후, 이은서는 숨을 헐떡이며 1호 별장의 초인종을 눌렀다.“은서야, 무슨 일로 왔어?”문을 연 사람은
이은서가 부동산 판매가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매달 엄마 특효약을 사는 것만으로도 백오십 만원 넘게 들 뿐만 아니라 다른 약까지 보태면 거의 이백만 원이 넘어갔다.의지할 곳이라곤 서로밖에 없는 모녀에게는 어마어마한 지출이었다.저축금은 이미 바닥이 났고 사면팔방 돌아다니며 돈을 빌리고서야 어렵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그녀가 집사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생계유지도 힘들 것이다.“제가 한 번 봐도 될까요?”염무현의 물음에 이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되죠.”염무현은 약을 건네받고 열어보았는데 약병 안에는 밀랍에 씌워진 알약들이 들어있었다.포장에 신경을 많이 쓴 걸 보아서는 아주 고급진 약품 같았다.“ZW그룹 약인가요?”염무현은 약병에 쓰인 글을 보고 물었다.이은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우리 서해시에 있는 ZW그룹이에요. 오래된 제약회사인데 얼마 전에 이 특효약을 금방 개발해냈어요. 규제기관 인증도 받았고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해외에 출시까지 한다고 했어요.”대기업의 약이 더 믿음직스러운 법이다.염무현은 알약 하나를 꺼내 냄새를 맡아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이 약, 수상해!’“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이은서가 황급히 물었다.염무현은 즉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아까 어머니께서 유방암 초기라고 했죠?”“네.”“이 약, 하루에 얼마씩 드시나요?”“처음에는 세 날에 한 알씩 드셨는데 나중에는 두 날에 한 알씩 드세요. 그래야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하셨어요.”“제 예상대로군요. 이 약 문제 있는 약이에요. 어머니께 더는 드시지 말라고 전해요.”염무현이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이은서는 깜짝 놀랐다.“왜요?”“제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어머니께서 이미 유방암 중기가 되셨을 거예요. 이 약 계속 드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말기까지 악화될 수 있어요.”염무현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답변을 했다.이은서는 마음이 조급해
고급차 두 대가 1호 별장 앞에 멈춰 섰다.공규석은 사람이 많을수록 선물도 많아야 좋다는 생각으로 선물을 수두룩하게 가지고 방문했다.높은 지위에 있는 그들은 직접 허리 굽혀 선물을 옮기기 시작했다.무거운 짐은 남자들에게 맡기고 공혜리와 고서은은 팔짱을 끼고 기분 좋게 얘기를 나누며 초인종을 눌렀다.문을 연 정은선은 절세미녀급으로 아름다운 두 여자를 보고 의아해했다.‘너무 이쁜데.’정은선은 지금까지 자신의 딸이 꽤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는데 눈앞에 있는 두 사람과 비겼을 때는 차이가 너무 컸다.그런데 우예원이 이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외모만 비겼을 때 우예원도 결코 주눅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기품으로 보았을 때는 차이가 꽤 컸다.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은 자신감 넘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재벌가 아가씨인 게 분명했다. “정은선 아주머니시죠. 저희 염무현 씨 뵈러 왔어요.”공혜리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정은선도 웃으며 답했다.“어서 와요. 무현이 지금 위층에 있는데 제가 가서 내려오라고 할게요.”“괜찮아요.”염무현이 계단을 내려오며 말했다.“안녕하세요, 신의님.”고서은은 자신의 생명 은인에게 인사했다.염무현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그녀를 보며 말했다.“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네요.”“다 신의님의 뛰어난 의술 덕분이에요. 신의님이 처방해주신대로 매일 약 챙겨 먹고 있어요. 오늘은 특별히 저의 생명을 구해주신 은혜에 감사를 표하러 왔습니다.”정은선은 약간 어리둥절했다.‘의술? 생명을 구해준 은혜?’“무현 님.”공규석 등이 선물이 안고 들어오며 염무현을 향해 인사했다.“공 대표님, 경태 삼촌, 고진성 씨, 얼른 들어오세요.”염무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정은선은 준비해둔 차와 디저트를 내려놓고는 눈치 있게 떠났다.진경태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보이네요. 혜리의 안목이 확실히 좋네. 염 선생님이 마음에 들어 한다니 다행이네요.”“여러분, 저는 직설적인 편이 좋아요. 게다가 부탁할 일이 있어서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