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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우예원은 그래도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거의 다 쌌어요. 늦어도 내일이면 나갈 겁니다. 집 안도 다 깨끗이 청소했고, 가구나 가전제품도 망가진 게 없어요.”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직접 봐야 알죠.”

집주인은 능청스레 한 바퀴 돌아봤지만 확실히 트집 잡을 곳이 없었다.

우예원은 집안 물건을 소중히 여겨 종래로 망가트린 적이 없었기에 아주 떳떳하게 말했다.

“보시다시피 아무 문제 없으니까 이제 보증금 돌려주셔야죠?”

“무슨 소리지?”

집주인이 표정을 굳히며 콧방귀를 뀌었다.

“아가씨가 계약을 어긴 것도 위약금 안 받았는데, 뻔뻔하게 나한테 보증금을 요구해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예원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카톡으로 연락할 땐 이런 말 없었잖아요. 아저씨가 된다고 해서 저도 짐 정리한 건데.”

집주인은 음침하게 웃었다.

“생각이 바뀌었어요. 말로만 한 약속은 법적 효력이 없지. 세입자가 계약을 어길 시, 집주인은 보증금을 가져갈 권리가 있어요. 그게 이 바닥 규정인 거 모르나?”

집주인은 우예원과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우예원의 룸메이트가 일찍 여기서 나갔고 우예원 혼자 이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몹쓸 꿍꿍이가 생겼다.

갓 대학을 졸업해서 사회 경험도 없고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여자애 하나쯤 다루기 쉽지 않겠나!

“아니, 어떻게 한 입으로 두말하세요!”

우예원은 속이 탔다. 40만 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사회 초년생인 우예원에겐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이를 보자 집주인의 두 눈이 음침하게 번뜩이며 더러운 눈빛으로 우예원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나도 알지, 요즘 대학생들 살기 어려운 거!”

그는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나랑 한번 하면 보증금 돌려줄지 생각해 볼게, 어때요?”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요.”

우예원은 깜짝 놀라 두 손으로 옷깃을 막으며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

집주인은 더욱더 거침없이 다가가며 음탕한 미소를 지었다.

“한 번이면 돼요. 몇 분 안 돼서 40만 원 받는데, 회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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