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5화

몇백만, 몇천만 달러? 심지어 좀 더 비싸더라도 임기욱은 진료비를 낼 자신이 있었다.

이승휘와 유재영에게서 들은 바에 의하면 염무현이 아무런 기계도 쓰지 않고 자신을 십여 분 만에 살렸다고 했다.

‘침구 세트 두 개만 썼는데 치료비가 비싸면 얼마나 비싸겠어.’

이승휘는 미간을 찌푸렸다.

“전 재산의 절반이라고 합니다.”

“얼마라고요?”

임기욱은 이승휘가 농담하는 줄 알고 두 눈을 번쩍 떴고, 이승휘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게 염무현 씨가 정한 규칙이랍니다. 그분에게 치료받은 사람은 모두 전 재산의 절반을 진료비로 내야 한답니다.”

“병을 못 고쳐도 돈을 줘야 합니까?”

임기욱의 질문에 이승휘와 유재영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승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임기욱 씨가 말씀하시는 상황은 있을 수 없습니다.”

‘염라대왕에게 병을 보이는데 치료할 수 없는 병이 있을까.’

치료받은 환자마다 싱글벙글 웃으며 돈을 지급하고는 잔뜩 들떠서 떠났다.

임기욱은 연신 눈살을 찌푸리며 두 눈에 복잡한 기색이 스쳤다.

‘전 재산의 절반이라니, 말도 안 돼! 그저 보통 부자였다면 원래도 얼마 없는 돈을 주면 그만이겠지만, 나는 슈퍼 갑부라서 재산이 엄청나다고!’

이런 식이면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손해보는 게 아닌가? 이건 공평하지 않았다. 돈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알고 기만하는 건가? 가난한 집의 돈만 돈이고, 부잣집의 돈은 뭐 하늘에서 떨어지나!

다들 이런 불공평한 규칙을 따른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분명 염무현이 사기 치는 게 틀림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염무현 본인이 직접 정확한 금액을 말하지 않았고, 임기욱도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기에 신뢰적인 부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임기욱은 이런 생각들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딴생각을 굴리기 시작했다.

한편 수술실 안, 두 의사는 도명철이 보는 앞에서 도우순을 살리려고 온 힘을 다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하며 안간힘을 다 써보았지만, 도우순은 이미 완전히 숨을 거둔 상태라 전부 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