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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주위 사람들은 임기욱의 말을 듣고 어렴풋이 내막을 알 것 같았다.

여정연은 자신이 한 짓들이 드러나자 금세 표정이 바뀌면서 무지막지한 여자처럼 고래고래 소리쳤다.

“임기욱, 당신 거들먹거리지 마. 당신 돈 내가 진작에 다 빼돌렸어. 어디 한 대 더 때려보시지? 난 당신한테 한 푼도 안 줄 거야. 당신이 아무리 화내봤자 별 수 있어?”

임기욱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가슴이 들썩일 정도로 씩씩거렸다.

“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내가 당장이라도 널 죽이면 어떡하려고, 무섭지도 않아?”

“참나, 무섭기는 무슨. 지금 돈이 다 나한테 있는데, 어디 내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려 봐.”

여정연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돈 받고 싶으면 나한테 빌어. 무릎 꿇고 빌면 몇 푼이라도 쥐여줄지 누가 알아?”

‘까짓거 이판사판이야, 어디 한번 해 보자고!’

임기욱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어이없어서 웃음이 났다.

“넌 내가 단지 보안 목적으로 암호화된 칩을 쓴 거 같아? 저 칩으로 빼돌린 돈은 다 흔적이 남아. 네가 아무리 최첨단수법으로 돈을 세탁해도 소용없어. 내가 은행에 전화 한 통만 걸면 은행 수사팀에서 눈 깜빡할 사이에 그 돈 다 찾아내.”

여정연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두 눈을 부릅떴다.

계략과 수단으로 여정연은 절대 임기욱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런데도 여정연은 자신이 똑똑하다고 믿으며, 상대의 약점을 잡은 줄 알고 그걸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협상 카드로 쓰려 했다.

임기욱은 더 이상 여정연을 보고 싶지 않아 고진성에게 이렇게 말했다.

“고 대인님, 이 여자는 납치범과 결탁하여 살인과 약탈에, 저희 화하 상업 그룹 거액의 자금까지 훔쳤습니다. 이건 모두 증거가 명백한 사실입니다.”

고진성은 재차 확인하듯 임기욱에게 되물었다.

“임 이사님, 그 말씀은...”

임기욱은 정색하며 말했다.

“법대로 처벌하시죠, 선처는 없습니다.”

고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법이 여정연을 살려주어도 임기욱은 절대 봐주지 않을 거라는 걸 고진성은 속으로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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