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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남지혜가 지나치게 열정적으로 보였다.

이를 보고 위기감을 느낀 소정아는 이내 염무현의 팔을 꼭 껴안았다.

이로부터 염무현이 자기 것이라고 내세우고 싶었다.

“그러면 너무 실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저희끼리 할게요.”

염무현은 이전과 같은 태도로 완곡하게 거절했다.

사실 소천학은 캠핑 기구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계획대로라면 산기슭에 있는 고향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에 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향 집은커녕 바깥 공터마저 빼앗긴 상황이다.

텐트를 치려면 길 양쪽으로 혹은 고향 집 마당으로 가야 한다.

중요한 건 소천학이 텐트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그럼 차 안에서 하룻밤 묵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 사람이 한 차에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뭐가 실례입니까. 제 생명의 은인이신데 이까짓 것쯤이야말로 은혜를 갚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남지혜는 그들의 궁핍한 상황을 알아차린 듯 간파하지 않고 그저 아까의 열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염무현 씨.”

소천학은 염무현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남지혜 씨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만약 염무현 혼자라면 차에서 하룻밤 묵는 것은 물론 황량한 교외와 야외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소정아라는 여자아이와 소천학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는 걸 고려하여 어쩔 수 없이 승낙한 것이었다.

“잘됐네요.”

남지혜는 기쁨에 겨워 급히 세 사람을 한 고향 집으로 불러들였다.

“마침 잘 오셨어요. 밥이 거의 다 돼가고 있었거든요. 이 집 할머니는 젊었을 때 부엌데기를 하셔서 나이는 드셨지만 솜씨는 살아 계십니다.”

마당에 있으면 음식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것은 여행길에 지친 세 사람에게 큰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경계심이 가득했던 소정아의 얼굴은 바로 코를 훌쩍이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식탁에 가득 찬 음식을 보면서 소정아는 자신도 모르게 검지를 움직였다.

베이컨, 소시지, 각종 말린 버섯은 이곳의 가장 일반적인 재료이지만 지역 특성이 강하다.

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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