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들리는 엔진음에 주민국은 문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이내 겁에 질린 탓에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고, 황급히 주태오를 안으로 끌어당겼다.“망했어, 흑범회 사람이 찾아왔어.”조하영도 겁을 먹고 창백한 얼굴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흑범회는 무려 문해시 불법 지대의 왕인지라 잘못 건드린 자는 하나같이 끔찍한 결말을 맞이했다.“아빠, 괜찮아요. 몇 명이 와도 감히 우리 가족을 건드릴 수가 없는 건 매한가지예요.”주태오가 콧방귀를 뀌었다.그가 있는 한 상대방이 수천, 수만 명이라도 털끝 하나 까딱하지 못할 것이다.“그게 무슨 헛소리야? 싸움은 머릿수에 밀리기 마련인데 흑범회에서 대체 몇 명이 왔는지 알아? 적어도 몇백 명은 된다고.”하지만 주민국은 주태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이내 급히 주태오의 웃옷을 벗기자 완벽한 근육질 몸매와 가슴에 새겨진 흉측한 용머리 문신이 드러냈다.이는 주태오가 드래곤 하트를 이식받은 뒤 갑자기 나타났다.“얼른 내 옷으로 갈아입어.”주민국은 자신이 입고 있던 허름한 옷을 주섬주섬 벗었다. 본인을 희생함으로써 주태오에게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려고 마음먹었다.또한,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기도 했다.“엄마 아빠, 진정하세요.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대체 누가 감히 우리한테 손을 대는지 두고 볼 거예요.”주태오는 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안 돼! 아들아, 얼른 돌아와. 엄마가 제발 부탁할게.”조하영은 초조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고, 주태오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오빠! 미쳤어? 빨리 들어오지 않고 뭐해?”아연실색한 주서윤도 겁이 나서 이가 딱딱거렸고, 목소리마저 떨렸다.“망했어, 이제 끝장이야. 3년 만에 봤더니 왜 이렇게 건방지게 변했대?”주민국의 안색이 창백하기 그지없었다.한편, 문밖.빼곡히 들어선 검은 옷 사내들은 손에 각종 무기를 든 채 살기를 내뿜으며 눈앞의 쓰레기장을 노려보았다. 마치 하늘에 먹
누가 봐도 겁을 먹은 부모님의 모습에 주태오도 두 분이 더 놀라실까 봐 아무 말도 안 했다.“아무리 초라한 처지에 빠졌다고 한들 거짓말하면 쓰겠어? 남의 공로를 가로채거나 제 분수도 모르고 나대는 건 제일 잘못된 거야. 주태오, 나쁜 버릇은 바로바로 고쳐야 해, 알겠어?”주민국은 노발대발하며 주태오에게 호통쳤다.흑범회 손범수는 무려 누구인가? 그런 분이 어찌 주태오의 부하일 리가 있겠는가?만약 주태오의 부하라는 게 사실이라면 지난 3년 동안 오문덕 일당에게 이 지경까지 당할 필요도 없었다.오늘은 흑범회에서 갑자기 무슨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서둘러 떠났을지도 모르기에 주민국은 주태오가 거짓말한다고 확신했다.“당신도 참, 그냥 넘어가. 태오도 우리가 걱정할까 봐 거짓말한 거겠지. 자, 다들 일단 집으로 들어가서 얘기해.”조하영이 나서서 분위기를 수습하며 주태오를 끌고 집에 들어섰다.“엄마, 아빠, 제가 집을 비운 3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어요? 자금줄이 끊어졌다고 해도 파산할 정도는 아니잖아요.”주태오가 물었다.주씨 일가의 자금줄이 끊겼다고 해서 폭삭 망하는 건 말이 안 되었다.당시 비상 상황을 대비해서 부모님께서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았는가?“휴, 말하자면 끝이 없어.”주민국은 착잡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지난 3년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줬다.알고 보니 회사 주주들은 일찌감치 강씨 일가에게 매수되었다.자금줄이 끊겼을 때 매수당한 주주는 그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주씨 일가의 의약 관련 핵심 기밀을 강씨 일가에게 팔아넘기고 돈을 챙겨 뻔뻔스럽게 강씨 일가와 손을 잡았다.결국 주씨 일가의 제약회사는 완전히 망했다.주민국과 조하영이 준비한 모든 대안도 무용지물이 되었고, 되레 몇십억이라는 거액의 빚만 떠안았다.설령 모든 자산을 팔아도 전부 다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여전히 8억이 넘는 빚이 남아 있었다.더욱 괘씸한 건 강씨 일가에서 각종 판로와 자
“응?”주태오는 눈살을 찌푸리고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다가갔다. 믿을 수 없는 속도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손범수가 수십 명의 부하들과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주태오를 본 손범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털썩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백호회 10대 지회인 흑범회 회장 손범수가 보스께 인사드립니다.”쿵쾅!수십 명의 부하들은 충격에 빠진 나머지 눈알이 다 튀어나올 지경이었다.이보다 더 미친 짓은 없을 것이다.불법 지대를 주름잡고 사람을 죽여도 눈 깜빡하지 않는 손범수가 한낱 젊은이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가만히 서서 뭐 해? 이분이 바로 내가 평소에 계속 얘기했던 신용파의 보스시다. 보스를 봤으면 무릎 꿇고 인사를 올려야지?”손범수가 고개를 돌려 호통쳤다.“보스께 인사드립니다.”손범수의 말에 수십 명의 부하들은 사색이 된 얼굴로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눈앞의 이 젊은이가 전설 속의 신용파 두목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저희 부하들이 이렇게 눈치가 없어요.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손범수가 무릎을 꿇은 채 말했다.“괜찮아. 다들 일어나.”주태오가 손을 흔들었다.“감사합니다, 보스.”손범수는 공손한 태도로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럽게 물었다.“보스, 실례인 걸 알지만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옛 보스는 아직 살아계시나요? 자취를 감춘 지 벌써 수년이 지났어요.”“이미 돌아가셨어. 내가 동남쪽에 묻어드렸어.”주태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인사라도 올려도 될까요?”손범수가 슬픈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그래.”주태오가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보스.”손범수는 망설임 없이 동남쪽을 향해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의 뒤에 있던 부하들도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나와 함께 옛 보스께 절을 올리자.”쿵쿵쿵!손범수는 이마가 땅에 닿아 피가 흐를 정도로 진심을 다해 정중하게 절을 올리고는 손을 들어 맹세했
“강나리! 용수호!”주태오는 눈빛이 날카로워졌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그렇다! 지금 눈앞에 나타난 두 연놈은 다름 아닌 강나리와 용수호이다.고개를 돌려 주태오를 발견한 강나리와 용수호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눈빛에 당황함이 스쳤다.“주태오, 아직 살아있었어?”강나리는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문득 알아차리고는 재빨리 마음을 가라앉힌 후 말을 바꾸었다.“파렴치한 자식, 여기가 어디라고 돌아와?”“왜 못 돌아와? 나 주태오가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 내 말 잘 들어!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너희 두 연놈이 얼마나 추악한지 사람들에게 다 알릴 거야.”주태오가 싸늘하게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강나리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애를 썼다. 그때 용수호가 강나리의 말을 가로채고 냉랭하게 웃었다.“나리야, 무서워하지 마. 사람들이 저 자식의 말을 믿을 것 같아?”용수호는 조롱 섞인 표정으로 주태오를 쳐다보았다. 이젠 가식적인 연기도 귀찮은지 대놓고 건방을 떨었다.강나리는 용수호의 말을 듣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진정했다. 그녀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 전에는 너무 당황했던 것 같다.지금 그녀의 뒤에는 용씨 일가가 있는데 주태오를 무서워할 필요가 있겠는가?주태오는 당장이라도 두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목소리를 내리깔았다.“용수호, 강나리! 극악무도하고 양심 없는 짓을 그렇게나 많이 하고서도 후회가 뭔지 몰라?”“하하하하하.”용수호는 되레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주태오를 보며 마음껏 비웃었다.“후회? 잘 들어, 주태오. 난 후회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5월 21일에 나리와 문해 호텔에서 약혼식을 올릴 거야. 아 참, 너도 올래?”주태오가 싸늘하게 말했다.“허, 중요한 날인데 당연히 가야지. 약혼 선물도 가지고 갈게.”“그래.”“기다리고 있을게. 설마 그때 가서 안 오는 건 아니겠지?”용수호는 코웃음을 치고 강나리와 함께 멀리 가버렸다. 주
주변 사람들이 욕설을 퍼붓고 마음껏 비웃어도 주태오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전 그저 아가씨가 마음이 착한 분인 것 같아서 좋은 마음에 귀띔해줬을 뿐입니다. 믿든 말든 그건 당신의 선택이고요.”그러자 옆에 있던 직원이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거지 주제에 잘난 척은. 당신 스승이 대체 누구기에 이렇게 큰소리를 치는 건데요?”주태오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자랑스럽게 말했다.“내 스승님의 존함은 소기중입니다.”소기중은 신용파의 전 두목이자 주태오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하하하!”그런데 주태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은 배꼽 빠져라 웃어댔고 눈물까지 흘릴 정도였다.“허!”양채원은 가뜩이나 불쾌했는데 그의 말을 듣고는 표정이 확 어두워지면서 차갑게 웃었다. 조금 전 주태오의 스승이 어쩌면 거물일 수 있겠다는 일말의 기대를 했었지만 결국에는 듣도 보도 못한 무명인이었다.주태오가 대체 무슨 낯짝으로 이런 큰소리를 치는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계속 여기서 소란을 피웠다간 확 내쫓아버릴지도 몰라요.”양채원은 주태오와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태도에 주태오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요.”그들이 그의 말을 꼭 믿게 할 필요도 없었고 그런 오지랖을 부리고 싶지도 않았다.“흥! 더는 거짓말을 못 하겠으니까 이러는 거죠?”직원은 주태오의 수작을 알아차렸다고 생각했다.“당신은 가족이 아프니까 급한 마음에 사기를 치려 한 거 맞죠? 당신 같은 사람 정말 많이 봤어요.”사람들은 그제야 앞뒤 상황이 이해되었다. 주태오가 사기를 쳤다는 걸 확신하고는 더욱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주태오도 더는 밀어붙이지 않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했다.“오늘 저녁에 이 약을 먹으면 10분 후에 어르신이 검은 피를 세 번 토하고 심장이 아플 겁니다. 그리고 하루가 더 지나면 그땐 치료할 방법도 없어요.”주태오의 말에 양채원은 더는 참을 수가 없어 소리를 질렀다.“야 이 자식아, 지금 내 인내심이
“으악!”양천용이 아주 고통스러워하며 검은 피를 세 번 토해내더니 가슴팍의 옷을 꽉 움켜쥐었다. 어찌나 아픈지 침대에서 나뒹굴 정도였다.그의 처참한 비명이 집안 전체에 울려 퍼졌다.양채원은 너무 놀란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머릿속에는 온통 주태오가 했던 말뿐이었다.“10분 후에 검은 피를 세 번 토하고 심장이 아픈 것까지 전부 다 맞췄어.”혼자 중얼거리던 양채원이 다급하게 말했다.“유 박사님, 처방에는 아무 문제 없다면서요? 할아버지 상태가 어떤지 얼른 보지 않고 뭐 해요?”“네... 지금 당장 보겠습니다.”유범수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양천용을 살펴보았다. 사실 그도 이유가 대체 뭔지 알지 못했다. 처방에는 분명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한참 동안 진찰해보았지만 그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유범수의 낯빛이 점점 사색이 되었고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아가씨, 어르신 지금 위독하십니다. 아무래도 내일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아요.”청천벽력 같은 유범수의 말에 양채원은 순간 비틀거렸다. 그녀는 재빨리 침대를 잡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요? 정말로 그 사람의 말대로 할아버지는 내일을 넘기지 못하게 됐어요. 정말 전부 다 맞췄어요.”양채원은 그제야 주태오가 했던 얘기를 믿게 되었다. 주태오의 말을 듣지 않고 무시했던 걸 너무도 후회했다.“아가씨, 증상이 맞아떨어진다고 해도 소용이 없어요. 어르신의 심맥이 다 끊어져서 그 누가 와도 방법이 없어요. 제 생각에는...”유범수가 울상을 지었다.“박사님 생각에는 뭐요?”양채원이 두 눈을 부릅떴다.“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유범수가 손에 땀을 쥐고 말했다.“마음의 준비요? 어디서 감히 그런 소리를!”양채원이 버럭 화를 내던 그때 양천용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채원아, 당장 가서 그 사람을 데려와. 어떻게 되든 뭐든지 다 시도해봐야지.”그는 살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네, 할아버지. 조금만 기
“너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지?”양호연이 두 눈을 부릅떴다. 명의라면 적어도 나이가 지긋한 영감일 줄 알았는데 젊은이라니.다른 사람들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 저마다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태오를 쳐다보았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저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저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을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치료한다는 게 말이 돼요?”유범수는 대놓고 얕잡아보았다.“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장난을 쳐? 여봐라, 당장 이놈을 내쫓아!”화가 난 양호연은 다짜고짜 주태오를 내쫓으려 했다.“아빠, 안 돼요. 적어도 시도는 해봐야죠.”양채원이 다급하게 말했다.“계속 이렇게 시간을 끈다면 어르신 정말 돌아가실지도 모릅니다.”주태오가 싸늘하게 말했다.“흥! 헛소리! 난 네가 어르신을 치료할 거라고 믿지 않아. 만약 진짜로 치료한다면 무릎 꿇고 스승으로 모실게.”유범수는 피식 웃으며 건방을 떨었다.“날 스승으로 모신다고요? 당신 같은 쓰레기도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주태오도 그와 못지않게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너!”유범수는 너무도 화가 나 얼굴이 다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마음 같아서는 주태오를 확 꼬집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다른 이들도 주태오가 너무 오만방자하다고 생각했다. 저런 사람이 어찌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단 말인가?“그럼 일단 해봐. 만약 치료하지 못하고 장난하는 거라면... 그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거야. 흥!”양호연은 결국 하는 수 없이 길을 비켜주며 주태오를 들여보냈다. 그의 말속에 협박의 뜻이 짙게 담겨있었다.주태오는 덤덤하게 다가가 침대 위의 양천용을 보며 말했다.“다행히 제때 도착해서 살릴 수는 있겠어요.”“계속 큰소리치네?”유범수는 속으로 그를 호되게 꾸짖은 후 재미난 구경을 볼 준비를 했다.그때 주태오가 은침을 꺼냈다.“침을 어르신의 몸속에 넣고 움직이게 하면서 끊어진 심맥을 봉합할 겁니다.”그의 말에 유범수는 더는 참지 못했다. 그는 주태오가 의학을 모욕하고 사람들의 지능을 모욕한다고 생각했다.
“어르신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강씨 일가의 복수는 전 포기 못 해요. 내일 결혼식이 바로 복수의 시작입니다.”주태오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어리석은 놈. 몇 년만 참고 버티면 가진 의술로 자신의 세력을 천천히 발전하여 강씨 일가와 맞설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가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야.”양천용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는 주태오가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했다.한 사람이 생각이 옅으면 어찌 큰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주태오에 대한 그의 평점이 또 조금 깎였다.“저의 세력은 더 발전할 필요 없어요. 제 밑에 지금 무수한 세력이 있거든요. 아무거나 끄집어내도 강씨 일가를 멸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너무 재미없죠. 전 강씨 일가를 조금씩 못살게 굴 생각입니다.”주태오가 솔직하게 말했다.“그럼 말해봐요. 당신 밑에 무슨 세력이 있는지?”양채원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녀는 주태오가 허세를 부리는 데는 참으로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다.“아직 만난 적이 없어서 정확히 누가 있는지는 잘 몰라요. 청룡 그룹과 최대의 암살 조직인 주작 킬러조직, 그리고 전쟁터에서 가차 없이 적을 무찌르는 백호 군단이 내 밑의 세력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주태오가 덤덤하게 말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양호연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너 지금...”양천용은 주태오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체면 때문에 아무 헛소리나 한다고 생각했다.청룡 그룹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금융 그룹이고 주작 킬러조직은 아름다운 미녀들로 만들어진 최강의 킬러조직이다.그리고 가차 없이 적을 무찌르는 백호 군단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전쟁터에 나가 용국을 지키는 백호 군단은 수백만 명에 달했고 어느 나라 사람이 듣든 다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다.그런데 주태오가 이들 전부 그의 부하라고 했다. 이보다 더 우스운 일이 어디 있을까? 만약 이 세력들이 전부 주태오의 부하라면 주태오네 집이 강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