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양천용이 아주 고통스러워하며 검은 피를 세 번 토해내더니 가슴팍의 옷을 꽉 움켜쥐었다. 어찌나 아픈지 침대에서 나뒹굴 정도였다.그의 처참한 비명이 집안 전체에 울려 퍼졌다.양채원은 너무 놀란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머릿속에는 온통 주태오가 했던 말뿐이었다.“10분 후에 검은 피를 세 번 토하고 심장이 아픈 것까지 전부 다 맞췄어.”혼자 중얼거리던 양채원이 다급하게 말했다.“유 박사님, 처방에는 아무 문제 없다면서요? 할아버지 상태가 어떤지 얼른 보지 않고 뭐 해요?”“네... 지금 당장 보겠습니다.”유범수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양천용을 살펴보았다. 사실 그도 이유가 대체 뭔지 알지 못했다. 처방에는 분명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한참 동안 진찰해보았지만 그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유범수의 낯빛이 점점 사색이 되었고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아가씨, 어르신 지금 위독하십니다. 아무래도 내일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아요.”청천벽력 같은 유범수의 말에 양채원은 순간 비틀거렸다. 그녀는 재빨리 침대를 잡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요? 정말로 그 사람의 말대로 할아버지는 내일을 넘기지 못하게 됐어요. 정말 전부 다 맞췄어요.”양채원은 그제야 주태오가 했던 얘기를 믿게 되었다. 주태오의 말을 듣지 않고 무시했던 걸 너무도 후회했다.“아가씨, 증상이 맞아떨어진다고 해도 소용이 없어요. 어르신의 심맥이 다 끊어져서 그 누가 와도 방법이 없어요. 제 생각에는...”유범수가 울상을 지었다.“박사님 생각에는 뭐요?”양채원이 두 눈을 부릅떴다.“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유범수가 손에 땀을 쥐고 말했다.“마음의 준비요? 어디서 감히 그런 소리를!”양채원이 버럭 화를 내던 그때 양천용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채원아, 당장 가서 그 사람을 데려와. 어떻게 되든 뭐든지 다 시도해봐야지.”그는 살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네, 할아버지. 조금만 기
“너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지?”양호연이 두 눈을 부릅떴다. 명의라면 적어도 나이가 지긋한 영감일 줄 알았는데 젊은이라니.다른 사람들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 저마다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태오를 쳐다보았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저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저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을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치료한다는 게 말이 돼요?”유범수는 대놓고 얕잡아보았다.“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장난을 쳐? 여봐라, 당장 이놈을 내쫓아!”화가 난 양호연은 다짜고짜 주태오를 내쫓으려 했다.“아빠, 안 돼요. 적어도 시도는 해봐야죠.”양채원이 다급하게 말했다.“계속 이렇게 시간을 끈다면 어르신 정말 돌아가실지도 모릅니다.”주태오가 싸늘하게 말했다.“흥! 헛소리! 난 네가 어르신을 치료할 거라고 믿지 않아. 만약 진짜로 치료한다면 무릎 꿇고 스승으로 모실게.”유범수는 피식 웃으며 건방을 떨었다.“날 스승으로 모신다고요? 당신 같은 쓰레기도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주태오도 그와 못지않게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너!”유범수는 너무도 화가 나 얼굴이 다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마음 같아서는 주태오를 확 꼬집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다른 이들도 주태오가 너무 오만방자하다고 생각했다. 저런 사람이 어찌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단 말인가?“그럼 일단 해봐. 만약 치료하지 못하고 장난하는 거라면... 그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거야. 흥!”양호연은 결국 하는 수 없이 길을 비켜주며 주태오를 들여보냈다. 그의 말속에 협박의 뜻이 짙게 담겨있었다.주태오는 덤덤하게 다가가 침대 위의 양천용을 보며 말했다.“다행히 제때 도착해서 살릴 수는 있겠어요.”“계속 큰소리치네?”유범수는 속으로 그를 호되게 꾸짖은 후 재미난 구경을 볼 준비를 했다.그때 주태오가 은침을 꺼냈다.“침을 어르신의 몸속에 넣고 움직이게 하면서 끊어진 심맥을 봉합할 겁니다.”그의 말에 유범수는 더는 참지 못했다. 그는 주태오가 의학을 모욕하고 사람들의 지능을 모욕한다고 생각했다.
“어르신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강씨 일가의 복수는 전 포기 못 해요. 내일 결혼식이 바로 복수의 시작입니다.”주태오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어리석은 놈. 몇 년만 참고 버티면 가진 의술로 자신의 세력을 천천히 발전하여 강씨 일가와 맞설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가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야.”양천용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는 주태오가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했다.한 사람이 생각이 옅으면 어찌 큰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주태오에 대한 그의 평점이 또 조금 깎였다.“저의 세력은 더 발전할 필요 없어요. 제 밑에 지금 무수한 세력이 있거든요. 아무거나 끄집어내도 강씨 일가를 멸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너무 재미없죠. 전 강씨 일가를 조금씩 못살게 굴 생각입니다.”주태오가 솔직하게 말했다.“그럼 말해봐요. 당신 밑에 무슨 세력이 있는지?”양채원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녀는 주태오가 허세를 부리는 데는 참으로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다.“아직 만난 적이 없어서 정확히 누가 있는지는 잘 몰라요. 청룡 그룹과 최대의 암살 조직인 주작 킬러조직, 그리고 전쟁터에서 가차 없이 적을 무찌르는 백호 군단이 내 밑의 세력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주태오가 덤덤하게 말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양호연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너 지금...”양천용은 주태오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체면 때문에 아무 헛소리나 한다고 생각했다.청룡 그룹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금융 그룹이고 주작 킬러조직은 아름다운 미녀들로 만들어진 최강의 킬러조직이다.그리고 가차 없이 적을 무찌르는 백호 군단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전쟁터에 나가 용국을 지키는 백호 군단은 수백만 명에 달했고 어느 나라 사람이 듣든 다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다.그런데 주태오가 이들 전부 그의 부하라고 했다. 이보다 더 우스운 일이 어디 있을까? 만약 이 세력들이 전부 주태오의 부하라면 주태오네 집이 강씨 일
“강나리 내숭 정말 잘 떠네...”양채원은 강나리가 시치미를 뚝 떼자 냉소했다.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실력이 없으니 말이다.그러니 억울해도 그냥 참아야 했다.이때 약혼식은 막바지에 다다랐다.“용수호 도련님이 강나리 씨께 약혼반지를 끼워주도록 하겠습니다.”주례의 말이 끝나자 용수호는 싱긋 웃으며 강나리에게 다가갔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품 안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이건 전 세계 한정판인 다이아몬드 반지야. 항상 너에게 일편단심일 거라는 내 사랑을 의미하는 거니까 받아줘, 나리야!”용수호가 절절하게 말했다.“좋아.”강나리는 행복한 얼굴로 대답했다.곧이어 용수호는 강나리에게 반지를 끼워줬고 하객들은 연신 박수를 치면서 그들을 축복했다.이때 무수히 많은 풍선이 날렸고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올랐으며 축포가 일제히 터졌다. 약혼식의 분위기는 그렇게 고조되었다.짝짝짝짝짝!모든 이들이 미친 듯이 박수를 치고, 호응하며, 축복했다.“하하하하, 정말 잘 됐어.”“내가 드디어 용씨 집안에 시집가다니.”“나 강나리, 드디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게 되었어.”강나리는 들뜬 얼굴로 용수호를 잡아당겼다.오늘은 그녀의 가장 휘황찬란한 순간이고,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이며,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그녀가 찬란하게 빛날수록 주태오는 더 미천하고 가련했으며 더 그녀를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것처럼 보였다.지금 이 순간, 모든 이들이 강나리와 용수호의 사랑에 감동받았다.사람들은 주태오가 강나리의 발목을 붙잡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감개했다.사랑받지 못하는 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강나리는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즐겼다.그녀는 지금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마치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용수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주태오가 큰소리친 게 맞네. 약혼식이 곧 끝날 텐데도 아직 안 왔잖아? 안 왔으니 다행일지도 몰라. 괜히 우리가 바...”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먼 곳에서부터 큰 외침이 들려왔다.“잠깐!
사람들이 믿지 않자 주태오는 차갑게 웃었다.“8억은 있어. 그런데 너희들이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그걸 가질 수 있을까?”“하하, 큰소리치지 마. 8억이 어디 있는데? 한 번 꺼내봐!”강나리는 주태오를 같잖게 생각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경멸이 가득했다.“넌 그냥 무능력한 인간이야. 평생 8억을 벌 수도 없다고!”다른 사람들은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 다들 주태오가 큰소리치는 거라고 생각했다.지금의 주태오는 입은 옷도 평범해서 절대 돈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주태오는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고 뒤에 있던 캐리어를 앞으로 던졌다.쿵!캐리어가 열렸고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경악이 스쳐 지나갔다. 안에 들어있던 현금이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더니 이내 손을 뻗어 돈을 쥐려 했다.여기저기 휘날리는 현금은 무시하고 주태호는 차갑게 말했다.“이 돈 받아. 이건 너희 목숨값이니까.”강나리가 허리를 숙여 돈을 만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이 돈 전부 진짜야!”용수호는 순간 숨 쉬는 것마저 잊었다. 그는 주태오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오기를 부렸다.“돈이 있으면 뭐 어때서? 뭐가 그렇게 거만해? 감히 내 약혼식을 방해하다니, 절대 용서치 않겠어. 거기, 지금 당장 이 녀석을 때려죽여!”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변에서 수십 명의 경호원이 살기등등하게 튀어나왔다.착착착!경호원들은 잘 훈련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날카로운 비수를 꺼내 들며 주태오를 죽이려 들었다.주변 하객들은 그 광경에 안색이 달라지며 헛숨을 들이켰다.그들은 주태오가 강씨 집안의 심기를 건드려 오늘 틀림없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주태오는 전혀 개의치 않고 손을 휘둘렀다. 그 순간 무수히 많은 은침이 발사됐다.“아아아!”경호원들은 주태오에게 달려들기도 전에 마치 감전한 듯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져 흰 거품을 물었다.“뭐야?”사람들은 대경실색했다. 머리털이 쭈뼛 서고 머리가 터질 것
쿵!손범수는 주태오를 본 순간 몸을 흠칫 떨면서 손에 들고 있던 호두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는 순간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손범수는 큰 충격을 받았다.“보... 보스?”손범수는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주태오가 이곳에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손범수 형님?”“왜 아직도 손을 쓰지 않는 거예요?”옆에 있던 하객들이 간 크게 외쳤다.“손을 쓰기는 무슨!”손범수는 울컥했다. 예전에 그의 부하가 뜻밖에도 주태오의 부모님을 해쳤었는데 하마터면 목숨으로 죗값을 치를 뻔했었다. 겨우겨우 목숨을 건졌는데 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에 또 한 번 주태오에게 밉보인다면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그런 생각이 들자 손범수는 이를 악물며 옆에 있던 하객들의 뺨을 때렸다.짝!뺨을 맞은 하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고 테이블에 부딪혀서 피를 토한 뒤 정신을 잃었다.사람들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심지어 험악한 표정의 용수호도 당황했다. 그는 멍한 얼굴로 주태오를 가리킨 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강나리는 손범수가 사람을 잘못 때린 줄로 알고 다급히 말했다.“손범수 오빠, 사람을 잘못 때렸네요. 저놈이에요! 얼른 저놈을 죽여요!”그 말에 손범수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그는 안색이 아주 나빴다. 강나리는 그를 불구덩이로 미는 것과 다름없었다.특히 주태오가 자신을 바라볼 때 손범수는 완전히 겁을 먹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는 주태오가 손가락 하나로 자신을 죽일까 봐 두려웠다.입장을 확실히 하기 위해 손범수는 곧바로 고함을 질렀다.“다들 입 다물어! 난 사람을 잘못 때리지 않았어. 난 오늘 주태오 씨를 지키러 온 거야. 오늘 나 손범수가 있는 한 아무도 주태오 씨를 건드리지 못할 줄 알아.”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등 뒤에 있던 흑범회 구성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주태오를 물 샐 틈 없이 에워쌌다. 주태오를 보호하는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넋이 나갔다.“잘... 잘못된 거 아니에요
“하지만 흑범회도 연라성 용씨 가문 앞에서는 실력이 조금 달리는데 주태오를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는 확실치 않아.”양호연이 말했다.그는 주태오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예상대로 손범수가 주태오를 돕자 용수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말했다.“흑범회, 주태오를 돕기로 작정한 거야? 손범수, 잘 고민해 봐. 우리 용씨 가문은 흑범회를 두려워하지 않아.”흑범회는 문해시 불법 지대에서 꽤 세력이 컸지만 연라성을 놓고 봤을 때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다.게다가 용씨 가문은 연라성에서 두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세력이었다.사람들은 손범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봤다. 주태오를 위해 용씨 가문에 밉보이는 건 절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그러나 손범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갑게 말했다.“당신이 누구든 상관없어. 오늘 그 누구도 주태오 씨를 건드릴 생각은 하지 마!”“그래, 좋아. 아주 좋아!”그 말에 용수호는 눈꼬리가 뛰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사람들은 용수호가 화가 났다는 걸 알았다.그의 옆에 있던 용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도 나빠졌다.강여훈은 서둘러 용수호를 위로하며 다급히 외쳤다.“경호원들은? 다 불러와! 오늘 어느 쪽이 쪽수가 더 많은지 보겠어!”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그들은 각자 몽둥이나 총 같은 무기들을 들고 흑범회와 대치했다.사람들이 많아지자 용수호의 안색도 조금 좋아졌다. 그는 주태오를 보며 말했다.“주태오, 흑범회가 널 지켜준다고 해서 건방을 떠네. 하지만 내게 흑범회는 아무것도 아니야!”“맞아! 너 같은 쓰레기가 무슨 자격으로 나와 싸우려는 거야? 빌어먹을 놈, 용씨 가문 사람들이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어. 넌 이제 곧 죽게 될 거야!”강나리는 자신감이 넘쳤다.“뭐라고? 용씨 가문 사람들이 오고 있다고?”사람들은 머리털이 쭈뼛 서면서 머리가 윙윙거렸다.용씨 가문이 나선다면 문해시의 그 어느 세력도 막을 수 없었다. 용씨 가문은 최정상에 있는 가문이었기에 문해시
“보스!”손범수가 막아보려 했지만 주태오가 그를 막으며 쏜살같이 돌진했다.퍽!용수호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주태오는 주먹으로 의자를 부서뜨렸고 뒤이어 용수호의 팔을 잡아 힘껏 비틀었다.콱 소리와 함께 용수호는 비명을 질렀다. 그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식은땀을 줄줄 흘려댔다.“도련님!”강여훈은 대경실색했다.“이 자식, 감히 우리 용씨 가문 사람을 다치게 해? 정말 죽고 싶은가 보네!”약혼식에 따라왔던 용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이 한없이 어두워졌다.그들이 조금 전 움직이지 않은 건 주태오가 감히 용씨 집안 사람들을 건드리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태오는 그들의 체면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용수호의 팔을 부러뜨렸다.“아아아아아!”용수호는 앓는 소리를 냈고 너무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특히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체면을 구겼단 생각에 그는 더욱더 주태오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용수호는 곧바로 주태오를 위협했다.“빌어먹을 자식, 얼른 날 놔. 지금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내게 사죄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널 죽여버릴 줄 알아! 그리고 네 어머니, 아버지도 죽여버릴 거야. 알겠어?”“하하, 네가 뭔데 내 앞에서 지랄이야? 무릎 꿇어야 하는 건 너야!”주태오는 웃었다. 그는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바로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이었다.용수호를 괴롭힐 생각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힘을 빼지 않고 일찌감치 그를 죽였을 것이다.주태오는 용수호의 팔을 힘껏 비틀어 용수호가 통증 때문에 자신의 앞에서 무릎 꿇게 했다. 용수호의 비명이 더욱 커졌다.사람들은 주태오의 무자비한 모습에 겁을 먹었다. 그들은 주태오가 용씨 집안 따위를 전혀 개의치 않아 할 줄은 몰랐다.용수호의 비참한 모습에 강여훈은 미칠 것만 같았다. 그가 고함을 질렀다.“주태오,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 얼른 용수호를 놔줘. 네가 용씨 집안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감히 연라성 용씨 집안의 도련님을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