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손범수가 막아보려 했지만 주태오가 그를 막으며 쏜살같이 돌진했다.퍽!용수호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주태오는 주먹으로 의자를 부서뜨렸고 뒤이어 용수호의 팔을 잡아 힘껏 비틀었다.콱 소리와 함께 용수호는 비명을 질렀다. 그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식은땀을 줄줄 흘려댔다.“도련님!”강여훈은 대경실색했다.“이 자식, 감히 우리 용씨 가문 사람을 다치게 해? 정말 죽고 싶은가 보네!”약혼식에 따라왔던 용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이 한없이 어두워졌다.그들이 조금 전 움직이지 않은 건 주태오가 감히 용씨 집안 사람들을 건드리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태오는 그들의 체면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용수호의 팔을 부러뜨렸다.“아아아아아!”용수호는 앓는 소리를 냈고 너무 아파서 눈물을 흘렸다.특히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체면을 구겼단 생각에 그는 더욱더 주태오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용수호는 곧바로 주태오를 위협했다.“빌어먹을 자식, 얼른 날 놔. 지금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내게 사죄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널 죽여버릴 줄 알아! 그리고 네 어머니, 아버지도 죽여버릴 거야. 알겠어?”“하하, 네가 뭔데 내 앞에서 지랄이야? 무릎 꿇어야 하는 건 너야!”주태오는 웃었다. 그는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바로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이었다.용수호를 괴롭힐 생각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힘을 빼지 않고 일찌감치 그를 죽였을 것이다.주태오는 용수호의 팔을 힘껏 비틀어 용수호가 통증 때문에 자신의 앞에서 무릎 꿇게 했다. 용수호의 비명이 더욱 커졌다.사람들은 주태오의 무자비한 모습에 겁을 먹었다. 그들은 주태오가 용씨 집안 따위를 전혀 개의치 않아 할 줄은 몰랐다.용수호의 비참한 모습에 강여훈은 미칠 것만 같았다. 그가 고함을 질렀다.“주태오,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 얼른 용수호를 놔줘. 네가 용씨 집안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감히 연라성 용씨 집안의 도련님을 이렇
아파서 입에 게거품을 문 용수호가 다급히 말했다.“뭘, 뭘 넋 놓고 있어? 얼른 때려! 얼른!”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보고 있자 강여훈은 주태오를 가리키며 몸을 떨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자기 뺨을 때린다면 강씨 집안의 체면을 완전히 구긴 셈이 된다.그런데 또 그러지 않을 수가 없었다.강씨 집안은 감히 용씨 집안의 말을 거스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제기랄, 지금은 네가 건방을 떨 수 있어도 잠시 뒤에 용씨 집안 사람들이 도착하면 넌 뼈도 못 추리게 될 거야!’짝짝짝짝짝!강여훈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기 뺨을 열 대 때렸다. 입가에서 피까지 흘렀다.강여훈이 자신의 뺨을 10대 때리자 주태오는 만족스럽게 손을 올리며 말했다.“잘 때렸어. 하지만 만족스럽지는 않네. 강여훈, 강나리의 뺨을 백 대 때려!”’그 말에 강나리는 안색이 순식간에 돌변하며 뒷걸음질 치려 했다.그러나 용수호는 그녀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외쳤다.“뭘 머뭇거리는 거예요? 얼른 강나리를 때려요! 겨우 뺨 백 대일 뿐이잖아요. 내 손가락이 당신들 목숨보다 더 귀한데 뭘 주저하는 거죠?”그 말에 체면을 구긴 강여훈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갑자기 용수호가 원망스러워졌다.용수호는 강씨 집안 사람들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다.그리고 주태오가 보고 싶은 게 바로 그 모습이었다.“얼른요!”용씨 집안 사람들도 재촉했다.“미안하다, 딸아. 조금만 참아. 우리 강씨 집안을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해!”강여훈은 강나리를 붙잡더니 마음을 독하게 먹고 강나리의 뺨을 때렸다.뺨 때리는 소리가 끝나지 않았다.하객들은 이미 익숙해졌다. 그들은 얼굴이 빠르게 부어오른 강나리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놀라움을 감췄다.양채원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광경을 보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비록 화풀이는 했지만 주태오는 이제 정말 강씨 집안과 용씨 집안에 밉보였어요. 이제 주태오는 끝장이에요!”마지막 한 대까지 맞은 뒤 강나리는 바닥에 풀썩 주
그는 흥분했다.“잘 됐어. 우리 용씨 집안 사람이 이제 곧 온대. 게다가 청룡 그룹 지사의 대표를 만났는데 그 대표가 이 얘기를 전해 듣고는 우리와 함께 주태오를 처리하기 위해 여기로 오고 있대.”그 말에 다른 사람들의 안색이 달라졌다.청룡 그룹은 세계에서 제일 큰 금융 그룹이었다. 지사라고 해도 거물이었고 용씨 집안도 우러러봐야 할 정도였기에 문해시 같은 작은 도시의 가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전에 말했다시피 청룡 그룹 지사는 원래 약혼식을 빌미로 문해시의 모든 가문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여 그중에서 선택받은 가문에 투자할 생각이었다.그런 게 이럴 때 올 줄은 몰랐다게다가 청룡 그룹 연라성 지사는 원래 용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편이었기에 이번에 분명 용씨 가문의 편을 들 것이다.누군가 고개를 저으며 탄식하면서 이 소동도 이만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청룡 그룹을 화나게 할 정도로 간이 큰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청룡 그룹이 발 한 번 구르면 문해시 전체가 덜덜 떨 정도였다.이때 용수호가 피를 왈칵 뿜으며 악랄하게 말했다.“주태오, 경고하는데 이 대표님에게는 지급 무인이 있어. 넌 끝났어.”뭐라고? 지급 무인?그 말에 사람들의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지급 무인이 그렇게 대단해요?”양채원은 사람들의 반응에 저도 모르게 놀라워하며 말했다.“그래.”양호연은 흐려진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주태오는 이제 끝났어. 이번에는 틀림없이 죽을 거야.”무인은 천지현황 네 개의 급으로 나뉘는데 지급 무인은 전설 속의 천급 무인과 실력이 엄청나게 차이 나지는 않았다.흑범회 손범수도 겨우 현급 후기 무인였고 흑범회 부하들은 대부분이 일반인이었다. 비록 수가 많기는 하지만 지급 무인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설령 10명 또는 20명의 현급 무인이 있었더라도 지급 무인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다.그래서 양호연은 주태오가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손범수는 당연히 그를 지키지 못할 것이고 오히려 본인
“아!”용수호는 저항할 힘도 없었다. 그는 너무 아파서 본능적으로 경련할 뿐이었다.“수호 도련님, 조금만 더 버티세요. 이제 곧 청룡 그룹 사람들이 올 거예요!”용씨 집안 사람들은 무척 초조했다. 청룡 그룹 사람들이 지금 오지 않는다면 용수호는 정말로 주태오에게 시달리다가 죽을지도 몰랐다.그러다 드디어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렸고 뒤이어 발소리가 들렸다.“왔어, 드디어 왔어!”강여훈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는 황급히 버둥거리다가 일어나더니 밖을 바라보았다.만약 오늘 주태오를 죽이지 않는다면, 오늘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그들은 문해시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구겼던 체면을 다시 살려야 했다.용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늘 구긴 체면을 다시 살리지 못한다면 용씨 집안도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뒤이어 쿵쿵 소리와 함께 엘리트처럼 보이는 남녀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넥타이에는 용 문양이 있었는데 그것은 청룡 그룹의 상징이었다.용수호의 아버지 용찬주는 기세등등하게 용씨 집안 사람들과 수백 명의 경호원들을 데리고 약혼식장을 에워쌌다.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자 흑범회 사람들이 오히려 적어 보였다.그들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은 지사 대표 이시연이었다. 그녀는 뛰어난 미모에 남다른 분위기를 가진 커리어 우먼이었다.그녀의 곁에는 철옹성 같은 건장한 남성이 있었는데 정장마저도 그의 우람한 근육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는 오자마자 주태오를 죽어라 노려보았다. 그가 바로 조금 전 사람들이 말했던 그 지급 무인이었다.이러한 광경에 양채원은 마음이 식었다. 그녀는 주태오가 절대 도망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저게 바로 청룡 그룹인가? 정말 무시무시하네.”“저 사람이 아마 지급 무인이겠지? 정말 살벌해. 난 감히 눈도 못 마주치겠어...”“조용히 해요. 그러다 말실수하면 어쩌려고요!”사람들은 작게 말했다. 혹시라도 청룡 그룹과 용씨 집안의 심기를 건드려서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봐 말이다.이때 이시연이 용
이시연이 사람을 시켜 공격하려는데 주태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내가 누군지 모르는 건가?”“당신이 누군데요? 내가 아는 사람인가요?”이시연은 당황하며 주태오를 힐끗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유지형을 막았다.“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주태오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옷을 헤집어 가슴팍에 있는 문신을 드러냈다.그런데 이시연은 안색이 돌변하면서 그를 향해 호통을 쳤다.“뭐 하는 거예요?”이때 이시연의 안색은 아주 어두웠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분노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시연은 주태오가 자신을 희롱하는 거라고 생각했다.이때 손범수가 구슬땀을 흘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보스, 이시연 씨는 새로 부임한 대표라서 아직 시험 기간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보스의 안전을 고려해 이시연 씨는 신용파에 관한 모든 걸 알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본사 대표님께서는 틀림없이 보스를 알고 계실 겁니다.”“그래.”주태오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시연을 향해 말했다.“본사 대표를 만나야겠는데.”“하하, 우리 회사 대표님이 왜 당신을 만나죠? 우리 대표님이 누군지 알아요? 그는 세계 최고의 커리어 우먼인데 당신에게 그녀를 만날 자격이 있겠어요?”이시연의 안색이 더 흐려졌다.주위에 있던 하객들은 주태오의 충격적인 발언에 겁을 먹었다. 다짜고짜 청룡 그룹 본사 대표를 만나고 싶다고 하다니, 주태오는 단단히 미친 것 같았다. 옆에 있던 양채원은 겁을 먹어 식은땀을 흘렸다.그녀가 보기에 주태오는 이미 완전히 미쳤다. 청룡 그룹 본사 대표가 어떤 사람인가? 주태오가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일 리가 없지 않은가? 양채원은 주태오가 자기 주제를 모른다고 생각했다.장난하는 것도 아니고!이시연은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투자의 성공 여부는 그녀가 순조롭게 시험 기간을 통과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주태오와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이시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유지형, 당장 이 안하무인인 놈을 때려죽여!”“네!”유지형은
“죽어, 죽으라고!”용수호는 눈을 부릅뜨고 원망스러운 눈빛을 했다. 그는 주태오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주태오가 손을 들어 가볍게 유지형의 주먹을 막았다.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이, 이럴 리가 없는데?”유지형은 얼이 빠졌다. 그는 얼굴이 빨개져서 주먹을 빼내려 했지만 그가 아무리 힘을 써도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주변 사람들도 깜짝 놀라서 입을 떡 벌리고 이 광경을 바라봤다. 그들은 심지어 눈을 비비기도 했다.“유지형, 뭐 하는 거야? 또 노는 거야?”이시연은 유지형이 노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예전에는 자신의 실력이 강하다는 점을 이용해 마음대로 상대방을 농락하며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이시연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장난하지 마. 얼른 이 자식을 때려죽여!”그 말에 다른 사람들은 유지형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유지형은 진땀을 흘렸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팔이 빠지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었다. 너무 쪽팔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장난은 그만 치겠습니다.”그는 돌연 다리를 들어 주태오를 찼다.그러나 주태오가 그보다 더 빨랐다. 주태오가 손가락을 튕기자 은침 여러 개가 유지형의 몸에 꽂혔고 그 순간 유지형은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결국 그는 마치 삶은 면발처럼 그대로 쓰러졌다.그 광경에 사람들은 전부 깜짝 놀랐다. 지급 무인인 유지형이 왜 갑자기 주태오의 앞에서 쓰러진 것일까?“유지형! 대체 뭐 하는 거야? 언제까지 장난칠 생각이야?”이시연은 조금 화가 났다. 그녀는 유지형이 여전히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대표님,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갑자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요!”유지형은 수치스럽기도 화가 나기도 했다. 아무리 힘을 써도 일어날 수 없었다.“유지형 씨, 이놈 은침으로 사람을
그 말을 들은 강여훈은 몹시 들떴다.“감사합니다, 이 대표님. 감사합니다!”청룡 그룹의 투자를 받게 된다면 강씨 집안은 문해시 모든 가문의 위에 군림하는 제일의 가문이 될 것이다. 이제 출세가 멀지 않았다.그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긴 셈이다.강여훈은 너무 기뻤다.용찬주도 신이 나서 황급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시연은 문해시에 투자할 생각이었는데 용씨 집안도 한몫 챙기게 되었다.현장에 있던 다른 가문들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들은 부러워하고 질투했다. 강씨 집안은 용씨 가문과 연을 맺었고 이제는 청룡 그룹의 투자까지 받았으니 아주 큰 이득을 본 셈이다.다들 조금 전에 주태오와 맞서지 않을 것을 후회했다. 이시연이 또 말했다.“주태오와 적이 될 집안들은 다 나오세요. 제가 C급 투자를 해드리겠습니다.”그 말에 다른 집안 사람들도 눈을 빛내며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나섰다.“이시연, 지사 대표로서 권력을 남용하여 투자하다니, 죽고 싶은 거야?”주태오가 화를 냈다.청룡 그룹은 그의 휘하에 있는 세력들 중 하나로 주태오는 절대 누군가 권력을 남용하여 사리를 도모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이시연이 냉소했다.“제가 권력을 남용하는 게 왜요? 전 오늘 끝장을 볼 거예요!”이때 모든 가문의 가주가 강여훈의 곁에 서며 자기 뜻을 밝혔다. 양호연도 나설 생각이었지만 양채원이 그를 말렸다.“아빠, 청룡 그룹의 투자를 받는 것보다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해요.”양호연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주태오가 양천용의 목숨을 구한 걸 떠올리고는 그 은혜를 생각해 결국엔 나서지 않았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그는 자신의 이 선택이 훗날 양씨 가문을 살렸다는 걸 알지 못했다.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게 되자 이시연은 득의양양해졌다.손범수는 분통이 터져서 주태오에게 말했다.“보스, 저 여자는 선을 넘었습니다. 제가 백호회 회장에게 연락했습니다. 회장은 아직 전장에 계셔서 제 문자를 보면 청룡 그룹 대표에게 연락할 겁니다.”“상관없어.
그들이 보기에 주태오는 겁을 먹고 일부러 핑계를 대면서 도망치는 거였다.이시연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녀는 주태오를 노려봤다.“제가 후회할 거라고요? 절 후회하게 할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요!”주태오는 차갑게 웃더니 아무 말 하지 않고 손범수 등 사람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용씨 집안 사람들과 강씨 집안 사람들은 감히 주태오를 막을 수 없었다.강여훈은 분에 겨워 씩씩거리면서 말했다.“주태오, 오늘 멀쩡히 떠났다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란 생각은 버려. 두고 봐. 우리 강씨 집안에 밉보였으니 넌 끝장이야!”용찬주도 위협하며 말했다.“딱 기다려. 우리 용씨 집안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두고 보자고!”두 가문은 오늘 체면을 구겼기에 반드시 다시 체면을 살려야 했다.주태오가 고개를 돌리며 덤덤히 대꾸했다.“그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아수라장이 된 약혼식장 안에서 유지형은 몸에서 마지막 은침을 빼냈다.“방심하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 내 말을 그렇게 안 듣더니, 이번에 아주 호되게 당했지?”이시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하지만...”유지형은 주태오가 보이는 것만큼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생각이었다.그런데 이시연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핑계 대지 마. 방심한 거 맞잖아. 앞으로 조심하면 되지.”“알겠습니다.”유지형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자신이 괜한 생각을 한 걸지도 모른다고, 조금 전에 그가 너무 상대를 얕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는 주태오가 젊은 나이에 종사가 됐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이때 강나리도 정신을 차리고 표독하게 말했다.“주태오는요? 죽었어요?”주태오가 멀쩡히 떠났다는 걸 알게 된 강나리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엉엉 울면서 소란을 피웠다.“아아아아아! 빌어먹을, 그 자식 죽여버리겠어. 내가 죽여버리고 말겠어!”강나리는 주태오가 죽을 만큼 미웠다. 그녀가 같잖게 생각하는 못난 인간이 그녀가 오랫동안 기대한 약혼식을 망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