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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그들이 보기에 주태오는 겁을 먹고 일부러 핑계를 대면서 도망치는 거였다.

이시연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녀는 주태오를 노려봤다.

“제가 후회할 거라고요? 절 후회하게 할 사람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주태오는 차갑게 웃더니 아무 말 하지 않고 손범수 등 사람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용씨 집안 사람들과 강씨 집안 사람들은 감히 주태오를 막을 수 없었다.

강여훈은 분에 겨워 씩씩거리면서 말했다.

“주태오, 오늘 멀쩡히 떠났다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란 생각은 버려. 두고 봐. 우리 강씨 집안에 밉보였으니 넌 끝장이야!”

용찬주도 위협하며 말했다.

“딱 기다려. 우리 용씨 집안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두고 보자고!”

두 가문은 오늘 체면을 구겼기에 반드시 다시 체면을 살려야 했다.

주태오가 고개를 돌리며 덤덤히 대꾸했다.

“그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

아수라장이 된 약혼식장 안에서 유지형은 몸에서 마지막 은침을 빼냈다.

“방심하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 내 말을 그렇게 안 듣더니, 이번에 아주 호되게 당했지?”

이시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

“하지만...”

유지형은 주태오가 보이는 것만큼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시연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핑계 대지 마. 방심한 거 맞잖아. 앞으로 조심하면 되지.”

“알겠습니다.”

유지형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자신이 괜한 생각을 한 걸지도 모른다고, 조금 전에 그가 너무 상대를 얕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태오가 젊은 나이에 종사가 됐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때 강나리도 정신을 차리고 표독하게 말했다.

“주태오는요? 죽었어요?”

주태오가 멀쩡히 떠났다는 걸 알게 된 강나리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엉엉 울면서 소란을 피웠다.

“아아아아아! 빌어먹을, 그 자식 죽여버리겠어. 내가 죽여버리고 말겠어!”

강나리는 주태오가 죽을 만큼 미웠다. 그녀가 같잖게 생각하는 못난 인간이 그녀가 오랫동안 기대한 약혼식을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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