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주태오는 눈살을 찌푸리고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다가갔다. 믿을 수 없는 속도에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손범수가 수십 명의 부하들과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주태오를 본 손범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털썩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렸다.“백호회 10대 지회인 흑범회 회장 손범수가 보스께 인사드립니다.”쿵쾅!수십 명의 부하들은 충격에 빠진 나머지 눈알이 다 튀어나올 지경이었다.이보다 더 미친 짓은 없을 것이다.불법 지대를 주름잡고 사람을 죽여도 눈 깜빡하지 않는 손범수가 한낱 젊은이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가만히 서서 뭐 해? 이분이 바로 내가 평소에 계속 얘기했던 신용파의 보스시다. 보스를 봤으면 무릎 꿇고 인사를 올려야지?”손범수가 고개를 돌려 호통쳤다.“보스께 인사드립니다.”손범수의 말에 수십 명의 부하들은 사색이 된 얼굴로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눈앞의 이 젊은이가 전설 속의 신용파 두목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저희 부하들이 이렇게 눈치가 없어요.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손범수가 무릎을 꿇은 채 말했다.“괜찮아. 다들 일어나.”주태오가 손을 흔들었다.“감사합니다, 보스.”손범수는 공손한 태도로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럽게 물었다.“보스, 실례인 걸 알지만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옛 보스는 아직 살아계시나요? 자취를 감춘 지 벌써 수년이 지났어요.”“이미 돌아가셨어. 내가 동남쪽에 묻어드렸어.”주태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인사라도 올려도 될까요?”손범수가 슬픈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그래.”주태오가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보스.”손범수는 망설임 없이 동남쪽을 향해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의 뒤에 있던 부하들도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나와 함께 옛 보스께 절을 올리자.”쿵쿵쿵!손범수는 이마가 땅에 닿아 피가 흐를 정도로 진심을 다해 정중하게 절을 올리고는 손을 들어 맹세했
“강나리! 용수호!”주태오는 눈빛이 날카로워졌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그렇다! 지금 눈앞에 나타난 두 연놈은 다름 아닌 강나리와 용수호이다.고개를 돌려 주태오를 발견한 강나리와 용수호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눈빛에 당황함이 스쳤다.“주태오, 아직 살아있었어?”강나리는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문득 알아차리고는 재빨리 마음을 가라앉힌 후 말을 바꾸었다.“파렴치한 자식, 여기가 어디라고 돌아와?”“왜 못 돌아와? 나 주태오가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 내 말 잘 들어!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너희 두 연놈이 얼마나 추악한지 사람들에게 다 알릴 거야.”주태오가 싸늘하게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강나리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애를 썼다. 그때 용수호가 강나리의 말을 가로채고 냉랭하게 웃었다.“나리야, 무서워하지 마. 사람들이 저 자식의 말을 믿을 것 같아?”용수호는 조롱 섞인 표정으로 주태오를 쳐다보았다. 이젠 가식적인 연기도 귀찮은지 대놓고 건방을 떨었다.강나리는 용수호의 말을 듣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진정했다. 그녀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 전에는 너무 당황했던 것 같다.지금 그녀의 뒤에는 용씨 일가가 있는데 주태오를 무서워할 필요가 있겠는가?주태오는 당장이라도 두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목소리를 내리깔았다.“용수호, 강나리! 극악무도하고 양심 없는 짓을 그렇게나 많이 하고서도 후회가 뭔지 몰라?”“하하하하하.”용수호는 되레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주태오를 보며 마음껏 비웃었다.“후회? 잘 들어, 주태오. 난 후회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5월 21일에 나리와 문해 호텔에서 약혼식을 올릴 거야. 아 참, 너도 올래?”주태오가 싸늘하게 말했다.“허, 중요한 날인데 당연히 가야지. 약혼 선물도 가지고 갈게.”“그래.”“기다리고 있을게. 설마 그때 가서 안 오는 건 아니겠지?”용수호는 코웃음을 치고 강나리와 함께 멀리 가버렸다. 주
주변 사람들이 욕설을 퍼붓고 마음껏 비웃어도 주태오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전 그저 아가씨가 마음이 착한 분인 것 같아서 좋은 마음에 귀띔해줬을 뿐입니다. 믿든 말든 그건 당신의 선택이고요.”그러자 옆에 있던 직원이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거지 주제에 잘난 척은. 당신 스승이 대체 누구기에 이렇게 큰소리를 치는 건데요?”주태오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자랑스럽게 말했다.“내 스승님의 존함은 소기중입니다.”소기중은 신용파의 전 두목이자 주태오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하하하!”그런데 주태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은 배꼽 빠져라 웃어댔고 눈물까지 흘릴 정도였다.“허!”양채원은 가뜩이나 불쾌했는데 그의 말을 듣고는 표정이 확 어두워지면서 차갑게 웃었다. 조금 전 주태오의 스승이 어쩌면 거물일 수 있겠다는 일말의 기대를 했었지만 결국에는 듣도 보도 못한 무명인이었다.주태오가 대체 무슨 낯짝으로 이런 큰소리를 치는지 당최 이해가 가질 않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계속 여기서 소란을 피웠다간 확 내쫓아버릴지도 몰라요.”양채원은 주태오와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태도에 주태오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요.”그들이 그의 말을 꼭 믿게 할 필요도 없었고 그런 오지랖을 부리고 싶지도 않았다.“흥! 더는 거짓말을 못 하겠으니까 이러는 거죠?”직원은 주태오의 수작을 알아차렸다고 생각했다.“당신은 가족이 아프니까 급한 마음에 사기를 치려 한 거 맞죠? 당신 같은 사람 정말 많이 봤어요.”사람들은 그제야 앞뒤 상황이 이해되었다. 주태오가 사기를 쳤다는 걸 확신하고는 더욱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주태오도 더는 밀어붙이지 않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했다.“오늘 저녁에 이 약을 먹으면 10분 후에 어르신이 검은 피를 세 번 토하고 심장이 아플 겁니다. 그리고 하루가 더 지나면 그땐 치료할 방법도 없어요.”주태오의 말에 양채원은 더는 참을 수가 없어 소리를 질렀다.“야 이 자식아, 지금 내 인내심이
“으악!”양천용이 아주 고통스러워하며 검은 피를 세 번 토해내더니 가슴팍의 옷을 꽉 움켜쥐었다. 어찌나 아픈지 침대에서 나뒹굴 정도였다.그의 처참한 비명이 집안 전체에 울려 퍼졌다.양채원은 너무 놀란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머릿속에는 온통 주태오가 했던 말뿐이었다.“10분 후에 검은 피를 세 번 토하고 심장이 아픈 것까지 전부 다 맞췄어.”혼자 중얼거리던 양채원이 다급하게 말했다.“유 박사님, 처방에는 아무 문제 없다면서요? 할아버지 상태가 어떤지 얼른 보지 않고 뭐 해요?”“네... 지금 당장 보겠습니다.”유범수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양천용을 살펴보았다. 사실 그도 이유가 대체 뭔지 알지 못했다. 처방에는 분명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한참 동안 진찰해보았지만 그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유범수의 낯빛이 점점 사색이 되었고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아가씨, 어르신 지금 위독하십니다. 아무래도 내일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아요.”청천벽력 같은 유범수의 말에 양채원은 순간 비틀거렸다. 그녀는 재빨리 침대를 잡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요? 정말로 그 사람의 말대로 할아버지는 내일을 넘기지 못하게 됐어요. 정말 전부 다 맞췄어요.”양채원은 그제야 주태오가 했던 얘기를 믿게 되었다. 주태오의 말을 듣지 않고 무시했던 걸 너무도 후회했다.“아가씨, 증상이 맞아떨어진다고 해도 소용이 없어요. 어르신의 심맥이 다 끊어져서 그 누가 와도 방법이 없어요. 제 생각에는...”유범수가 울상을 지었다.“박사님 생각에는 뭐요?”양채원이 두 눈을 부릅떴다.“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유범수가 손에 땀을 쥐고 말했다.“마음의 준비요? 어디서 감히 그런 소리를!”양채원이 버럭 화를 내던 그때 양천용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채원아, 당장 가서 그 사람을 데려와. 어떻게 되든 뭐든지 다 시도해봐야지.”그는 살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네, 할아버지. 조금만 기
“너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지?”양호연이 두 눈을 부릅떴다. 명의라면 적어도 나이가 지긋한 영감일 줄 알았는데 젊은이라니.다른 사람들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 저마다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태오를 쳐다보았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저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저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을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치료한다는 게 말이 돼요?”유범수는 대놓고 얕잡아보았다.“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장난을 쳐? 여봐라, 당장 이놈을 내쫓아!”화가 난 양호연은 다짜고짜 주태오를 내쫓으려 했다.“아빠, 안 돼요. 적어도 시도는 해봐야죠.”양채원이 다급하게 말했다.“계속 이렇게 시간을 끈다면 어르신 정말 돌아가실지도 모릅니다.”주태오가 싸늘하게 말했다.“흥! 헛소리! 난 네가 어르신을 치료할 거라고 믿지 않아. 만약 진짜로 치료한다면 무릎 꿇고 스승으로 모실게.”유범수는 피식 웃으며 건방을 떨었다.“날 스승으로 모신다고요? 당신 같은 쓰레기도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주태오도 그와 못지않게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너!”유범수는 너무도 화가 나 얼굴이 다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마음 같아서는 주태오를 확 꼬집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다른 이들도 주태오가 너무 오만방자하다고 생각했다. 저런 사람이 어찌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단 말인가?“그럼 일단 해봐. 만약 치료하지 못하고 장난하는 거라면... 그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할 거야. 흥!”양호연은 결국 하는 수 없이 길을 비켜주며 주태오를 들여보냈다. 그의 말속에 협박의 뜻이 짙게 담겨있었다.주태오는 덤덤하게 다가가 침대 위의 양천용을 보며 말했다.“다행히 제때 도착해서 살릴 수는 있겠어요.”“계속 큰소리치네?”유범수는 속으로 그를 호되게 꾸짖은 후 재미난 구경을 볼 준비를 했다.그때 주태오가 은침을 꺼냈다.“침을 어르신의 몸속에 넣고 움직이게 하면서 끊어진 심맥을 봉합할 겁니다.”그의 말에 유범수는 더는 참지 못했다. 그는 주태오가 의학을 모욕하고 사람들의 지능을 모욕한다고 생각했다.
“어르신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강씨 일가의 복수는 전 포기 못 해요. 내일 결혼식이 바로 복수의 시작입니다.”주태오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어리석은 놈. 몇 년만 참고 버티면 가진 의술로 자신의 세력을 천천히 발전하여 강씨 일가와 맞설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가는 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야.”양천용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는 주태오가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했다.한 사람이 생각이 옅으면 어찌 큰일을 해낼 수 있겠는가?주태오에 대한 그의 평점이 또 조금 깎였다.“저의 세력은 더 발전할 필요 없어요. 제 밑에 지금 무수한 세력이 있거든요. 아무거나 끄집어내도 강씨 일가를 멸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너무 재미없죠. 전 강씨 일가를 조금씩 못살게 굴 생각입니다.”주태오가 솔직하게 말했다.“그럼 말해봐요. 당신 밑에 무슨 세력이 있는지?”양채원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그녀는 주태오가 허세를 부리는 데는 참으로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다.“아직 만난 적이 없어서 정확히 누가 있는지는 잘 몰라요. 청룡 그룹과 최대의 암살 조직인 주작 킬러조직, 그리고 전쟁터에서 가차 없이 적을 무찌르는 백호 군단이 내 밑의 세력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주태오가 덤덤하게 말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람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양호연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너 지금...”양천용은 주태오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체면 때문에 아무 헛소리나 한다고 생각했다.청룡 그룹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금융 그룹이고 주작 킬러조직은 아름다운 미녀들로 만들어진 최강의 킬러조직이다.그리고 가차 없이 적을 무찌르는 백호 군단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전쟁터에 나가 용국을 지키는 백호 군단은 수백만 명에 달했고 어느 나라 사람이 듣든 다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다.그런데 주태오가 이들 전부 그의 부하라고 했다. 이보다 더 우스운 일이 어디 있을까? 만약 이 세력들이 전부 주태오의 부하라면 주태오네 집이 강씨 일
“강나리 내숭 정말 잘 떠네...”양채원은 강나리가 시치미를 뚝 떼자 냉소했다.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실력이 없으니 말이다.그러니 억울해도 그냥 참아야 했다.이때 약혼식은 막바지에 다다랐다.“용수호 도련님이 강나리 씨께 약혼반지를 끼워주도록 하겠습니다.”주례의 말이 끝나자 용수호는 싱긋 웃으며 강나리에게 다가갔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품 안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이건 전 세계 한정판인 다이아몬드 반지야. 항상 너에게 일편단심일 거라는 내 사랑을 의미하는 거니까 받아줘, 나리야!”용수호가 절절하게 말했다.“좋아.”강나리는 행복한 얼굴로 대답했다.곧이어 용수호는 강나리에게 반지를 끼워줬고 하객들은 연신 박수를 치면서 그들을 축복했다.이때 무수히 많은 풍선이 날렸고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올랐으며 축포가 일제히 터졌다. 약혼식의 분위기는 그렇게 고조되었다.짝짝짝짝짝!모든 이들이 미친 듯이 박수를 치고, 호응하며, 축복했다.“하하하하, 정말 잘 됐어.”“내가 드디어 용씨 집안에 시집가다니.”“나 강나리, 드디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게 되었어.”강나리는 들뜬 얼굴로 용수호를 잡아당겼다.오늘은 그녀의 가장 휘황찬란한 순간이고,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이며,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그녀가 찬란하게 빛날수록 주태오는 더 미천하고 가련했으며 더 그녀를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것처럼 보였다.지금 이 순간, 모든 이들이 강나리와 용수호의 사랑에 감동받았다.사람들은 주태오가 강나리의 발목을 붙잡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감개했다.사랑받지 못하는 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강나리는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즐겼다.그녀는 지금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마치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용수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주태오가 큰소리친 게 맞네. 약혼식이 곧 끝날 텐데도 아직 안 왔잖아? 안 왔으니 다행일지도 몰라. 괜히 우리가 바...”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먼 곳에서부터 큰 외침이 들려왔다.“잠깐!
사람들이 믿지 않자 주태오는 차갑게 웃었다.“8억은 있어. 그런데 너희들이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그걸 가질 수 있을까?”“하하, 큰소리치지 마. 8억이 어디 있는데? 한 번 꺼내봐!”강나리는 주태오를 같잖게 생각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경멸이 가득했다.“넌 그냥 무능력한 인간이야. 평생 8억을 벌 수도 없다고!”다른 사람들은 차갑게 웃을 뿐이었다. 다들 주태오가 큰소리치는 거라고 생각했다.지금의 주태오는 입은 옷도 평범해서 절대 돈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주태오는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고 뒤에 있던 캐리어를 앞으로 던졌다.쿵!캐리어가 열렸고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경악이 스쳐 지나갔다. 안에 들어있던 현금이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더니 이내 손을 뻗어 돈을 쥐려 했다.여기저기 휘날리는 현금은 무시하고 주태호는 차갑게 말했다.“이 돈 받아. 이건 너희 목숨값이니까.”강나리가 허리를 숙여 돈을 만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이 돈 전부 진짜야!”용수호는 순간 숨 쉬는 것마저 잊었다. 그는 주태오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오기를 부렸다.“돈이 있으면 뭐 어때서? 뭐가 그렇게 거만해? 감히 내 약혼식을 방해하다니, 절대 용서치 않겠어. 거기, 지금 당장 이 녀석을 때려죽여!”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변에서 수십 명의 경호원이 살기등등하게 튀어나왔다.착착착!경호원들은 잘 훈련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날카로운 비수를 꺼내 들며 주태오를 죽이려 들었다.주변 하객들은 그 광경에 안색이 달라지며 헛숨을 들이켰다.그들은 주태오가 강씨 집안의 심기를 건드려 오늘 틀림없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주태오는 전혀 개의치 않고 손을 휘둘렀다. 그 순간 무수히 많은 은침이 발사됐다.“아아아!”경호원들은 주태오에게 달려들기도 전에 마치 감전한 듯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져 흰 거품을 물었다.“뭐야?”사람들은 대경실색했다. 머리털이 쭈뼛 서고 머리가 터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