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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진도하는 은소혜의 얼굴과 그녀의 길고 가늘게 떨리는 속눈썹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은소혜의 얼굴은 갸름한 달걀형이었고 피부는 매끄럽고 투명했다. 그녀의 미간에서는 당당한 기운이 느껴졌고 긴 속눈썹 아래로는 크고 맑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진도하는 얼굴이 순간적으로 붉어졌다.

“어쩌다 잠이 들었지...”

그는 급히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의 당혹감을 감추려 했다.

은소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밥 먹을 시간이야!”

그제야 진도하는 눈앞에 놓인 나무 테이블과 그 위에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았다.

“이렇게 빨리 준비된 거야?”

진도하는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을 한 뒤 테이블 옆에 앉았다. 은소혜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때 하현진이 술병을 들고 달려왔다. 진도하가 깨어난 것을 보고 하현진이 말했다.

“형님, 일어나셨네요.”

“응, 깼어.”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이 갑자기 잠들어버린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긴장이 풀렸기 때문일 것이다.

하현진은 재빠르게 그릇과 젓가락을 놓은 뒤 진도하와 은소혜에게 각각 술을 한 잔씩 따르며 말했다.

“형님, 이거 소혜 누님이 직접 만든 음식이에요. 한 번 드셔보세요.”

그는 진도하에게 젓가락을 건넸다.

진도하는 젓가락을 받은 후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이거 누가 만들었다고?”

하현진이 은소혜를 가리키며 말했다.

“다 소혜 누님이 만든 거예요.”

“정말?”

진도하는 놀라서 은소혜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 음식들 전부 네가 만든 거야?”

은소혜는 진도하를 힐끔 쳐다보며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잠깐 비친 자부심을 진도하는 놓치지 않았다.

진도하는 은소혜의 태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테이블 위의 여섯 가지 음식을 살펴보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은소혜가 요리를 할 줄 알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리고 이 여섯 가지 음식은 외형적으로도 매우 훌륭해 보였다. 마치 그가 원래 세계에서 보았던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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