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하는 순간 멍해졌다. 그가 은소혜를 만난 지 고작 이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틀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그가 고개를 저으며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은소혜가 갑자기 깔깔 웃었다.“하하, 농담이야. 넌 정말 겁이 많구나.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진도하는 어색하게 웃고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중얼거렸다.“그랬어?”은소혜는 진도하를 힐끔 보며 말했다.“어머, 얼굴이 다시 빨개졌네?”“말도 안 돼!”진도하는 즉시 부정했다.은소혜는 천천히 진도하 앞으로 다가와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뜨겁고 강렬했다. 진도하는 작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그러자 은소혜는 웃으며 말했다.“지금도 인정 안 할 거야? 얼굴이 빨개진 걸?”진도하는 어색하게 웃었다.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확실히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당연히 얼굴이 붉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은소혜가 너무 가까이 다가왔고 그녀의 따뜻한 숨결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녀의 뜨거운 시선이 진도하로 하여금 자꾸만 불필요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하하...”은소혜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난 네가 정말 무감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너도 얼굴이 빨개질 때가 있구나!”그 말을 끝으로 은소혜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진도하 혼자 마당에 남아 얼굴을 붉힌 채 어쩔 줄 몰라 했다.은소혜가 방 문 앞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어쨌든 고마워...”그리고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말했다.“고마워... 내 생일을 함께해줘서.”진도하는 깜짝 놀랐다.“오늘 네 생일이었어?”그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이 은소혜의 생일이라니...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이제 막 서로를 알게 된 사이였다. 그는 은소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생일날 직접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다는 것을 떠올리자
진도하는 여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자신이 무엇을 선물해야 할지도 몰랐다. 결국 그는 점원의 제안을 따르기로 했다.그러나 몇 가지 목걸이를 살펴본 후에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어떤 것은 너무 촌스럽고 어떤 것은 너무 단조로웠으며 또 다른 것은 지나치게 화려했다. 요컨대 진도하를 만족시킬 만한 목걸이는 없었다. 이 상황이 진도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점원이 물었다.“손님께서는 어떤 스타일의 목걸이를 원하시나요?”진도하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기념할 만하고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목걸이를 원해요.”사실 이 대답은 별 의미가 없었다. 점원도 난감했지만 몇 가지를 더 소개했음에도 진도하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점원은 인내심을 잃지 않고 친절하게 응대했다.진도하는 다시 물었다.“여기 가게에서 가장 귀한 물건이 있나요?”그는 백보각과 같은 가게에는 공개하지 않는 특별한 물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원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저희 가게에 귀한 물건이 하나 있긴 한데...”점원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진도하는 재빨리 끼어들었다.“부탁인데 한 번 보여주세요.”점원은 멈칫하다가 말했다.“알겠습니다.”그렇게 그녀는 진도하를 백보각의 가장 안 쪽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버튼을 눌렀다.그러자 벽에 있던 사각형의 장치가 작동하며 몇 번 회전한 후 유리 상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눈부신 빛을 발했다. 그 순간 백보각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집중되었고 호기심에 차서 다가왔다.점원은 옆에서 설명했다.“손님, 이 목걸이는 저희 백보각의 가장 귀한 보물입니다. 전시용으로만 둘 뿐 판매는 하지 않습니다.”하지만 진도하는 점원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로지 유리 상자 속에 있는 목걸이에 고정되어 있었다. 은백색의 목걸이는 빛을 반사하며 아름답게 빛나고 아래에는 특별한 파란 보석이 담겨 있었다. 그 보석은 마치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목걸이는 고상하고 우아한 느낌을 주었다.
점원은 청년을 힐끔 쳐다보며 얼굴에 약간의 당황스러움을 드러냈다. 그녀는 서둘러 말했다.“죄송합니다, 승한 도련님. 이 목걸이는 저희 백보각에서 판매하지 않는 물건입니다.”“판매하지 않는다고? 그럼 여기에 걸어둔 이유가 뭐지?”김승한은 눈에 분노를 띠며 점원을 노려보았다.점원은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이건 저희 백보각의 규칙입니다. 각 지점마다 이런 보물이 하나씩 있으며 전시용으로만 두고 판매는 하지 않습니다.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점원의 설명은 분명하고 예의 바르긴 했지만 김승한은 여전히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백보각의 규칙? 오늘 내가 너희에게 이 도시에서 누구의 말이 규칙인지 보여주지!”그 말을 끝으로 김승한은 점원의 얼굴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어서 너희 사장을 불러!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 백보각을 박살 내버릴 테니!”점원은 그에게 따귀를 맞고 몸이 휘청거리며 비틀거렸다. 눈가에는 금세 눈물이 맺혔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꼼짝도 못하고 그 장면을 지켜보며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었다.김승한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점원을 한 대 더 때렸다. 그리고 다시 크게 소리쳤다.“귀가 먹었어? 내가 너희 사장을 불러오라고 했잖아. 못 들었어?”점원은 얼굴을 감싸며 겁에 질려 말했다.“저...”점원이 한 글자를 꺼내자마자 김승한은 다시 손을 들어 점원을 때리려 했다. 그러자 주변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점원은 눈을 꼭 감으며 두려움에 떨었다.진도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는 김승한의 손목을 잡고 힘을 주어 꽉 쥐었다.“으악!”김승한은 고통에 몸을 움츠렸다. 그 뒤에 있던 두 명의 시종은 주인이 진도하에게 제압당한 것을 보고 즉시 달려들어 진도하를 공격하려 했다.하지만 진도하는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차례로 한 명씩 발로 걷어차서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들은 고통에 찬 신음을 내며 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쓰러졌다.그제야 술이 깬 듯한 김승한은 고통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감히 참견하겠다는 거야?”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함께 진도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제발 서둘러 떠나세요.”그들은 모두 김승한에게 평소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까 김승한이 들어오자마자 모두의 얼굴빛이 변한 이유가 이제야 이해됐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습니다.”그 말을 끝으로 진도하는 백보각을 떠나려 했다. 은소혜에게 줄 다른 선물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그가 문을 향해 걸어가던 중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손님, 잠시만요.”진도하는 의아해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아까 김승한에게 뺨을 맞았던 여점원이 다가와 말했다.“정말로 이 목걸이를 원하시나요?”“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처음부터 그 목걸이에 반해버렸지만 백보각에서 팔지 않는다는 말에 실망했었다.점원은 주저하며 말했다.“제가 저희 사장님께 여쭤보겠습니다. 판매가 가능할지는 저도 장담할 수 없지만요.”그 말에 진도하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좋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여점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백보각의 뒷마당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아직 문에 다다르지 않았는데 피곤한 표정의 뚱뚱한 남자가 뒷마당에서 걸어나오는 것을 보았다.여점원은 그를 보고 멈칫하며 말했다.“각주님...”그 뚱뚱한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비볐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아까 우리 가게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가 물었다.여점원은 아까의 사건을 보고하였고 주변 사람들도 저마다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제야 전 각주는 대략적인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그는 진도하에게 다가가 말했다.“손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진도하는 괜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전 각주는 이어서 말했다.“손님께서 ‘은하수’라는 목걸이를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그 목걸이에 반해버렸고 은소혜에게 매우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전 각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실 이 목걸이는 우리 백보각의 보물로 판매
진도하는 전 각주의 표정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그냥 기운을 방출해 손바닥을 펼쳤고 그러자 그 영패가 휙 하고 그의 손으로 날아들었다.진도하가 막 그 영패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던 참에 전 각주가 말했다.“저기 선생님, 그 영패를 잠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진도하는 전 각주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전 각주는 몹시 흥분한 듯한 얼굴이었다.“그럼요.”진도하는 영패를 전 각주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전 각주가 백보각의 사장이니 만큼 이 영패의 재질을 알아본 것이라 생각했다.전 각주는 두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영패를 받았다. 영패를 확인하자 그는 더욱 흥분한 기색을 보였고 얼굴에 있는 살집이 긴장으로 인해 떨리기 시작했다.“손님이 태초서원의 진도하 씨입니까?”전 각주는 영패를 돌려주며 물었다.진도하는 영패를 받아들고 멈칫하다가 말을 하려던 순간 전 각주가 재빨리 끼어들었다.“저는 전대훈이라고 합니다. 그냥 뚱보라고 불러주세요.”그리고 나서 전대훈은 백보각의 가장 안쪽으로 걸어가더니 열쇠를 사용해 유리 장식장의 비밀 장치를 열고 ‘은하수’ 목걸이를 꺼냈다. 그는 목걸이를 작은 선물 상자에 담아 진도하에게 건넸다.“이 목걸이는 백보각에서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도하 씨.”진도하는 전대훈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각주님,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 목걸이를 팔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가격은 원래대로 받을 만큼 받으세요. 반값이라도 괜찮습니다.”하지만 전대훈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도하 씨, 제발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지금 청룡성에서 진도하 씨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목걸이는 정말 선물로 드리는 것이니 거절하지 마시고 받아주세요.”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도하의 품에 목걸이를 밀어 넣었다. 진도하는 이 상황이 매우 난처했다.전대훈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도하 씨, 꼭 받아주세요. 제발 사양하지 마세요.”진도하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전대훈은
결국 진도하는 목걸이를 받아들였다. 나중에라도 물건을 사고 팔 때 이곳을 먼저 떠올리게 만들려는 백보각의 상술이었다.진도하는 백보각의 이러한 전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 전대훈이 목걸이를 반값에 주겠다고 한 것은 진도하가 김승한의 폭행을 막아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일 것이다.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대훈이 그 청년의 배경을 알고 있었고 진도하가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진도하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진도하와 친분을 맺으려 했고 반값을 제안한 것이다.그러나 전대훈은 진도하이 갖고 있는 남궁 장로가 준 영패를 본 후 진도하가 태초서원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즉시 그는 생각을 바꿔 목걸이를 무료로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진도하는 전대훈의 상술과 태도에 감탄했다. 이 목걸이는 분명히 값진 보물일 텐데도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진도하에게 주었으며 얼굴에는 진심 어린 미소를 띄고 있었다.진도하가 목걸이를 받자 전대훈은 눈이 가늘어지도록 웃으며 주머니에서 다이아몬드를 하나 꺼내 진도하에게 건넸다.“도하 씨, 이건 우리 백보각의 회원 증표입니다. 이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오시면 언제든지 백보각에서 일정 금액의 자옥을 대출받으실 수 있으며 보물을 가져가신 후 며칠 뒤에 결제하셔도 됩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전대훈이 덧붙였다.“우리 백보각에서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경매에 참여하실 수 있다는 겁니다. 그곳에서는 희귀한 보물뿐만 아니라 수련에 필요한 자원들도 경매에 부쳐지거든요.”이 말을 듣고 진도하는 마음이 흔들렸다. 지금 그는 자신의 경지를 빠르게 높이기 위해 수련 자원이 절실히 필요했다.전대훈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우리 백보각은 전 세계에 300개 이상의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도시에서든 우리 백보각을 찾으실 수 있고 어떤 정보가 필요하시거나 무언가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해당 지역의 백보각 주인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그것을 듣고 진도하는 백보각의 규
진도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백보각의 이러한 방식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전대훈의 수단에 감탄했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적어도 그들은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고 있었다.전대훈과 몇 마디 더 나눈 뒤 진도하는 백보각을 떠났다. 문을 막 나서려는데 전대훈은 그 커다란 몸을 흔들며 다시 따라와서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도하 씨, 혹시 이번 일로 인해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저희 백보각에서 도와드릴까요? 아무래도 이 일이 저희 가게에서 일어난 거라서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각주님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백보각에 와서 절 찾는다면 제 집 주소를 그냥 알려주시면 됩니다.”그리고 진도하는 집 주소를 전대훈에게 알려주었다. 전대훈은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진도하는 손을 들어 그럴 필요 없다고 신호를 보냈다. 그 후 진도하는 환허보법을 펼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진도하가 떠난 후 전대훈은 다시 백보각으로 돌아갔다. 그는 잠시 여점원을 위로하고 나서 백보각의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검은 그림자가 전대훈의 옆에 나타났다.그 인물의 몸에서는 희미하게 기운이 흐르고 있었으며 만약 수련자가 이곳에 있었다면 이 인물의 경지가 최소 대부경 7단계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도련님, 왜 그 귀중한 목걸이를 그 사람에게 주었습니까? 그 목걸이는 청룡성 백보각의 모든 보물에 맞먹는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그 검은 실루엣이 의아한 듯 물었다.그러자 전대훈은 웃으며 대답했다.“그저 목걸이 하나일 뿐이죠. 난 진도하 씨가 그 목걸이보다 우리 백보각에 훨씬 더 중요한 인물이라고 믿습니다. 이번에 진도하 씨와 친분을 맺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김승한 도련님의 덕분이기도 하죠.”검은 실루엣은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그 도련님이 운이 나빴을 뿐이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필이면 지금 청룡성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진
은소혜가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진도하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그는 마당에 준비해 둔 불꽃놀이를 하나씩 점화하면서 외쳤다.“은소혜! 잠깐 나와봐.”“무슨 일이야?”은소혜의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왔다.“나와봐.”진도하는 다시 한번 재촉했다.“알았어.”은소혜는 대답한 뒤 신발을 신고 방 밖으로 나왔다.그와 동시에 첫 번째 불꽃이 하늘로 솟아올랐다.펑.하늘 높이 치솟은 불꽃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아름다운 문양을 그렸다.은소혜는 순간 멍하니 서 있었다.진도하는 그녀를 재촉했다.“어서 이리 와!”그제야 은소혜는 정신을 차리고 진도하의 곁으로 다가갔다.펑.펑.펑.마당에 준비된 불꽃들이 차례차례 터져 올랐다.끊임없이 울리는 폭발음과 함께 수많은 화려한 불꽃이 하늘로 치솟아 별빛 반짝이는 밤하늘을 환히 밝혔다.은소혜는 진도하와 나란히 서서 하늘에서 피어나는 수많은 불꽃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그녀는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고개를 들어 눈물을 삼키려 애썼다.은소혜는 진도하가 이런 깜짝 선물을 준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놀랍고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 순간 진도하는 주머니에서 ‘은하수’라는 이름의 목걸이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생일 축하해.”은소혜는 진도하의 손에 들린 빛나는 목걸이를 보고 다시금 멍해졌다.“이거, 나 주는 거야?”진도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리 와. 내가 걸어줄게.”그제야 은소혜는 깜짝 놀라면서 목걸이를 받아들고 목에 걸었다.“마음에 들어?”진도하가 물었다.은소혜는 입술을 꽉 깨물며 대답했다.“응, 마음에 들어.”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진도하에게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은소혜는 진도하를 꽉 끌어안고 머리를 그의 가슴에 묻었다.“진도하, 고마워. 정말 고마워. 이렇게 깜짝 선물을 준비해줘서.”은소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이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진도하와 은소혜는 마당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고 그들 머리 위와 등 뒤에는 불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