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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진도하는 순간 멍해졌다. 그가 은소혜를 만난 지 고작 이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틀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가 고개를 저으며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은소혜가 갑자기 깔깔 웃었다.

“하하, 농담이야. 넌 정말 겁이 많구나.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

진도하는 어색하게 웃고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그랬어?”

은소혜는 진도하를 힐끔 보며 말했다.

“어머, 얼굴이 다시 빨개졌네?”

“말도 안 돼!”

진도하는 즉시 부정했다.

은소혜는 천천히 진도하 앞으로 다가와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뜨겁고 강렬했다. 진도하는 작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은소혜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도 인정 안 할 거야? 얼굴이 빨개진 걸?”

진도하는 어색하게 웃었다.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확실히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당연히 얼굴이 붉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은소혜가 너무 가까이 다가왔고 그녀의 따뜻한 숨결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녀의 뜨거운 시선이 진도하로 하여금 자꾸만 불필요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하하...”

은소혜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난 네가 정말 무감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너도 얼굴이 빨개질 때가 있구나!”

그 말을 끝으로 은소혜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진도하 혼자 마당에 남아 얼굴을 붉힌 채 어쩔 줄 몰라 했다.

은소혜가 방 문 앞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쨌든 고마워...”

그리고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말했다.

“고마워... 내 생일을 함께해줘서.”

진도하는 깜짝 놀랐다.

“오늘 네 생일이었어?”

그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이 은소혜의 생일이라니...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이제 막 서로를 알게 된 사이였다. 그는 은소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생일날 직접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다는 것을 떠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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