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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은소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말하면 이루어지지 않을 거야?”

은소혜가 평소와 달리 귀여운 소녀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이자 진도하는 순간 넋을 잃을 뻔했다.

그는 자신을 꼬집으며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괜찮아. 말해도 돼. 나머지는 네가 마음속에 간직하면 되잖아.”

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도하는 그녀의 소원에서 몇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소혜의 부모님은 아마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않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할까?’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이 정말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을까?’

그는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다.

어떠한 경지에 이르면 사람이 정말 시간을 거슬러 원하는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소혜야, 네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

진도하는 진지하게 소원을 빌고 있는 은소혜를 보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소원을 빌고 난 은소혜는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정말 놀랄 만큼 멋진 생일을 경험하게 해줘서 고마워. 준비해 준 것들도 정말 고마워.”

그러자 진도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네 생일이란 걸 알고 그냥 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이 요 몇 년 만에 가장 즐거운 하루였어.”

진도하는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마당에서 느긋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들은 서로 더 가까워졌고 예전보다 훨씬 친구 같아졌다.

시간이 흘러 새벽 세 시가 되자 진도하가 말했다.

“이제 곧 해가 뜨겠다. 우리 들어가서 쉬자.”

은소혜는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아침까지 함께 있으면 하현진이 또 놀릴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쉬어야지.”

두 사람은 미소를 주고받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사실 두 사람 모두 수련자였기에 잠이 필요 없었다. 한 달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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