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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작가: 김평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04 19:00:01
“으아악!”

대진과 소진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수축했고 그들은 공포에 가득 찬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몸을 감싸고 있던 기운은 이미 모조리 불타 사라져버렸다.

이 순간 그들의 눈에는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공포로 가득 찼다가 점차 두려움과 경외심으로 변해갔고 마침내는 후회의 빛으로 물들었다.

만약...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절대로 김승한을 따라 여기까지 복수를 하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만약’이라는 건 없었다.

쾅.

은소혜의 열화전도가 마침내 땅을 울리며 소리를 냈고 그 소리는 마치 사자의 포효 같았다.

그 순간 천지가 어두워지고 그들 앞의 공간이 크게 흔들렸다. 모든 것이 붉게 타오르는 불길에 휩싸여 그 안의 상황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불길에 휩싸인 장면만을 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 중 유일하게 진도하만이 은소혜의 칼날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퍽.

대진과 소진은 정확히 둘로 나뉘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은소혜는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칼을 거두었다.

우르릉 쾅쾅.

하늘과 땅이 잠시 이상 현상을 보이더니 이내 모든 것이 다시 고요해졌다. 주변의 공기도 점차 흐름을 되찾기 시작했다.

은소혜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압도적인 기세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탁, 탁, 탁.

은소혜는 김승한과 그의 부하들이 있는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김승한과 그의 부하들은 두려움에 질린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은소혜가 한 발짝 다가설 때마다 그들은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났다.

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누구 하나 김승한의 휠체어를 밀어주려는 사람은 없었다.

김승한은 놀라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야! 너희들! 당장 내 휠체어를 밀지 못해?”

그러나 이 순간 누가 감히 나서서 휠체어를 밀어주겠는가? 은소혜가 이미 그들 앞에 다가왔다.

김승한은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부하들이 더 이상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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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퍽.김승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은소혜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 붉은 손자국이 김승한의 얼굴에 선명하게 남았다.김승한은 순간 멍해졌지만 곧 분노로 눈빛이 불타올랐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은소혜는 냉담하게 대꾸했다.“그래. 때렸어.”그녀의 눈빛에는 혐오감이 가득했다.김승한은 이를 갈며 말했다.“내가 누구인지 정말 모르는 거야? 날 건드리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알고는 있어?”그러자 은소혜는 갑자기 웃으며 되물었다.“그럼 넌 나를 건드리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알고 있어?”김승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만만하게 외쳤다.“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우리 집안이 청룡성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고나 있냐고?”“하하...”그 말에 은소혜는 더욱 크게 웃었다.김승한은 계속 소리쳤다.“우리 아버지는...”그러나 그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은소혜의 칼이 번뜩이더니 곧바로 김승한의 머리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시끄러워. 정말로 내가 널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한 거야?”은소혜는 칼을 거두고 더 이상 김승한의 시신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조용히 저택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진도하와 하현진은 은소혜가 자신들의 곁을 지나가는 동안 충격에 사로잡힌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은소혜의 실력이 이토록 강력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더구나 그녀가 이렇게 단호하게 행동할 줄은 더욱 몰랐다.진도하는 그저 태초서원에 여자 무신이라는 존재가 있으며 그 여자 무신이 바로 은소혜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은소혜에게서 살기를 느낀 적은 없었고 그녀의 진정한 실력도 제대로 짐작하지 못했다.그러나 방금 대진, 소진과의 싸움을 목격한 뒤 그는 확신했다. 은소혜의 실력은 결코 자신의 수준을 밑돌지 않았다. 특히 그녀의 열화전도는 진도하를 놀라게 했으며 그녀가 ‘여자 무신’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자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었다.진도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만약 내가 소혜의 칼을 막아야 한다면 과연 내가 견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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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899화

    하현진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진도하를 향해 눈길을 보냈다. 진도하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은소혜에게 다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살폈다.은소혜의 얼굴에는 의문만 가득했고 그녀의 눈빛에는 어떠한 살기나 적의도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몸에서 흐르는 에너지도 전혀 없었다.‘정말 소혜가 방금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진도하는 다시 한번 은소혜를 의아하게 쳐다보며 물었다.“방금 네가 싸웠던 걸 기억 못 하겠어?”그러자 은소혜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그럴 리가 없는데. 최근에 나는 누구와도 싸운 적이 없어.”그녀는 대답을 마친 후에도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었다.“너랑 현진이 왜 이렇게 이상해? 밖에 나갔다 오더니 왜 이렇게 이상하게 굴어?”진도하와 하현진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믿기 어려운 듯 다시 한번 물었다.“정말 방금 있었던 일을 기억 못 하는 거야?”그는 은소혜가 어떻게 방금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조금 전 그녀가 제일 먼저 나서서 김승한과 싸우지 않았던가?은소혜는 여자 무신처럼 적들을 물리쳤는데 지금 와서 기억을 못 한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은소혜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녀의 표정에서 거짓말하는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정말로 소혜가 기억을 잃은 건가?’그는 혼란스러워졌다.은소혜가 다시 말했다.“진짜로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나는 줄곧 여기 앉아 있었단 말이야!”하현진은 그제야 말을 꺼냈다.“누님, 저랑 같이 밖에 나가요.”“밖에 왜 나가?”은소혜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가보면 알게 될 거예요.”하현진은 단호하게 말했다.은소혜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를 따라 나섰다. 진도하는 코를 문지르며 두 사람을 따라갔다.저택 밖으로 나간 그들은 하현진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은소혜의 시선은 그녀가 반으로 갈라버린 대진과 소진을 향했고 이어서 몸이 분리된 채 땅에 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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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00화

    은소혜는 잠깐 상황을 파악한 후 문 앞에 누워 있는 대진과 소진의 기운이 아직 남아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들이 대부경 3단계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반면 목이 잘린 김승한은 수련자는 맞았으나 태서경조차 도달하지 못한 약한 존재일 뿐이었다.진도하는 은소혜의 말을 듣고 코를 문지르며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방금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들을 해치운 것이라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진도하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은소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소혜야, 내가 만약... 이 사람들이 전부 네가 처리한 거라고 말하면 믿을래?”그러자 은소혜는 놀란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그게 말이 돼? 내가 그랬을 리가 없어! 나는 방금까지 줄곧 뒷마당에 있었어!”그녀의 반응을 보고 진도하는 거의 확신했다. 은소혜는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방금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은소혜는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게다가 내 실력으로 어떻게 대부경 3단계인 저 둘을 상대할 수 있겠어?”진도하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그는 은소혜의 말을 믿었고 더 이상 이 문제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하현진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었다. 분명 방금 은소혜가 그 모든 일을 해냈는데 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은소혜가 다시 물었다.“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사람들은 누구야?”진도하가 대답했다.“이 사람들은 김승한과 그의 부하들인 대진과 소진이야. 어젯밤에 내가 김승한이 여자를 괴롭히는 걸 보고 혼을 내줬거든. 아마 그것 때문에 보복하러 온 것 같아.”“아, 그렇구나.”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하현진은 갑자기 무언가 떠올린 듯 불안한 기색을 띠며 진도하에게 다가왔다.“형님, 혹시 이 김승한이라는 도련님이 청룡성 부성주 김민식의 아들이 아니에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아. 바로 그 사람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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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01화

    은소혜는 손을 크게 휘저으며 말했다.“자, 이제 그만 들어가자.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잖아.”그렇게 말하고는 은소혜는 뒤돌아 저택 안으로 향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하현진과 함께 은소혜를 따라 저택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바로 그때였다.타다다다 하는 발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진도하는 걸음을 멈추고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은소혜와 하현진도 그 소리를 듣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무기를 든 수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저택 앞까지 다가왔다. 그들은 저택을 완벽하게 포위했고 이내 한 노인이 천천히 나타났다. 그는 60대 정도로 보였고 백발이었지만 여전히 기운이 넘쳐 보였다.그의 뒤에는 네 명의 가면을 쓴 남자들이 따르고 있었고 그들 뒤로는 긴 창을 든 병사들이 있었다. 병사들은 조금 전에 도망쳤던 김승한의 부하들을 끌고 있었다. 김승한의 부하들은 온몸이 채찍질 당해 피투성이였고 옷은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져 있었다.그 노인은 천천히 김승한의 시체 앞에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차가운 살기를 내뿜으며 은소혜, 진도하, 하현진을 하나하나 노려보았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내 아들을 죽였느냐?”진도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제가 죽였습니다.”은소혜가 방금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상 이제 진도하가 책임을 져야 했다. 어차피 김승한은 원래 그를 찾아 복수하러 왔던 것이니 그가 나서는 것이 옳았다. 게다가 이제 은소혜와 자신은 같은 배를 탄 사이였다.김민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도하라고 했나? 대단하군. 네가 그 사실을 인정하다니.”진도하는 김민식이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놀랐지만 여전히 침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제가 벌인 일인데 사나이로서 당연히 책임을 져야죠. 그걸 피할 이유가 있겠습니까?”김민식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말은 참 잘하는군.”진도하는 속으로 의문을 품으면서 조용히 경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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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02화

    진도하는 가볍게 웃으며 맞받아쳤다.“정말요?”김민식은 자신도 모르게 조소를 띄우며 말했다.“내가 나이를 많이 먹긴 했군. 몇 년 동안 떠나 있었더니 이제 나 김민식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네.”그 순간 은소혜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김민식 맞죠? 복수하고 싶으면 그냥 덤벼요! 헛소리 그만하고!”김민식은 잠시 멍하니 은소혜를 바라보았다. 은소혜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말할 줄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이내 그는 미소를 지으며 반응했다.“여자 무신 은소혜인가?”“맞아요. 내가 직접 상대해 줄게요!”은소혜는 전혀 거리낌 없이 말했다.하지만 김민식은 여전히 화를 내지 않고 되려 말했다.“젊은 여자가 성격이 참 대담하군. 네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구나.”그러자 은소혜는 놀란 듯 멈칫했다.“우리 엄마를 알아요?”김민식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를 지으며 진도하를 다시 바라보았다.“어떻게 할 거야? 결정을 내렸어?”“스스로 죽을 거야,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김민식은 여전히 냉정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그 말 속에는 결코 반박할 수 없는 위압감이 담겨 있었다.진도하는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그쪽이 대신 선택해 주시겠어요?”그는 김민식이 겉으로 드러내는 태도가 속마음과는 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노인의 속셈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더불어 진도하는 김민식이 어떤 수를 숨기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김민식이 어떤 경지인지 전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반면 그의 뒤에 서 있는 네 명의 가면 쓴 자들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중 두 명은 대부경 3단계, 나머지 두 명은 대부경 4단계 정도였다.진도하는 잠시 고민하다가 김민식이 어느 정도 실력을 가진 자인지 시험해보려 했다.김민식은 진도하의 말을 듣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넌 선택의 여지가 없을 거야.”“그렇습니까?”진도하도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이미 진도하는 언제든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만약 질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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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은소혜가 큰소리로 외치면서 칼을 들고 달려왔다.쨍.그녀는 칼로 두 개의 검을 막아냈다. 이 모든 일은 너무나도 빠르게 일어났다. 은소혜는 온 힘을 다할 틈도 없이 진도하를 대신해 두 개의 검을 막아냈다.어쨌든 이 네 명 모두 그들보다 경지가 높은 자들이었다. 더구나 경지가 높은 이들 사이의 승부는 한순간에 결정되기 마련이었다.은소혜는 도박을 할 수 없었다. 만약 진도하가 이 네 개의 검을 막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은소혜의 손에 든 칼이 두 검을 막아낸 후 그녀는 거대한 힘이 자신에게 부딪히는 것을 느꼈다. 그 충격에 그녀는 몸의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며 거의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다행히 은소혜는 실전 경험이 풍부했고 그녀와 맞선 이들은 모두 그녀보다 경지가 높은 자들이었다. 은소혜는 빠르게 한 발을 내디뎠고 그녀의 몸은 다른 장소에 나타나며 동시에 자세를 바로잡았다. 은소혜는 칼을 쥔 채 앞에 있는 두 명의 가면을 쓴 남자들을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한편 진도하는 이미 다른 두 명의 가면을 쓴 자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진도하가 맞서고 있는 두 사람 중 하나는 대부경 3단계, 다른 하나는 대부경 4단계로 그들의 실력은 매우 뛰어났다. 진도하가 이전에 맞섰던 모든 대부경 3단계와 4단계의 적들보다도 강했다.대치하는 순간부터 진도하는 이미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특히 그들은 기운이 매우 충만했고 그들의 검법은 매우 정교했기에 진도하는 밀리는 형세였다.만약 그가 환허보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패배했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도하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는 그들의 검법을 피하기 위해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야 했고 반격할 기회는 매우 적었으며 효과가 별로 없었다.진도하가 이토록 수세에 몰린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실력이 뛰어나고 경지가 높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진도하가 자신이 만든 검법을 사용할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진도하가 검을 들어 올리려고 할 때마다 그들은 빠르게 다가와 검을 그의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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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904화

    그 순간 진도하는 몇 마디 외침과 함께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주변의 공기가 요동치고 하늘에서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우르릉 쾅쾅.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려 퍼졌다. 그 속에서 진도하는 혼자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그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강렬하게 퍼져나갔다.이를 본 두 명의 가면을 쓴 남자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움직여 진도하의 검술을 막으려 했다. 그들은 완벽한 호흡으로 왼쪽과 오른쪽에서 동시에 진도하의 치명적인 약점을 공격하려 했다. 진도하를 방어에 몰아넣으려는 의도였다.하지만 그들의 검이 진도하에게 닿기 직전 펑 소리와 함께 두 남자는 진도하에게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기운에 의해 튕겨 나갔다. 그들이 높은 경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이 한 번의 충격만으로도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두 남자는 강력한 충격에 의해 바닥에 나뒹굴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들은 각각 대부경 3단계와 4단계에 도달한 수련자들이었고 경험도 풍부했다. 그들은 진도하의 공격을 정면으로 맞설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회피해야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두 사람은 망설임 없이 땅에서 일어나 재빨리 몸을 날려 진도하의 검술이 미치는 범위를 벗어나려 했다. 동시에 그들은 검을 들어 반격할 준비를 마쳤다. 진도하의 검세가 약해지기만을 기다리며 반격할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그러나 진도하가 그들의 속셈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냉소하며 말했다.“도망치려고요? 어림없어요!”진도하의 검은 점점 더 빠르게 휘둘러졌고 비는 점점 더 거세게 내렸지만 신기하게도 진도하의 몸에는 한 방울의 빗물도 닿지 않았다. 진도하는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한 채 검을 휘두르며 중얼거렸다.“이 검으로 산하를 베고, 하늘을 가르리라!”“이 검의 의지로 무너지지 않으며 끊임없이 이어지리라!”그 순간 진도하의 마음은 그가 처음 이 검술을 창조했던 날로 돌아갔다. 그는 다시금 대의의 경계에 다가서고 있었다.우르릉 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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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1화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0화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9화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8화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7화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6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5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4화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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