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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으아악!”

대진과 소진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수축했고 그들은 공포에 가득 찬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몸을 감싸고 있던 기운은 이미 모조리 불타 사라져버렸다.

이 순간 그들의 눈에는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공포로 가득 찼다가 점차 두려움과 경외심으로 변해갔고 마침내는 후회의 빛으로 물들었다.

만약...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절대로 김승한을 따라 여기까지 복수를 하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만약’이라는 건 없었다.

쾅.

은소혜의 열화전도가 마침내 땅을 울리며 소리를 냈고 그 소리는 마치 사자의 포효 같았다.

그 순간 천지가 어두워지고 그들 앞의 공간이 크게 흔들렸다. 모든 것이 붉게 타오르는 불길에 휩싸여 그 안의 상황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불길에 휩싸인 장면만을 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 중 유일하게 진도하만이 은소혜의 칼날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퍽.

대진과 소진은 정확히 둘로 나뉘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은소혜는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칼을 거두었다.

우르릉 쾅쾅.

하늘과 땅이 잠시 이상 현상을 보이더니 이내 모든 것이 다시 고요해졌다. 주변의 공기도 점차 흐름을 되찾기 시작했다.

은소혜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압도적인 기세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탁, 탁, 탁.

은소혜는 김승한과 그의 부하들이 있는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김승한과 그의 부하들은 두려움에 질린 표정으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은소혜가 한 발짝 다가설 때마다 그들은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났다.

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누구 하나 김승한의 휠체어를 밀어주려는 사람은 없었다.

김승한은 놀라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야! 너희들! 당장 내 휠체어를 밀지 못해?”

그러나 이 순간 누가 감히 나서서 휠체어를 밀어주겠는가? 은소혜가 이미 그들 앞에 다가왔다.

김승한은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부하들이 더 이상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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