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93화

진도하도 잠들 수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휴... 정말 괴롭네.”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잠이 안 오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나.”

평소 같았으면 진도하는 잠이 오지 않으면 링 공간에 들어가 수련을 했을 테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잠도 오지 않고 수련할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은소혜와 진도하 두 사람 모두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

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이것이 바로 행복한 순간 뒤에 찾아오는 고독의 증상이었다.

사람은 즐거운 일을 마치고 나면, 혹은 감정이 고조된 후에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홀로 남겨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휴가를 떠나 마음껏 놀고 돌아왔을 때 집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이다. 몸은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밖에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들은 지금 그 상태에 빠져 있었다.

비록 방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조금 전 그 순간에 머물러 있었다.

“자?”

은소혜의 목소리가 옆방에서 들려왔다.

“아니.”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들만이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다.

“왜 안 자?”

은소혜가 물었다.

“모르겠어. 그냥 잠이 안 와.”

진도하가 답했다.

“나도 그래.”

은소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들은 그렇게 별다른 주제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만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왔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하고 방 문을 열었다.

그들은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 미소를 주고받았지만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둘 다 빗자루를 들고 어젯밤 불꽃놀이의 흔적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때 하현진이 앞마당에서 뒷마당으로 들어왔다.

그는 두 사람이 마당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뛰어와서 말했다.

“형님, 누님! 쉬세요. 제가 할게요.”

그러고는 그들 손에 들린 빗자루를 재빨리 빼앗았다.

하현진은 능숙하게 마당을 청소를 시작했다.

은소혜는 마당에 서서 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말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