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하는 전 각주의 표정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그냥 기운을 방출해 손바닥을 펼쳤고 그러자 그 영패가 휙 하고 그의 손으로 날아들었다.진도하가 막 그 영패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던 참에 전 각주가 말했다.“저기 선생님, 그 영패를 잠시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진도하는 전 각주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전 각주는 몹시 흥분한 듯한 얼굴이었다.“그럼요.”진도하는 영패를 전 각주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전 각주가 백보각의 사장이니 만큼 이 영패의 재질을 알아본 것이라 생각했다.전 각주는 두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영패를 받았다. 영패를 확인하자 그는 더욱 흥분한 기색을 보였고 얼굴에 있는 살집이 긴장으로 인해 떨리기 시작했다.“손님이 태초서원의 진도하 씨입니까?”전 각주는 영패를 돌려주며 물었다.진도하는 영패를 받아들고 멈칫하다가 말을 하려던 순간 전 각주가 재빨리 끼어들었다.“저는 전대훈이라고 합니다. 그냥 뚱보라고 불러주세요.”그리고 나서 전대훈은 백보각의 가장 안쪽으로 걸어가더니 열쇠를 사용해 유리 장식장의 비밀 장치를 열고 ‘은하수’ 목걸이를 꺼냈다. 그는 목걸이를 작은 선물 상자에 담아 진도하에게 건넸다.“이 목걸이는 백보각에서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도하 씨.”진도하는 전대훈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각주님,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 목걸이를 팔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가격은 원래대로 받을 만큼 받으세요. 반값이라도 괜찮습니다.”하지만 전대훈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도하 씨, 제발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지금 청룡성에서 진도하 씨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목걸이는 정말 선물로 드리는 것이니 거절하지 마시고 받아주세요.”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도하의 품에 목걸이를 밀어 넣었다. 진도하는 이 상황이 매우 난처했다.전대훈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도하 씨, 꼭 받아주세요. 제발 사양하지 마세요.”진도하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전대훈은
결국 진도하는 목걸이를 받아들였다. 나중에라도 물건을 사고 팔 때 이곳을 먼저 떠올리게 만들려는 백보각의 상술이었다.진도하는 백보각의 이러한 전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 전대훈이 목걸이를 반값에 주겠다고 한 것은 진도하가 김승한의 폭행을 막아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일 것이다.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대훈이 그 청년의 배경을 알고 있었고 진도하가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진도하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진도하와 친분을 맺으려 했고 반값을 제안한 것이다.그러나 전대훈은 진도하이 갖고 있는 남궁 장로가 준 영패를 본 후 진도하가 태초서원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즉시 그는 생각을 바꿔 목걸이를 무료로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진도하는 전대훈의 상술과 태도에 감탄했다. 이 목걸이는 분명히 값진 보물일 텐데도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진도하에게 주었으며 얼굴에는 진심 어린 미소를 띄고 있었다.진도하가 목걸이를 받자 전대훈은 눈이 가늘어지도록 웃으며 주머니에서 다이아몬드를 하나 꺼내 진도하에게 건넸다.“도하 씨, 이건 우리 백보각의 회원 증표입니다. 이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오시면 언제든지 백보각에서 일정 금액의 자옥을 대출받으실 수 있으며 보물을 가져가신 후 며칠 뒤에 결제하셔도 됩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전대훈이 덧붙였다.“우리 백보각에서 3개월에 한 번씩 열리는 경매에 참여하실 수 있다는 겁니다. 그곳에서는 희귀한 보물뿐만 아니라 수련에 필요한 자원들도 경매에 부쳐지거든요.”이 말을 듣고 진도하는 마음이 흔들렸다. 지금 그는 자신의 경지를 빠르게 높이기 위해 수련 자원이 절실히 필요했다.전대훈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우리 백보각은 전 세계에 300개 이상의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도시에서든 우리 백보각을 찾으실 수 있고 어떤 정보가 필요하시거나 무언가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해당 지역의 백보각 주인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그것을 듣고 진도하는 백보각의 규
진도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백보각의 이러한 방식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전대훈의 수단에 감탄했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적어도 그들은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고 있었다.전대훈과 몇 마디 더 나눈 뒤 진도하는 백보각을 떠났다. 문을 막 나서려는데 전대훈은 그 커다란 몸을 흔들며 다시 따라와서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도하 씨, 혹시 이번 일로 인해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저희 백보각에서 도와드릴까요? 아무래도 이 일이 저희 가게에서 일어난 거라서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각주님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백보각에 와서 절 찾는다면 제 집 주소를 그냥 알려주시면 됩니다.”그리고 진도하는 집 주소를 전대훈에게 알려주었다. 전대훈은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 했지만 진도하는 손을 들어 그럴 필요 없다고 신호를 보냈다. 그 후 진도하는 환허보법을 펼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진도하가 떠난 후 전대훈은 다시 백보각으로 돌아갔다. 그는 잠시 여점원을 위로하고 나서 백보각의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검은 그림자가 전대훈의 옆에 나타났다.그 인물의 몸에서는 희미하게 기운이 흐르고 있었으며 만약 수련자가 이곳에 있었다면 이 인물의 경지가 최소 대부경 7단계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도련님, 왜 그 귀중한 목걸이를 그 사람에게 주었습니까? 그 목걸이는 청룡성 백보각의 모든 보물에 맞먹는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그 검은 실루엣이 의아한 듯 물었다.그러자 전대훈은 웃으며 대답했다.“그저 목걸이 하나일 뿐이죠. 난 진도하 씨가 그 목걸이보다 우리 백보각에 훨씬 더 중요한 인물이라고 믿습니다. 이번에 진도하 씨와 친분을 맺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김승한 도련님의 덕분이기도 하죠.”검은 실루엣은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그 도련님이 운이 나빴을 뿐이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필이면 지금 청룡성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진
은소혜가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진도하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그는 마당에 준비해 둔 불꽃놀이를 하나씩 점화하면서 외쳤다.“은소혜! 잠깐 나와봐.”“무슨 일이야?”은소혜의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왔다.“나와봐.”진도하는 다시 한번 재촉했다.“알았어.”은소혜는 대답한 뒤 신발을 신고 방 밖으로 나왔다.그와 동시에 첫 번째 불꽃이 하늘로 솟아올랐다.펑.하늘 높이 치솟은 불꽃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아름다운 문양을 그렸다.은소혜는 순간 멍하니 서 있었다.진도하는 그녀를 재촉했다.“어서 이리 와!”그제야 은소혜는 정신을 차리고 진도하의 곁으로 다가갔다.펑.펑.펑.마당에 준비된 불꽃들이 차례차례 터져 올랐다.끊임없이 울리는 폭발음과 함께 수많은 화려한 불꽃이 하늘로 치솟아 별빛 반짝이는 밤하늘을 환히 밝혔다.은소혜는 진도하와 나란히 서서 하늘에서 피어나는 수많은 불꽃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그녀는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고개를 들어 눈물을 삼키려 애썼다.은소혜는 진도하가 이런 깜짝 선물을 준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놀랍고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 순간 진도하는 주머니에서 ‘은하수’라는 이름의 목걸이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생일 축하해.”은소혜는 진도하의 손에 들린 빛나는 목걸이를 보고 다시금 멍해졌다.“이거, 나 주는 거야?”진도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리 와. 내가 걸어줄게.”그제야 은소혜는 깜짝 놀라면서 목걸이를 받아들고 목에 걸었다.“마음에 들어?”진도하가 물었다.은소혜는 입술을 꽉 깨물며 대답했다.“응, 마음에 들어.”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진도하에게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은소혜는 진도하를 꽉 끌어안고 머리를 그의 가슴에 묻었다.“진도하, 고마워. 정말 고마워. 이렇게 깜짝 선물을 준비해줘서.”은소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이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진도하와 은소혜는 마당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고 그들 머리 위와 등 뒤에는 불꽃들이
은소혜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혀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말하면 이루어지지 않을 거야?”은소혜가 평소와 달리 귀여운 소녀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이자 진도하는 순간 넋을 잃을 뻔했다.그는 자신을 꼬집으며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괜찮아. 말해도 돼. 나머지는 네가 마음속에 간직하면 되잖아.”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그리고 진도하는 그녀의 소원에서 몇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소혜의 부모님은 아마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않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할까?’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사람이 정말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을까?’그는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다.어떠한 경지에 이르면 사람이 정말 시간을 거슬러 원하는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소혜야, 네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진도하는 진지하게 소원을 빌고 있는 은소혜를 보며 마음속으로 빌었다.소원을 빌고 난 은소혜는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정말 놀랄 만큼 멋진 생일을 경험하게 해줘서 고마워. 준비해 준 것들도 정말 고마워.”그러자 진도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렇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네 생일이란 걸 알고 그냥 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야.”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늘이 요 몇 년 만에 가장 즐거운 하루였어.”진도하는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마당에서 느긋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들은 서로 더 가까워졌고 예전보다 훨씬 친구 같아졌다.시간이 흘러 새벽 세 시가 되자 진도하가 말했다.“이제 곧 해가 뜨겠다. 우리 들어가서 쉬자.”은소혜는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아침까지 함께 있으면 하현진이 또 놀릴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제 쉬어야지.”두 사람은 미소를 주고받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사실 두 사람 모두 수련자였기에 잠이 필요 없었다. 한 달 동안
진도하도 잠들 수 없었다.머릿속이 복잡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휴... 정말 괴롭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잠이 안 오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나.”평소 같았으면 진도하는 잠이 오지 않으면 링 공간에 들어가 수련을 했을 테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잠도 오지 않고 수련할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은소혜와 진도하 두 사람 모두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이것이 바로 행복한 순간 뒤에 찾아오는 고독의 증상이었다.사람은 즐거운 일을 마치고 나면, 혹은 감정이 고조된 후에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홀로 남겨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마치 휴가를 떠나 마음껏 놀고 돌아왔을 때 집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이다. 몸은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밖에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들은 지금 그 상태에 빠져 있었다.비록 방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조금 전 그 순간에 머물러 있었다.“자?”은소혜의 목소리가 옆방에서 들려왔다.“아니.”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들만이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다.“왜 안 자?”은소혜가 물었다.“모르겠어. 그냥 잠이 안 와.”진도하가 답했다.“나도 그래.”은소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들은 그렇게 별다른 주제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만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왔다.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하고 방 문을 열었다.그들은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 미소를 주고받았지만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둘 다 빗자루를 들고 어젯밤 불꽃놀이의 흔적을 청소하기 시작했다.그때 하현진이 앞마당에서 뒷마당으로 들어왔다.그는 두 사람이 마당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뛰어와서 말했다.“형님, 누님! 쉬세요. 제가 할게요.”그러고는 그들 손에 들린 빗자루를 재빨리 빼앗았다.하현진은 능숙하게 마당을 청소를 시작했다.은소혜는 마당에 서서 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말했다
은소혜는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찰싹.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들어 그 남자의 얼굴을 힘껏 내리쳤다.쿵.그러자 그 남자는 은소혜의 손길에 날아가듯 뒤로 쓰러지며 땅에 무겁게 떨어졌다.나머지 사람들은 당황하며 한 발짝 물러섰고 그들 중 일부는 재빨리 검을 꺼내 은소혜를 겨누었다.은소혜는 비웃으며 말했다.“이른 아침부터 어디서 미친 개들이 짖고 있나 했더니 너희들이구나!”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뒤쪽을 돌아보았다.그들 뒤에는 나이가 서른 중반에서 마흔 초반 정도로 보이는 중년 남성 두 명이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얼굴이 창백한 젊은 남자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그 젊은 남자는 다름 아닌 어젯밤 진도하에게 맞아 갈비뼈 몇 대가 부러지고 기절했던 김승한이었다.중년 남성 두 명은 휠체어를 밀며 김승한을 진도하의 집 앞까지 데려왔다.김승한은 은소혜를 보자 창백했던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고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은소혜는 그를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김승한은 은소혜를 경멸적인 시선으로 훑으며 비꼬았다.“오호. 이거 꽤나 기운 센 여자네. 하지만 나한테 길들고 나서도 그렇게 날뛸 수 있을까?”김승한의 경박한 말에 은소혜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죽고 싶어?”곧 은소혜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김승한을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그녀의 발길질은 망설임 없이 강하게 날아갔다. 은소혜는 김승한의 말에 완전히 화가 난 상태였다.툭.하지만 은소혜의 발이 김승한의 얼굴에 닿기 직전 김승한의 오른쪽에 서 있던 중년 남성이 발을 뻗어 은소혜의 발을 막았다.그러자 은소혜는 속으로 놀라며 멈춰 섰다. 그녀의 공격을 막아낸 중년 남성은 대부경 3단계에 이른 고수였다.김승한은 여전히 경박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정도밖에 안 돼?”은소혜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승한을 노려보았고 눈에는 분명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하지만 김승한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두 명의 중년 남성에게 말했다.“대진아, 소진아. 저년 잡아! 내가 오늘 밤 잘 길들여
퍽. 퍽. 퍽.진도하와 은소혜는 대진, 소진과의 수백 번의 교전에도 불구하고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그들은 전투가 진행될수록 더욱 흥분하고 전의가 불타올랐다. 다양한 기술과 전술이 끊임없이 펼쳐졌고 양쪽 모두 진지하게 싸움에 몰입했다.그러나 대진과 소진의 마음속에는 점점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그들은 대부경 3단계 고수들인데 상대는 겨우 대부경 1단계였다. 그런데도 두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그들의 자신감은 점점 흔들렸다.이처럼 강력한 대부경 1단계의 상대를 만난 적이 없었기에 그들은 당황했고 전투는 점점 어려워졌다.휠체어에 앉아 있던 김승한도 이 상황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대진, 소진! 너희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이겨야 할 거 아니야!”김승한의 목소리에 긴장이 고조된 대진과 소진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러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이제 끝내자!”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폭발하듯 방출되었다.진도하와 은소혜는 그 기운에 의해 멀리 밀려나갔다. 가까스로 자세를 가다듬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은소혜가 입을 열었다.“진도하, 물러나 있어. 이 녀석들은 내가 처리할 테니.”진도하는 잠시 망설였다.“혼자서 할 수 있겠어?”상대는 두 명의 대부경 3단계 고수였다. 진도하조차도 그들을 동시에 상대할 자신은 없었다. 그가 자랑하는 ‘안전한 스타트’와 ‘귀환의 시간’이라는 검법을 사용해야 겨우 그들과 승부를 겨룰 수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은 없었다.하지만 은소혜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은소혜는 진도하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저놈들이 한 말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거야.”말이 끝나기 무섭게 은소혜의 몸에서 거대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은소혜의 기세는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영웅 같은 모습에 기품이 느껴졌다면 이제는 그 누구도 그녀를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은 무적의 기운이 온몸에서 넘쳐흐르고 있었다.그 광경을 본 진도하는 속으